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잡은 두 손만큼 단단했던 임명옥과 문정원

여자프로배구 / 김천/박혜성 / 2023-02-05 06: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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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옥과 문정원이 버티고 있는 한국도로공사의 수비는 단단했다.

한국도로공사가 4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6, 28-26, 29-27, 25-19)로 승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29점, 박정아가 23점, 배유나가 12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공격진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뒤에서 묵묵하게 본인의 역할을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두 선수가 있다. 임명옥과 문정원이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한국도로공사가 기록한 82번의 리시브 중 65번(임명옥 24, 문정원 41)의 리시브를 담당했다. 그중 임명옥은 23번의 리시브를 성공 시켰고 문정원은 단 한 번의 범실도 기록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리시브 효율도 문정원이 56.1%, 임명옥이 45.83%를 기록하며 공격 시발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낸 두 선수다.

임명옥과 문정원은 디그에서도 각각 32번, 21번 시도해 29번, 18번 성공이라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가 경기 내내 몸을 날리며 공을 살려낸 덕분에 한국도로공사는 4연승을 달리게 됐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임명옥은 “IBK기업은행을 만나면 약해지는 모습이 있어서 솔직히 어려운 경기를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도 홈 경기인 이점을 살려보자는 생각을 했었고 많은 응원을 받았기 때문에 힘을 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문정원 역시 “경기마다 어려운 경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승점 3점을 얻어서 기분 좋다”라며 기쁜 마음을 나타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승점 44점이 된 한국도로공사는 4위 KGC인삼공사(승점 35)와 간격을 9점 차로 벌리며 봄 배구 진출에 유리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 이에 임명옥은 “시즌 시작할 때 우리가 봄 배구에 갈 것이라 예상한 사람이 없었던 걸로 안다. 그 예상을 깨서 기분이 좋다. 지금 우리가 4연승을 하고 있는데 4경기 모두 승점 3점을 획득했다. 그게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한국도로공사가 서브하기 전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임명옥이 “처음 우승할 때도 항상 손을 잡았다”라고 말하자 문정원이 “말로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신기하게 손을 잡고 있으면 무언가 통하는 느낌이 든다”라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선수에게 수비에 대한 비결을 묻자 칭찬을 주고받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먼저 임명옥이 “자신감도 있어야 하지만 어느 정도 타고난 것도 있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근데 정원이가 리시브를 늦게 시작했는데 이렇게 잘하는 걸 보면 정원이는 타고난 것 같다”라고 말하자 이를 들은 문정원은 “언니는 타고난 것도 있는데 노력을 정말 많이 한다. 가끔 나는 쉬고 싶은데 언니는 운동하러 나간다. 옆에서 많이 보고 배운다”라고 답했다.

한국도로공사의 리시브를 책임지고 있는 임명옥(61.83%)과 문정원(55.56%)은 리그에서 리시브 효율 1,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렇게 좋은 기록을 보이는 데는 서로에 대한 희생도 있었다. “평소 경기할 때 둘이 대화를 정말 많이 한다. 내가 몸이 안 좋으면 정원이한테 조금만 도와달라고 하고 반대로 정원이가 안 좋으면 나한테 도와달라고 얘기한다”라고 말한 임명옥이다.

현재는 임명옥과 함께 수비에 치중하고 있는 문정원이지만 엄연한 팀의 아포짓 스파이커다. 공격수인 만큼 공격 점유율을 더 높게 가져가고 싶지는 않을까. “공격 점유율을 더 가져가고 싶은 마음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캣벨, (박)정아 언니, 미들블로커 언니들이 공격에서 많은 득점을 내주고 있다. 나는 수비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는 더욱더 수비에서 도움이 돼줘야 한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어느덧 2022-2023시즌 정규리그 단 10경기만을 남겨두게 된 한국도로공사다. 임명옥은 “우리 팀은 대부분이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플레이오프에 간다면 우리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뒤를 이어 문정원은 “나도 플레이오프 올라가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는 챔피언결정전이 목표다. 초반에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는데 최근 몇 경기를 하면서 충분히 욕심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주먹을 쥐며 말했다.

최근 현대건설, GS칼텍스, KGC인삼공사,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국도로공사가 두 선수의 바람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_김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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