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고 이겨내다 보면, 박은서의 ‘해 뜰 날’은 온다

여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02-06 0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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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통을 겪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팀의 수장도, 팬들도 박은서가 이를 이겨내길 믿고 또 응원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아웃사이드 히터 박은서는 여러 장점을 갖춘 유망주다. V-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한 위력적인 서브를 구사한다. 표본이 많지 않아 순위에는 들지 못하지만, 세트 당 서브 득점 0.232개로 리그 최상위권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1위 김미연 세트 당 0.296개, 4위 김수지 0.219개).

여기에 과감함과 공격적인 면모도 갖췄다. 178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상대 블로커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는 스윙을 구사한다. 이런 재능을 인정받아 2003년생의 어린 나이에 도드람 2022-2023 V-리그 올스타에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은서에게도 약점은 있다. 아직 프로 무대에서 통할 정도의 리시브를 갖추지 못했다. 박은서가 선발로 나서면 상대 팀의 목적타 서브 세례가 쏟아진다. 시즌 내내 고질적인 발목 부상을 안은 채 뛰고 있는 박은서에게는 견디기 버거운 상황이다.

5일 펼쳐진 GS칼텍스와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도 박은서는 고초를 겪었다. 선발로 출전했지만 GS칼텍스 선수들의 목적타가 박은서를 향했고, 이를 효과적으로 받아내지 못했다. 리시브 효율이 25%에 그쳤다.

리시브가 흔들리자 공격에서도 제 리듬을 유지하지 못했다. 특유의 과감한 공격으로 불안한 리시브를 직접 해결하는 장면도 있긴 했지만, 2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공격 효율 0%를 기록했다. 결국 이경수 감독대행은 2세트부터 박은서의 자리에 박경현을 기용했다. 경기는 페퍼저축은행의 세트스코어 0-3(13-25, 22-25, 16-25) 패배로 끝났다.
 

이 대행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아직 박은서가 리시브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물론 발목 부상의 여파도 있다. 지금은 경기를 많이 뛰면서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 많이 뛰면서 자신감을 얻는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박은서를 감쌌다.

현역 시절 V-리그 최고의 아웃사이드 히터 중 한 명이었던 이 대행의 눈에 박은서의 번뜩이는 재능이 보이지 않을 리가 없다. 다만 박은서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리시브가 보강되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함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행의 이야기처럼 박은서에게는 말 그대로 시간이 약이다. 물론 지금 박은서가 보내고 있는 시간들은 좋은 약인만큼 무척 쓰다. 팀은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고, 박은서 본인도 발목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어려움을 견디고 이겨내다 보면, 분명 박은서에게 ‘해 뜰 날’은 온다. 2003년생의 유망주는 오늘도 시간이라는 쓰디쓴 약을 삼키며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_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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