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같아선 은서도, 한비도 빼주고 싶다” 안타까운 이경수 감독대행 [벤치명암]

여자프로배구 / 광주/김희수 / 2023-01-12 21: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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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박)은서도, (이)한비도 빼주고 싶습니다. 저에게도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경수 감독대행의 한탄에는 선수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페퍼저축은행이 12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0-3(21-25, 20-25, 24-26)으로 패했다. 블로킹 싸움에서 4-13으로 완패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서브는 4-1로 앞섰지만 범실 관리(16-15)와 공격 득점(42-46)에서도 한국도로공사에 밀리며 전반적으로 힘든 경기를 펼쳤다.

이경수 감독대행의 표정은 담담하면서도 아쉬움이 섞여 있었다. 이 대행은 “집중력 싸움에서 밀렸다.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흐름을 끊는 범실이 나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박은서는 씩씩하게 자신의 역할을 했다. 오히려 리시브 상황에서 오지영을 앞질러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상황이 자주 나오기도 했다. 이 대행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오지영에게는 박은서가 있을 때 박은서의 범위를 최대한 커버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박은서가 공격에만 집중해줘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서브가 강하거나 휘면 준비한 대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이 대행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팀의 얇은 선수층에 대한 아쉬움으로 귀결됐다. 이 대행은 경기 전 밝힌 계획과 달리 박은서가 1, 2세트에 교대 없이 풀타임을 소화한 것에 대해 “뛰는 게 분명 힘들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박은서도, 이한비도 빼주고 싶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이한비와 박은서에게 휴식을 많이 주고 싶은데 감독의 입장에서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행은 “박은서의 대안이 없다. 발목이 안 좋기 때문에 리시브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중심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경현이 심리적으로 좀 힘들어하고 있어서 교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승점 3점을 챙긴 김종민 감독은 이전과 달라진 페퍼저축은행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상대의 수비 조직력이 오지영 합류 이후 많이 좋아졌다. 이전과는 다른 팀이었다.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이 됐다”며 승리에도 불구하고 페퍼저축은행을 경계했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은 이날 팀 내 최다인 22점을 터뜨렸다. 공격 성공률도 43.48%로 준수했다. 이윤정과의 호흡이 지난 KGC인삼공사전에 비해 좋아진 덕도 있었다. 김 감독은 캣벨과 이윤정의 호흡에 대해 “아직은 부족한 부분들도 있다. 상대의 약점을 활용하는 경기 운영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첫 경기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셧아웃 승리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에게는 고민거리가 남아 있었다. 바로 캣벨의 포지션이었다. 김 감독은 “캣벨의 포지션을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중 어디로 정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캣벨의 포지션 별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전술적인 부분이니 자세히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더 다양한 공격 코스를 구사할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박정아는 1세트에는 교체로, 2세트부터는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김 감독은 박정아에 대해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정도로만 기용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예상보다 긴 시간을 뛰었다. 아직 전체적인 리듬감은 완벽하지 않다. 호흡을 더 맞춰보면서 준비하겠다”는 평가를 내렸다.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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