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부재 버텨낸 경험, 큰 힘이 되어 돌아오리 [3R 리뷰④]
- 남자프로배구 / 박혜성 / 2023-01-04 16:08:49
외국인 선수가 전력을 이탈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버텨낸 세 팀이 있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많은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고 득점을 책임져주며 어려운 순간 한방이 필요할 때 대부분의 공은 외국인 선수에게 올라간다.
득점 부문에서 남자부 1~3위, 여자부 1~6위가 모두 외국인 선수인 걸 보면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갑작스럽게 부상이 찾아올 수도 있고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쳐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3라운드에서는 특히 외국인 선수의 빈자리가 자주 있었다.
현대건설
현대건설 야스민은 서브1위, 후위 공격 1위, 공격 2위, 득점 4위에 오를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8일 페퍼저축은행과 경기를 끝으로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비록 야스민이 없는 4경기 동안 2패를 기록한 현대건설이지만 선수들은 칭찬받아 마땅했다. 경기마다 40% 이상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는 야스민이 빠지자 현대건설은 모든 선수가 고른 점유율을 가져가며 공격을 풀어나갔다. 야스민의 자리를 메운 황연주는 한국도로공사전 12점, KGC인삼공사전 23점, 흥국생명전 20점, IBK기업은행전 17점을 올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황연주, 황민경, 이다현, 양효진 등 모든 공격진들이 책임감을 갖고 득점을 올려주며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강성형 감독 역시 “야스민이 없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자기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라며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위 흥국생명이 어느새 승점 3점 차이로 따라붙었다. 치열한 선두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야스민의 복귀를 바라고 있는 현대건설이다.
우리카드
우리카드는 아가메즈가 2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사타구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교체 없이 간다고 선언했고 우리카드는 국내 선수로만 3라운드를 시작했다.
아가메즈의 공백이 걱정된 우리카드지만 김지한이 걱정을 없앴다. 김지한은 아가메즈가 없는 동안 나경복과 함께 우리카드의 공격을 책임졌으며 삼성화재전에는 블로킹 3점, 서브 4점 포함 29점을 올리며 생에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지한의 활약은 잠깐 반짝하고 끝나지 않았다. 아가메즈 대신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으며 현대캐피탈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는 공격 성공률 55%를 넘기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신영철 감독 역시 김지한의 활약에 미소를 띠었다. “지한이가 서브, 공격 모든 면이 전보다 부드러워졌다. 상당히 잘했다”라며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역시 외국인 선수 없이 3라운드를 시작했다. 부진이 계속되는 니콜라와 계약을 해지하고 비예나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지만 합류가 늦어졌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KB손해보험은 국내 선수들끼리 똘똘 뭉쳤다. 8연패 중 만난 삼성화재전에는 황경민-한성정-한국민 삼각편대가 고루 활약하며 길었던 연패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는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가 아쉬웠다. 황경민이 고군분투했지만 어려운 공을 책임져 주는 선수가 없으면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후인정 감독은 국내 선수들로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얻은 것도 많았다. “국내 선수끼리 3경기를 치렀지만 내 생각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찾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V-리그는 3일 18시를 끝으로 트레이드 기간이 마감됐다. 이제 군복귀 선수 혹은 외국인 선수 교체를 제외하고는 선수 명단 변경이나 이적이 불가능해졌다. 2022-2023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세 구단이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른 경험이 남은 시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보자.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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