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성사된 매치업, '대표팀에 6명씩 떠난' 대한항공과 파나소닉 [오사카 현장노트]
- 남자프로배구 / 오사카/김하림 기자 / 2023-09-12 21:05:00
KOVO컵 당시 만나기 위해선 결승에서 만나야 했다. 한 달 전 아쉬움을 털어내고, 대한항공과 파나소닉은 일본 오사카에서 네트를 마주 봤다.
대한항공은 12일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 일본 전지훈련에서 파나소닉 팬더스를 만나 파나소닉 아레나에서 연습 경기를 진행했다. 파나소닉 팬더스는 지난 8월에 열린 2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 해외 초청팀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컵대회에서 대한항공과 파나소닉은 다른 조에 속해 조별예선에서 만나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준결승에 올랐지만, 상대가 달랐고 모두 4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하며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컵대회에서 성사되지 못한 매치업이 한 달 뒤 일본 오사카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한 달 전과 비슷하게 양 팀 모두 대표팀에 6명씩 차출되면서 완벽한 라인업을 꾸리지 못했다. 더불어 파나소닉은 외국인 선수들이 10월에 팀에 합류했기에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과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가 합류한 대한항공보다 적은 선수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세터 유광우, 미들블로커 조재영-이수황, 아웃사이드 히터에 이준-곽승석이 나섰고, 아포짓에는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가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파나소닉에는 코보컵 당시 얼굴을 비춘 반가운 선수들도 많았다. 아웃사이드 히터에 타루미 유가-나카모토 켄유, 아포짓 시미즈 쿠니히로, 세터에 나카무라 슌스케, 미들블로커에 니시카와 케이타로-코다마 야스나리가 들어갔다.
에스페호의 가능성을 확인한 강서브
1세트 초반은 파나소닉이 주도권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범실로 점수를 내주는 듯했으나 에스페호가 서브로 재미를 봤다. 강서브가 파나소닉 리시브를 충분히 흔들며 점수를 14-15까지 점수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에스페호의 서브는 20점 넘어가서도 다시 효과를 봤다. 20-22에서 연속 서브 득점을 올리며 22-22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를 듀스까지 이끌었다.
서브로 분위기를 잡은 대한항공은 26-25에서 시미즈 공격을 걷어 올린 이후 에스페호의 공격 득점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기존 포지션이 아웃사이드 히터임에도 불구하고 아포짓에 자리해 강서브부터 라이트 백어택까지 새로운 포지션에서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 에스페호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1세트였다.
달라진 파나소닉 세터와 함께 빨라진 플레이
2세트, 파나소닉은 세터에 변화를 줬다. 1세트에 나선 나카무라가 아닌 후카츠 히데오미가 나섰다. 파나소닉의 주전 세터이자 과거 일본 남자배구 대표팀에서도 활약했고, 지난 KOVO컵에서도 간간히 나섰다.
세터 한 명으로 파나소닉은 완전히 달라졌다. 훨씬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반격 상황에서도 유기적으로 플레이가 이뤄졌다. 한 층 빨라진 템포에 대한항공 블로커들은 쉽게 대처하지 못하며 고전하고 말았다.
더불어 파나소닉의 서브가 주효했다. 시작부터 후카츠가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뒤이어 시미즈가 미들블로커를 겨냥해 짧게 때리는 서브로 재미를 보면서 연속 득점을 챙겼고, 점수는 5-10까지 벌어졌다.
한편 대한항공은 전위 레프트 공격에서 점수를 쉽게 따내지 못했다. 파나소닉 수비에 걸렸고, 반격 상황에서 파나소닉이 마무리를 짓는 경우가 잦았다.
아웃사이드 히터 에스페호를 향한 목적타
3세트엔 대한항공이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에스페호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들어갔고, 조재영 아포짓에 진지위가 미들블로커로 나섰다.
달라진 라인업에서 파나소닉은 빈틈을 파고들었다. 목적타를 에스페호를 향해 꾸준히 구사하면서 괴롭혔다. 여기에 아포짓에 조재영이 들어가면서 라이트 백어택이 없다는 걸 간파했고, 조재영이 후위에 자리했을 땐 라이트 공격에 블로킹이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
더불어 대한항공은 파나소닉의 페인트 공격에 크게 고전했다. 센터라인 가깝게 떨어지는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여러 번 실점을 해주는 상황이 많이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대한항공은 3세트 라인업으로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한편 파나소닉은 4세트부터 세터 후카츠와 아포짓 시미즈가 빠진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럼에도 아웃사이드 히터에 자리한 타루미 유가가 에이스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공격 성공률을 비롯해 효율까지 70% 넘는 수치를 자랑했고, 본인을 향한 목적타도 모두 견뎌냈다.
양 팀 모두 대표팀 차출로 베스트 라인업으로 나서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접전을 보여줬다. 경기 결과는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사진_오사카/김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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