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코트 복귀 흥국생명 이나연 "이제는 결과로 보일 때"
- 여자프로배구 / 류한준 기자 / 2025-10-28 09:41:58

V-리그로 다시 돌아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세터 이나연이 그렇다.
흥국생명은 지난 24일 베테랑 이나연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나연은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개막을 함께 하지 않았으나 흥국생명과 계약하며 다시 프로팀으로 왔다. 그는 25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 원정 경기를 통해 교체 출전하며 프로 무대 복귀전을 가졌다.
그는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를 마친 뒤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잠시 배구를 떠나 있었던 시간 동안 배구가 내 인생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깊이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나연은 2010-11시즌 당시 신생팀인 IBK기업은행에 우선 지명을 통해 입단했다. 한 시즌 뒤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로 이적했고 2017-18시즌까지 뛰었다. 이후 다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고 2020-21시즌 현대건설로 팀을 옮겼다.

2023-24시즌을 마친 뒤 배구공을 손에서 놓았다. 그러나 운동을 쉬진 않았다. 그는 실업 코트로 자리를 옮겨 포항시체육회에서 세터로 뛰었고 김연경이 출연한 배구 예능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원더 독스' 소속 선수로 뛰었다.
이나연은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고 팀 일원으로 땀 흘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이번 기회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예전보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전 감각에 대해서는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흥국생명 입단 하루 만에 바로 코트로 나올 수 있는 이유다. 그는 "원더독스 촬영을 마친 뒤에도 실업팀에서 꾸준히 훈련을 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했다"며 "이런 가운데 흥국생명으로부터 테스트 제안이 왔다.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나연은 "테스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다시 프로 무대에서 뛰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다"며 "그 결과 좋은 팀에 합류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원더독스 촬영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배구를 진지하게 바라보게 됐다. 포항시체육회에서 꾸준히 연습을 하고 운동을 한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됐다.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다. 무엇보다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덕분에 프로 무대에 복귀했을 때도 크게 당황하지 않았고 낯설지 않게 팀 훈련에 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초반 세터 포지션에 어려움이 있다. 주전 세터 이고은이 허리 부상을 당해 라인업에서 제외된 상황. 요시하라 토모코(일본) 흥국생명 감독은 프로 3년 차인 서채현에게 선발 세터 자리를 맡겼다. 그러나 아무래도 경험있는 세터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이 맞아 떨어져 이나연이 흥국생명으로 왔다.
이나연은 "먼저 팀 전술과 분위기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고 싶다"며 "(흥국생명은) 팀워크가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플레이보다 전체적인 조직력 속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리시브와 서브 그리고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팀에 신뢰를 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도 전했다.
이나연은 흥국생명에서 배번 33을 사용한다. 그는 "원래는 예전부터 좋아하던 6번을 달고 싶었다"며 "그런데 이미 다른 선수가 사용하고 있어서 대신 3번을 고려했다"고 웃었다(흥국생명에선 이고은이 6번, 리베로 신연경이 3번을 각각 달고 있다). 이나연은 "단순히 숫자 하나를 고른 것이 아니라, 3더하기 3은 6이라는 의미를 담아 내 마음속 상징적인 번호로 삼았다. 새로운 번호를 통해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기분으로, 그만큼 책임감 있게 뛰겠다"고 설명했다.
이나연은 2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GS칼텍스전을 의미있게 보고 있다. 프로 선수로 뛰는 동안 가장 오랜 기간 몸담았던 팀이 바로 GS칼텍스다. 그는 "이제는 결과로 보여드릴 때라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은 겸손하게 배우고, 팀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기꺼이 맡겠다. 흥국생명이라는 팀 이름에 걸맞은 선수로 성장하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항상 성실히 플레이하겠다"고 인사도 건넸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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