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차지환이 강조한 소통, 승리로 이어지다

남자프로배구 / 안산/김하림 기자 / 2023-01-01 17: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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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차지환은 이번 시즌 OK금융그룹의 주장 역할을 맡게 됐다. 주장과 함께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를 소화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다소 불안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박승수와 차지환이 들어가려고 했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으로 컨디션이 완벽하지 못했다. 결국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아포짓이 아닌 아웃사이드 히터에 들어가 시즌을 치렀다.

리시브가 이전보다 좋아졌지만 완벽하게 안정적이지 못했다. 넓어진 리시브 범위에 부담감이 역력했고,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해 교체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팀에 악재가 터지며 레오가 아포짓으로, 그 자리에 박승수가 자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차지환에겐 기회로 다가왔다. 박승수가 자리하면서 리비스 라인에 안정감을 더해줬고, 차지환이 조금 더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결과까지 따랐다. OK금융그룹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대한항공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8-26, 25-23, 25-21)으로 이겼다.

차지환은 이날 경기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5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61.11%로 높았다. 대한항공의 9연승을 막아 냈을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승점 3점을 따낸 팀이 됐다.

경기 후 차지환은 “이긴 것도 좋지만 우리가 준비했던 배구를 했다.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번 시즌 우리가 처음으로 셧아웃으로 이긴 게 의미가 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일하게 대한항공을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팀이 됐다. 차지환은 “이번 승리로 상대 전적이 앞서지만 항상 우리는 대한항공을 만나면 약했다. 그래서 경기 때도 긴장해서 지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도 이를 계기로 우리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심어줄 수 있게 됐다”라고 자신감을 보여줬다.

석진욱 감독은 “시즌 초반 차지환이 리시브 범위가 넓어져서 힘들었다. 공격은 줄어들고 리시브를 많이 하는 거에 부담을 느꼈다. 선수에게 항상 기회는 온다고 했지만 시즌 전반을 되돌아보면 잘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박승수가 들어오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공격을 잘하는 선수가 더 공격을 하니깐 잘하게 된다. 리시브도 안정적으로 받고 있다. 지금처럼 배구를 해준다면 바라는 게 없을 거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들은 차지환은 “내가 리시브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매 경기 불안하게 임했다. ‘오늘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레오가 아포짓으로, 승수가 아웃사이드 히터에 들어오면서 내가 담당하는 리시브 범위가 줄어들었다. 안정감이 생기면서 내가 느끼는 강점인 공격이 풀리니깐 리시브까지 잘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에 앞서 차지환은 주장으로 ‘소통’을 강조했다. 많은 대화를 통해 팀이 하나로 뭉치길 원했다. 그리고 결과로도 증명됐다. 차지환은 “대한항공 경기를 준비하면서 정말 대화를 많이 나눴고, 경기에도 영향이 갔다”라고 이야기했다.

“주장으로 조언이 아니다. 일상 속에선 일방적이지 않고 사소한 대화를 원했다. 경기장에선 감독님의 지시가 떨어지기 전에 선수들끼리 먼저 이야기하는 대화를 원했다. 베테랑 형들이 많이 도와줬기에 작년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전력 분석 코치님들도 오죽하면 미팅할 때 할 이야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이 한다.”

오는 5일, 송명근이 전역하면서 OK금융그룹에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 더 추가된다. 같은 포지션인 만큼 경쟁의식도 느낄 수 있지만 차지환은 시너지 효과를 바랬다.

차지환은 “신인 때 명근이 형에게 많이 배웠다. 잘될 때나 안 될 때도 언제나 당당하고 확실히 본인을 향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형이다.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면서 본받을 게 많았다.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지만, 나랑 승수까지 세 선수 모두 맡은 역할이 있기에 팀에 좋은 시너지가 될 거라 기대한다”라고 기대했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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