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우프 끌고, 국내 선수 밀고' KGC인삼공사, 이게 바로 이영택 감독이 원했던 배구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1-08 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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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대전/이정원 기자] 8일 KGC인삼공사 선수단이 보여준 플레이는 진정 이영택 감독이 원하는 배구였다.

 

KGC인삼공사는 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7, 25-22)으로 이겼다. KGC인삼공사는 3연패 후 2연승을 내달렸다. 1라운드를 2승 3패로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는 KGC인삼공사에 중요했다. 이날은 대전 홈 팬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하는 날이었고, 2연승 도전과 함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이다. 모든 팀들이 그렇듯이 화려한 라운드 마무리가 중요하다.

 

경기 전 이영택 감독은 윙스파이커진을 언급했다. 먼저 지민경에 대해 언급했다. 지민경은 직전 경기 GS칼텍스전에 시즌 첫 선발 출전해 9점, 공격 성공률 31%를 기록했고 리시브 효율은 40.91%을 올렸다.

 

이영택 감독은 "컵 대회 전에 무릎 통증이 생겨 경기를 못 뛰어 아쉬웠다. 그전에 훈련도 많이 했는데 부상을 당했다. 부상이 오는 바람에 보여줄 기회를 계속 놓치고 있었다"라며 "본인이 해야 되는 역할을 알 것이다.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윙스파이커 한자리가 아니고 두 자리 모두에 고민이 많다. 은지도 기복이 있다. 단조롭게 하면 오늘 경기도 쉽게 풀 수 없다. 선수들의 능력을 잘 합쳐 준비하겠다. 지난 경기처럼 리시브도 잘 된다면 다양하게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영택 감독이 언급한 '단조롭게'의 뜻은 디우프에게 쏠리는 공격 의존도였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부터 '디우프 의존증'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올 시즌에도 디우프는 43.83%의 공격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디우프 외에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1세트부터 국내 선수들은 디우프의 짐을 덜어줬다. 한송이는 블로킹에서 지민경-최은지는 전위에서 득점을 해결했다. 염혜선의 블로킹 득점은 덤이었다. 1세트 초반을 밀리고도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는 튀지 않아도 제 역할을 했던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2세트에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은 이어졌다. 최은지와 지민경이 퀵오픈으로 연이어 득점을 올렸고, 1세트 무득점에 그쳤던 박은진은 속공과 블로킹 각 두 개씩을 보탰다. 국내 선수들이 터지지 않을 때, 혹은 이단 공격 시에는 디우프가 해결사로 나서 득점을 이어갔다. 1세트와 달리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고, 2세트를 손쉽게 가져왔다.

 

이후 세트에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은 계속됐다. 하나로 똘똘 뭉쳤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몸을 날리지 않았다. 디우프도 디그에 가담해 공을 살려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디우프는 27점을 올렸다. 그 외 국내 선수들도 쏠쏠한 득점을 기록했다. 최은지가 10점, 박은진이 8점, 한송이-지민경이 각 7점을 올렸다. 그간 KGC인삼공사를 괴롭혔던 리시브효율도 이날 만큼은 상대보다 높았다(KGC인삼공사 42%, 현대건설 26%). 선수들은 이영택 감독의 작전을 잘 수행했다. 경기가 끝나자 모두가 웃었다.

 

경기 후 이영택 감독도 "디우프가 잘 때리지만, 상대에 약한 블로킹 라인이 있으면 그쪽에서 국내 선수들이 싸움을 해줘야 한다. 그 부분이 잘 들어 맞았다"라고 말했다.

 

이 모습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봄 배구에 갈 수 있다. 디우프 혼자 봄 배구를 이끌기엔 무리가 있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모두 아는 사실이다. 과연 다음 경기에서도 KGC인삼공사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KGC인삼공사는 오는 13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IBK기업은행과 2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사진_대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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