강성형 감독의 농담 속 아쉬움 “황스민 이야기 괜히 했다” [벤치명암]
- 여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01-20 21:52:45
“황스민 이야기 괜히 했나 봅니다.” 강성형 감독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에게 농담을 건넸다. 그러나 농담 속에는 분명 진한 아쉬움도 담겨 있었다.
현대건설이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2-3(22-25, 25-19, 25-19, 23-25, 12-15)으로 패했다. 2023년 들어 패배가 없었던 현대건설은 새해 첫 패배를 당했다. 경기 내내 좋았던 수비 집중력이 5세트에 급격히 무너진 것이 패인이었다.
패장 강성형 감독은 담담한 모습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강 감독은 “아쉽다. 1세트에 선수들 몸이 무거웠다. 이후에는 잘 풀어갔지만 5세트에 모마가 빠진 것이 오히려 선수들의 머리를 너무 복잡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GS칼텍스가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정지윤은 공격에서는 과감함을 앞세워 종횡무진 맹활약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리시브 불안에 시달렸다. 결국 5세트에는 유서연의 목적타 표적이 되며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강 감독은 전혀 실망감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끝까지 리시브를 버틸 수 있는 기회를 줘보고 싶었다. 이겨낼 때도 있고, 무너질 때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자신감 있게 해주길 바란다”며 정지윤을 격려했다.
이어서 강 감독은 “황연주의 공격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김다인의 황연주를 향하는 토스도 불안정했다보니 정지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경기 전에 황스민 이야기 괜히 했나보다”라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강 감독은 “그럼에도 승점 1점을 획득한 것은 중요하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GS칼텍스는 모마 레티치아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4세트 도중 무릎 부상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터졌지만, 강소휘가 25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유서연은 5세트 날카로운 서브를 연달아 구사하며 ‘신 스틸러’가 됐다.
승장 차상현 감독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차 감독은 “모마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양 팀 다 국내 선수들끼리 경기를 펼쳤다. 문지윤이 모마의 자리를 잘 메워줬다. 우리 선수들이 잘 뭉쳐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차 감독도, GS칼텍스의 팬들도 승리의 기쁨만을 만끽할 수만은 없었다. 4세트 도중 문지윤과 교체되어 코트를 빠져나간 모마의 상태가 걱정거리였다. 차 감독은 “상태는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 걱정이다. 부위는 왼쪽 무릎이다. 경기 후 일정 상 바로 광주로 이동하는데, 일단 모마는 서울에서 검진과 진료를 먼저 받아야 할 것 같다. 결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문제가 없더라도 페퍼저축은행전은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고 현 상황을 밝혔다.
이날 GS칼텍스의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와 유서연은 돌아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최은지는 1세트 초반 무서운 기세로 연속 득점을 올렸고, 유서연은 5세트 맹활약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차 감독은 “두 선수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선발로 나서는 상황이다. 물론 권민지도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 모두 언제든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며 아웃사이드 히터들에 대한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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