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캣벨, 신스틸러 김다은' 흥국생명은 웃을 수 있었다 [스파이크노트]
- 여자프로배구 / 광주/이정원 / 2021-11-02 21:09:25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을 물리치고 시즌 2승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은 2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23, 25-27, 30-28)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2연패 탈출과 함께 시즌 2승에 성공했다. 페퍼저축은행은 4연패에 빠졌다. 창단 첫 승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날은 두 팀의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와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의 화력 싸움이 기대를 모았다. 캣벨은 37점, 공격 성공률 43%를 기록했다. 엘리자벳도 양 팀 최다인 43점으로 힘을 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1세트부터 펼쳐진 괴물 대결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은 경기 전 강한 승리 의지를 내비쳤다. 김형실 감독은 "흥국생명을 한 번 공략해 볼까 한다. 어떻게 보면 흥국생명과 우리 팀의 정서나 출발이 비슷하다. 오늘은 해볼 만할 것 같다. 도전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세트부터 김형실 감독의 꿈은 무너졌다. 그 이유는 흥국생명 외인 캣벨을 막지 못해서였다. 캣벨은 여자부 감독들의 경계대상 1호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캣벨은 위협감이 있다. 야스민이 아니라 캣벨이 괴물이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1세트부터 캣벨의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상대 블로커 라인이 있든 없든, 캣벨의 공격은 파괴력이 넘쳤다. 공을 그대로 페퍼저축은행 코트로 내리꽂았다. 24-23, 페퍼저축은행이 한 점차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세트를 끝내는 득점을 올린 선수도 캣벨이었다. 9점에 공격 성공률 52%였다.
캣벨은 이후에도 쉴 틈 없이 몰아쳤다. 불안정한 공도 어떻게든 처리했다. 여기에 김미연까지 지원사격했다. 2세트에도 8점을 올렸다. 세트를 치르면 치를수록 상대 블로커에 막히는 순간도 있었지만, 중요한 순간만큼은 득점을 책임져줬다.
엘리자벳도 만만치 않았다
엘리자벳도 캣벨 못지않았다. 한방이 있었다. 엘리자벳은 최근 팀 훈련을 하다 약간의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지난 도로공사전에서도 3세트는 뛰지 않았고, 이날도 오른쪽 팔꿈치에 붕대를 감고 나왔다.
그럼에도 엘리자벳은 흔들리지 않고 착실히 득점을 쌓아갔다. "엘리자벳에게 공이 많이 몰리면 안 된다"라고 김형실 감독은 말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저조하자 세터 이현은 엘리자벳에게 많은 공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엘리자벳은 1세트에 8점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엘리자벳도 캣벨과 마찬가지로 팀 공격을 혼자 다하다시피했다.
3세트까지 두 선수의 공격 점유율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캣벨은 61%, 엘리자벳은 54%의 공격 점유율을 나타냈다.
페퍼는 2세트, 흥국은 3세트가 아쉬웠다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가 두고두고 아쉬울 것이다. 2세트 20-17로 앞서며 세트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또 조급했다. 엘리자벳이 득점포를 계속 가동했지만, 범실이 또 발목을 잡았다. 특히 20-19에서 나온 문슬기의 범실과 20-21에서 나온 이한비의 공격 범실은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2세트 25-23으로 내줬다.
반대로 흥국생명은 3세트가 아쉬웠다. 24-23 매체포인트까지 도달했지만,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캣벨의 범실에 이어 엘리자벳에게 공격 득점, 박경현에게 서브에이스를 내주며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깜짝 등장 김다은
캣벨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4세트를 맞이한 흥국생명. 캣벨의 공격이 상대 수비에 조금씩 막히기 시작했다. 이와 반대로 엘리자벳은 식지 않았다. 4세트에만 15점을 폭발했다.
그럴 때마다 다행히 국내 선수들이 힘이 됐다. 김미연과 교체 투입된 김다은이 힘이 되어줬다. 때로는 서브로, 때로는 공격과 수비로 다양한 역할을 해냈다. 김미연은 4세트 매치 포인트를 가져오는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또한 경기 끝내는 득점도 올렸다. 특히 김다은은 4세트에만 서브에이스 1개 포함 7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완벽한 힘을 더했다. 공격 성공률도 75%나 됐다.
친정팀 만난 이한비
페퍼저축은행 주장 이한비는 친정팀을 만났다. 이한비는 데뷔 시즌(2015-2016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흥국생명에서 뛰었다. 신생팀 특별 지명과 함께 페퍼저축은행으로 넘어왔다.
이한비는 이날도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무언가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5점, 공격 성공률 30%에 머물렀다. 3세트 7-9에서 공격이 김채연에게 막혔다. 그러자 김형실 감독은 이한비를 빼고 박은서를 투입했다. 이후 이한비는 4세트 후반 다시 코트를 밟았다.
시즌 2승에 성공한 흥국생명은 오는 6일 도로공사를 만나 연승에 도전한다. 페퍼저축은행은 5일 현대건설과 경기를 통해 창단 첫 승 및 시즌 첫 승을 노린다.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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