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20점 이후에 더 강해진다 [스파이크노트]

여자프로배구 / 광주/김희수 / 2023-01-12 20: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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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배구는 25점에 먼저 도착해야 이기는 스포츠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20점 이후의 집중력이 부족했던 탓에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한국도로공사가 12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21, 25-20, 26-24)으로 꺾고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블로킹에서 13-4로 앞선 것이 승리의 주된 요인이었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과 박정아는 각각 22점, 12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매 세트 접전을 펼치며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지만 20점 이후의 집중력 싸움에서 번번이 밀리며 홈 첫 승에 실패했다.

한국도로공사의 매서운 뒷심
페퍼저축은행은 1세트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1-1에서 나온 긴 랠리를 높은 수비 집중력으로 버텼고, 니아 리드의 퀵오픈으로 마무리했다. 뒤이어 이한비의 서브 득점까지 터졌다. 한국도로공사는 호시탐탐 역전 기회를 엿봤다. 문정원의 서브로 박은서의 리시브를 흔들며 5-5 동점을 만들더니, 캣벨의 백어택과 배유나의 블로킹으로 8-7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도 이한비의 퀵오픈과 최가은의 블로킹으로 다시 역전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초반이 전개됐다.

양 팀의 줄다리기는 계속됐다. 페퍼저축은행은 니아 리드의 활약으로 12-9까지 앞섰지만, 한국도로공사도 문정원의 블로킹과 캣벨의 오픈 공격으로 13-12 역전을 만들며 받아쳤다. 팽팽하던 흐름에서 이날 선발로 복귀한 박은서가 힘을 냈다. 한국도로공사의 블로킹을 영리하게 이용하며 계속해서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니아 리드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페퍼저축은행이 17-15를 만들자, 김종민 감독은 전새얀을 빼고 박정아를 투입했다.

계속되는 페퍼저축은행의 살얼음판 리드에서 니아 리드의 오픈 공격 범실로 19-19 동점이 된 상황, 배유나가 이한비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20점에는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도착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점 이후의 집중력 싸움에서 압승하며 승기를 굳혔다. 박정아의 5연속 서브로 22-19까지 점수 차를 벌린 뒤 배유나의 이동 공격과 문정원의 블로킹, 캣벨의 퀵오픈을 묶어 1세트를 끝냈다. 점수는 25-21이었다.

1세트의 데자뷰, 핵심은 후반 집중력
1세트와 달리 2세트는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흐름을 잡았다. 정대영이 박은서의 퀵오픈을 가로막은 데 이어 캣벨이 날카로운 직선 공격을 터뜨리며 5-2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박은서의 연속 득점과 이윤정의 네트터치로 5-5 동점을 만든 페퍼저축은행은 서채원이 중앙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6-5 역전에 성공했다. 7-7에서는 한국도로공사의 블로커 오버네트를 이경수 감독대행이 강하게 어필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 결과 오버네트가 인정되며 8-7로 페퍼저축은행이 테크니컬 타임아웃에 선착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세트 중반 저력을 발휘했다. 배유나의 이동공격과 캣벨의 페인트 득점으로 11-9를 만든데 이어 배유나가 니아 리드의 공격까지 가로막았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도 캣벨의 공격 범실에 이은 최가은의 다이렉트 득점으로 받아치며 더 큰 점수 차는 허용하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은 13-16에서 니아 리드의 날카로운 공격과 서채원의 속공으로 15-16 1점 차를 만들더니, 박은서의 동점 서브 득점까지 폭발하며 페퍼스타디움을 뜨겁게 달궜다.

그렇게 접어든 세트 후반, 페퍼저축은행이 17-19에서 연달아 두 차례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고은과 최가은이 이동공격 호흡을 맞추지 못했고, 니아 리드의 백어택은 배유나의 블로킹에 걸렸다. 승기가 기우는 것처럼 보이던 순간, 페퍼저축은행의 빗장 수비가 빛을 발했다. 오지영의 디그는 이한비의 득점으로, 문슬기의 디그는 최가은의 블로킹으로 연결되며 다시 20-21 1점 차를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캣벨이 최가은에게 블로킹을 되갚아주며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페퍼저축은행이 20-23에서 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2세트도 한국도로공사의 25-20 승리로 돌아갔다.

 

박정아의 결자해지

위기의 3세트, 최가은이 맹활약을 펼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캣벨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가로막은 데 이어 서브 득점까지 터뜨리며 페퍼저축은행의 4-1 리드를 이끌었다. 한국도로공사는 문정원의 서브로 추격에 나섰다. 문정원의 서브 차례에 연속 득점을 올리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페퍼저축은행은 박은서의 퀵오픈과 이한비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8-7로 앞서갔다.

페퍼저축은행은 이고은과 미들블로커들의 이동공격 호흡 문제로 흐름을 내주기도 했다. 8-7에서 배유나가 이동공격을 성공시키며 동점이 된 상황, 이고은과 최가은은 이동공격 호흡을 맞췄지만 범실에 그쳤고, 여기에 이고은의 오픈 공격마저 캣벨의 블로킹에 걸리면서 페퍼저축은행은 8-10 역전을 허용했다.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박은서가 나섰다. 13-15에서 날카로운 퀵오픈을 선보인 데 이어 계속해서 날카로운 서브로 문정원을 흔들며 니아 리드와 이한비의 득점을 이끌었다. 박은서의 활약 속에 페퍼저축은행은 16-15로 다시 앞서갔다.

 

한국도로공사는 우수민의 서브 차례에 다시 리드를 가져왔지만, 이후 점수 차는 벌어지지 않으며 양 팀은 20-20 동점인 상태로 세트 막바지에 돌입했다.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연속 득점을 올렸다. 전새얀과 캣벨이 연달아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22-20을 만들었다. 23-22에서 박은서의 공격을 정대영이 가로막으며 한국도로공사가 승기를 굳히는 듯 했지만, 박정아의 공격 범실로 3세트는 24-24 듀스가 됐다. 최후의 집중력 싸움에서 이긴 팀은 한국도로공사였다. 25-24에서 박정아가 직전의 범실을 만회하는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끝냈다.

사진_광주/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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