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길 순 없지만, 물러나지 않을 것” 강성형 감독의 불타는 열정 [벤치명암]

여자프로배구 / 수원/안도연 / 2023-01-07 18: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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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길 수는 없지만, 물러서고 싶지 않습니다.”

현대건설이 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4라운드 여자부 페퍼저축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25-12, 25-20, 25-15)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다.

현대건설은 양효진, 황연주, 고예림이 각각 15점, 12점, 10점으로 세 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며 승리에 가담했다.

경기 후 만난 강성형 감독은 “이날은 정말 더 힘들지 않나 싶었는데 서브에서 잘 흔들었다. 수비도 열심히 해줬다. 선수들이 준비한 모습이 코트에서 나와 승리할 수 있었다”며 승리의 원인을 밝혔다.

앞선 인터뷰에서 강 감독은 계속해서 체력적인 부분을 걱정했다. 7일 동안 세 경기를 하는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를 이겨내고, 승리했다. 수장은 “페퍼저축은행은 6일 정도 쉬었다. 그렇기에 상대가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못했다. 우리는 얼마 쉬지 않았지만, 경기 감각은 계속 가지고 있어서 괜찮았다”고 전했다.

승리의 공신 중 한 명인 고예림은 이날 공격에서도 활로를 뚫었다. 블로킹 1점, 서브 1점을 포함해 10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이었다. 8개의 디그 시도 끝에 7개를 성공했다. 하지만 3세트는 고예림을 대신해 정지윤이 투입됐다.

강 감독은 “(고)예림이 최근 목감기로 훈련 참가를 못 했다. 그래도 이날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줬다. 랠리가 많이 이어지다 보니 2세트부터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정지윤을 투입했다”며 당시 상황을 말했다.

코트의 뒤를 든든히 지키는 김연견을 비롯해 현대건설 선수들은 여러 차례 몸을 날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훈련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최근 3경기는 일정이 너무 타이트해서 자체 훈련은 못 하고 코트 적응 훈련만 했다. 기간이 주어진다면 수비 콤비네이션을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몸을 날리면서 해주는 부분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 야스민이 있을 땐 더 든든하지만, 국내 선수들로 뭉치며 이기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연승가도를 달리는 현대건설의 다음 상대는 흥국생명이다. 쉽지 않은 상대다. 지난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흥국생명에 패하며 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강 감독은 물러나지 않았다. “지난번에도 야스민이 빠졌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 체력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준비는 똑같이 하겠다. 만약 다른 쪽에서 문제가 된다면 다른 방향으로도 해볼 거고, 구상하고 있다. 다 이길 수는 없지만, 물러서고 싶지는 않다”며 힘줘 말했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니아 리드가 13점, 이한비가 12점을 올렸지만, 패배를 막긴 어려웠다. 경기 초반 리시브 불안과 공격수와 세터 간의 호흡이 불안정하면서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경수 감독대행은 “힘드네요”라고 짧은 한마디를 남기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현대건설 쪽에서 수비가 너무 잘 됐다. 랠리 싸움에서 계속 지면서 흐름을 많이 뺏겼다. 이날 로테이션을 처음 바꿨다. 여기에 선수들이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총평했다.

이어 1세트 초반 25-9로 무기력한 경기를 한 이유가 로테이션이 원인인지 물었다. “아니다. 중반쯤에 가서 헷갈릴 수 있지만, 초반엔 리시브가 많이 흔들려서 세터가 급해졌다. 여기에 공격수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1세트 무기력하게 내줬지만, 2세트는 달랐다. 초반 리드를 잡으면서 공격적으로 앞서갔지만, 끝내 패했다. 이에 대해 “버티는 싸움을 해야 된다. 랠리를 하면서 점수를 가져오면 분위기가 올라갈 수 있는데 지다 보니까 밀렸다. 현대건설은 공격 옵션이 많지만, 우리는 아니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날 최가은은 블로킹 2점을 포함해 7점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62.5%를 기록했다. 최근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가은에 대해 “(최)가은은 작년보다 훨씬 좋아졌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칭찬했다.

다음 경기 보완할 점에 대해 물었다. 수장은 “리시브를 잘해야 한다. 그리고 니아 리드가 좀 더 적극적으로 터져 주면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리시브는 모든 선수와 감독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힘든 부분이다. 페퍼저축은행 역시 이날 리시브에서 고전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이 부분에 대해 “리시브는 개인 기량이나 정신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한다. 모든 팀들이 리시브 하나로 승패가 갈리는 경기를 많이 한다. 컨디션에 따라 잘하다가도 못 할 수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해봐야겠다.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불어넣어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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