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진이는 조금 더 성장해야 해요" 제자를 향한 차상현 감독의 진심

여자프로배구 / 청평/이정원 / 2021-09-19 17: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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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 안혜진(23)을 향한 차상현 감독의 마음은 언제나 진심이다.

안혜진은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이자 매해 성장하는 차세대 새터다. 2020-2021시즌 제외한 지난 네 시즌은 정지윤(은퇴), 이나연(현대건설)과 이고은(한국도로공사)의 뒤를 받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2020-2021시즌에는 달랐다.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을 소화했다.

물론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안혜진은 차상현 감독의 믿음 아래 성장했다. 29경기(114세트)에 출전해 57점에 세트당 10.658세트(3위), 세트당 서브 0.254개(5위)를 기록했다. 서브 5위 안에 든 선수 중 세터 포지션 선수는 안혜진이 유일했다.

안정감 있는 패스워크로 동료들의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예리한 서브로 상대를 혼란시켰다. 안혜진은 데뷔 후 처음으로 트레블(정규리그-챔프전-컵대회 우승)을 경험한 데 이어 시즌 종료 후에는 BEST7 세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 역시 데뷔 후 처음이었다.

또한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돼 한국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GS칼텍스로 돌아왔다. 안정적인 패스는 물론이고, 플로터 서브는 예리하고 변화무쌍한 각도로 나가 상대 리시브 라인이 힘들어했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안혜진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안혜진은 지금보다 더 큰 세터로 클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온 말이었다. 또한 지금보다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기도 청평에 위치한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서 <더스파이크>와 만난 차상현 감독은 "혜진이가 눈으로 성장했을지는 몰라도 경기력은 많이 성장한 것 같지 않다. 더 성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혜진은 두 번의 국제 대회에서 코트 위에 있는 시간보다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VNL에서는 햄스트링 통증으로 대회 후반을 소화하지 못했다.

차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 주전 세터로 뛴 게 아니다. 코트 안에 있는 시간보다 웜업존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흔들리더라도 코트 위에서 자신이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돌아와 다시 보니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 있더라. 안타까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안혜진은 이다영이 빠진 한국 여자배구 세터 자리를 책임져야 하는 선수다. 이제 만 23세,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큰 성장폭을 그려왔기에 차상현 감독이 안혜진에게 채찍질을 한 것이다.

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차상현 감독은 세터들의 기량 향상에 중점을 두며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KOVO컵 결승전 현대건설전 종료 후에도 차상현 감독은 "세터의 안정감이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차상현 감독은 "전반적으로 다 중요하지만 세터들이 얼마만큼 안정감 있게 끌고 가냐가 중요하다. 우리 팀은 윙스파이커와 더불어 세터가 잘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혜진은 2021-2022시즌 종료 후, 데뷔 첫 FA 자격을 얻는다. 차상현 감독의 채찍질과 함께 안혜진은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 성장세가 한 폭 더 오른다면 FA 대박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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