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법을 찾아야...” 5연패 속 깊어지는 신영철 감독의 고민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수원/안도연 / 2023-02-12 17:23:14
“다른 방법도 찾아보겠다.”
우리카드가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6-24, 25-21, 21-25, 22-25, 8-15)으로 패했다.
송희채, 나경복,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가 나란히 22점, 15점, 12점을 올렸지만, 패했다. 김지한도 13점으로 도왔지만,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양쪽 날개에 있는 에이스들의 활약이 부족하며 아쉬운 결과와 마주했다.
경기 후 만난 신영철 감독은 “디그 후 반격의 성공률이 좋지 않다. 그래서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기회를 잡아 차고 나가야 하는데 안 됐다. 좋은 리듬에서 실수는 괜찮지만, 어이없는 상황이 나오면서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보였다.
이날 나경복은 15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30%로 저조했다. 그 원인에 대해 묻자 “몸 상태가 안 좋다. 본인이 괜찮다고는 하는데 내가 보기엔 안 좋다. 몸 상태의 문제인지, 공의 스피드가 문제인지 그걸 알아야 한다. 1, 2세트 후에 (황)승빈이 토스가 흔들렸다. 그러자 공격수들이 흔들리고 상대 블로킹이 따라왔다.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올라설 수 있을 거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힘줘 말했다.
아가메즈 역시 아쉬운 모습이었다. 블로킹 3개, 서브 1개를 포함한 12점을 올렸고, 성공률은 36.36%였다. 그렇기에 김지한과 자주 교체됐고, 4세트에는 김지한이 선발로 코트를 밟아 아가메즈는 웜업존에 머물렀다. 코트 밖에서 아가메즈는 팔꿈치를 계속 만지는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저번에도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끼긴 했다. 연습할 땐 괜찮았다. 아마 이날 공격에서 풀리지 않으며 팔꿈치가 내려왔다. 그래서 더 통증을 느낀 거 같다. 잘 추슬러서 다른 방법도 찾아보겠다”며 고민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팀은 패했지만, 송희채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22점을 올렸고,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이 부분에 대해 “잘했다. 이따 칭찬해 주려고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더 발전할 거다. 감독으로서 고맙고 시너지 효과가 난다. 대신 마음이 돌아가면 안 된다”며 당근과 채찍을 줬다.
우리카드는 5연패의 늪에 빠졌다. 5번의 패배 속 4경기를 5세트 접전으로 이어갔지만, 끝내 패했다. 수장은 “기회가 왔을 때 못 차고 나간다. 그리고 점수를 쉽게 내줬다. 또 하나는 이날 같은 경기에서는 타이스가 우리 블로킹 위로 들어왔다. 블로킹 높이가 치명타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뿐만 아니라 범실도 점점 늘어난다.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고, 감독의 책임이다. 항상 ‘되겠지’라고 등한시했던 내 실수다. 끝까지 해야 하는데 ‘해주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내가 직접 공을 잡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선수들이 공 다루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다음 시즌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한국전력은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32점을 터뜨리며 승리를 챙겼다. 여기에 서재덕, 임성진, 신영석이 각각 15점, 13점, 11점을 올리며 도왔다.
짜릿한 리버스스윕 승을 거둔 한국전력이다. 권영민 감독은 “이런 결과를 예상 못 했다. 우리 선수들이 우리카드보다 더 안 됐다. 성공률도 더 낮았다. (서)재덕이를 교체하려 했는데 리시브에서 버텨줘서 괜찮았다. 그리고 (김)광국이도 들어가서 잘 해줬다. 타이스의 몸이 좋으니 좀 더 주라고 말했다”라며 경기를 되돌아봤다.
권영민 감독의 말처럼 타이스의 컨디션이 좋았다. 블로킹과 서브 각각 1개씩을 더해 32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54.55%였다. 하지만 좋은 컨디션에 비해 활용도가 낮았다. 특히 1세트에는 19.2%의 낮은 점유율을 가져갔다.
이에 대해 “잘 모르겠다. 체크해봐야 한다. (하)승우한테 타이스 몸이 괜찮으면 줘도 괜찮다고 말했다. 나도 세터 출신이라 강요하진 않았다. 잘 나가다가 갑자기 재덕이한테 준 게 걸리기도 했다. 이 부분이 승우에게 안 좋게 작용했다. 광국이도 그런 상황이 있었는데 타이스한테 줘서 잘 됐다”고 말했다.
최근 서재덕이 아포짓으로 나서며 리시브도 함께 책임지고 있다. 권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재덕이가 공격력에서 아쉬워서 (박)철우한테 준비하라고 했다. 진짜 고민 많이 했다. 그래도 끝까지 썼다. 리시브가 나쁘지 않았다. 아직도 고민이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임성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성진이가 자신이 없으면 100%로 안 때린다. 어디에 때릴지 미리 생각하지 말고 빠르게 좋아하는 코스로 때리라고 했다. 이게 통하니까 잘하고 있다. 서브, 블로킹, 리시브에서 다 자신감이 생겼다. 감독으로서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유독 5세트 경기가 많은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면 아쉽고, 어떻게 보면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는 거다. 이날은 분명히 우리 배구 실력이 아니었다. 안 좋은 몸 상태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건 팀이 올라왔다는 거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을 거다. 재덕이는 점프도 잘 안됐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다음 경기 체력 관리 잘해서 나오겠다”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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