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의 아름다운 복귀전' 흥국생명 김연경 "즐겁게 경기한 것 같네요"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0-21 19:11:57
[더스파이크=장충/이정원 기자] "설렜다. 즐겁게 경기를 한 것 같아 좋았다." 김연경의 경기 소감이다.
흥국생명 주장 김연경은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와 경기에 출전해 25점, 공격 성공률 42.55%를 기록하며 팀의 세트 스코어 3-1(29-27, 30-28, 26-28, 25-17) 승리를 이끌었다.
김연경은 이날이 4,211일 만에 가지는 V-리그 복귀전이었다. 많은 떨림과 긴장 속에 1세트는 부진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컨디션을 찾은 김연경은 상대 수비 라인을 폭격했다. 강력한 공격은 물론이고 고비 때마다 나온 서브에이스가 일품이었다.
또한 디그면 디그, 주장답게 후배들까지 챙기는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 김연경의 이날 플레이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기 충분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컵대회가 끝나고 개막전 상대인 GS칼텍스에 대해 준비를 많이 했다. 경기 초반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해 내 플레이가 안 나왔다. 그래도 후반에 잘 하고 경기를 이길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초반에 안 풀렸다. 선수들이 차분하고 냉정함을 찾길 바랐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의 본인의 말처럼, 1세트와 이후 세트의 컨디션 상태는 극과 극이었다 1세트에는 4점에 그쳤지만, 이후 세 세트에서 21점을 폭발했다.
"오늘 경기 포메이션이 러츠랑 맞물리는 자리였다. 첫 세트 때는 준비한 대로 하기는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 경기력이 저조했다. 그러다 2세트 때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들어갔다. 쉽게 하고자 노력했다." 김연경의 말이다.
러츠는 207cm의 높은 신장을 자랑하는 GS칼텍스 외국인 선수다. 러츠를 뚫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은 타점에서 공격을 하고, 또한 긴 팔을 이용해 블로킹에서 장점을 보이니 상대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김연경 역시 "러츠의 신장이 207cm라고 들었다. 그 정도면 유럽에서도 뚫기 힘든 선수다. 넘어서기가 쉽지 않더라. 막을 때 높이가 있다 보니 어려운 면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 러츠에 대해 준비한 것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통하기는 했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확실히 러츠 앞에서는 공격하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4,211일 만에 리그 복귀전을 가진 김연경. 김연경이 예전에 뛰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선수 층도 바뀌고, 많은 것이 변했다.
그녀 역시 "지금 어린 선수들이 지금 팀의 주축을 하고 있는데 굉장하고 뿌듯하다. 나는 윙스파이커 포지션 선수다 보니 윙스파이커 선수들에게 정이 간다. 강소휘, 이소영, 이재영이 대견하다"라고 말했다.
컵대회 준우승을 했어도 여전히 많은 이들은 흥국생명을 올 시즌 '절대 1강'으로 뽑는다. 김연경-이재영-이다영 국가대표 트리오가 있다는 게 흥국생명의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김연경은 겸손했다.
김연경은 "많은 팀들의 수준이 올라왔다. 우리 팀에 국가대표 3명이 있다고 해서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국가대표는 각 팀마다 3~4명씩 있다"라며 "그리고 각 팀에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 그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팀들이 좋은 경기력을 가지고 있고, 좋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도 차근차근 준비해 통합우승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김연경은 "빨리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 작년에 장충체육관에 한 번 온 적이 있는데 그때 열기가 너무 좋았다. 팬들이 들어오면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사실 컵대회는 이벤트 경기라는 생각이 많았다. 긴장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 시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설렜다. 즐겁게 경기를 한 것 같아 좋았다"라고 웃었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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