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컵] 김연경이 부탁한 ‘WS’ 정지윤, 도전은 계속된다
- 여자프로배구 / 의정부/강예진 / 2021-08-28 16:41:08
정지윤의 윙스파이커 도전기, 계속될 전망이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올 시즌 고민이 깊다. 정지윤의 기용 방안 때문.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정지윤은 소속팀에선 미들블로커로, 대표팀에선 아포짓으로 경기를 치렀다. 다만 강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지윤을 윙스파이커로 내다보고 있었다.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건 장점. 하지만 단점도 뚜렷하다. 포지션마다 공격 스텝과 리듬 자체가 다르기 때문. 자칫 정지윤에게 혼란을 가져다줄 수 있다.
정지윤은 “포지션을 하도 많이 바꾸다 보니 솔직히 너무 힘들고 적응하지 못했다. 한 포지션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윙스파이커를 해보자는 이야기엔 무서웠고,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했다.
지난 26일 KGC인삼공사와 순위결정전에서 정지윤은 윙스파이커로 교체 투입됐다. 당시 목적타 서브를 견디지 못하면서 다시 웜업존으로 향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강성형 감독은 당시를 돌아보면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입해서 미안하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이틀 뒤 현대건설은 의정부체육관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준결승 경기를 가졌다. 경기 전 강성형 감독은 “정지윤은 윙스파이커보다 아포짓에 비중 둘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정지윤은 매 세트 윙스파이커로 코트에 섰다.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달랬다. 정지윤은 리시브 14개 시도 중 실패 1개, 정확 4개, 효율은 21.43%였다. 완벽하다고 볼 순 없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위축된 모습을 보인 지난 경기와 달랐다.
공격에서는 제 몫을 해냈다. 3세트 초반 연속 4점을 책임지면서 위력을 뽐냈다. 블로킹 2개를 포함 팀 내 최다 15점(공격 성공률 52%)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도로공사에 3-0 완승을 거두며 2년 만에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강성형 감독은 정지윤의 마인드를 칭찬했다. 강 감독은 “큰 경험 했다고,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고 하더라. 지난 경기에선 속상해서 눈물을 보였지만 오늘은 위축되지 않았다”라며 미소 지었다.
김연경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강 감독은 “연경이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연경이가 한국 배구의 발전을 위해 꼭 윙스파이커로 키워달라고 하더라. 연경이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는 정신적인 지주”라면서 “이 이야기를 지윤이에게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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