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다, 정말 다 해냈네" 간절했던 그때의 나에게, 문정원이 보내는 편지
- 매거진 / 김희수 / 2023-11-14 15:13:45
꿈을 이룬다는 것은 행복하고 뿌듯한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그 과정은 고통스럽고, 꾸는 꿈의 크기와 고통의 강도는 비례한다. 여기, 뼈를 깎는 노력 없이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말했던 배구선수가 있다. 그 선수는 키가 크지도, 힘이 세지도 않았다. 그러나 키와 힘만큼이나 갖기 힘든 무기인 간절함과 오기를 가진 선수였다. 그는 그 무기들로 3년도 채 되지 않아 자신이 꿨던 꿈들을 모두 이뤘고, 나아가 이제는 누군가의 꿈이 됐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조용하지만 환하게 빛나는 ‘문라이트’, 문정원이다.
Q. 안녕하세요! 2년 11개월 만에 <더스파이크>와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그때 기억도 좀 나시나요?
기억나요! 그 때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사진 찍을 때 머리에 뭘 쓰고 찍었었죠(웃음). 저는 인터뷰를 하거나 기사에 제 이야기가 나오는 게 지금까지도 신기해요. 저는 돋보이는 선수가 아니니까요. 사실 굳이 돋보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늘 감사할 뿐이에요. 오늘도 인터뷰랑 사진 촬영이 있다고 해서 ‘내가 왜?’ 싶었어요(웃음).
“옛날의 제가 한 말을 들어보니 정말 신기하네요. 정말 그걸 다 해냈네”
Q. 오늘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다뤄볼 부분은 2년 11개월 전의 인터뷰입니다. 그 때의 문정원과 지금의 문정원이 만나게 될 텐데, 과거를 마주할 마음의 준비가 되셨나요(웃음).
네. 사실 그 때 제가 뭐라고 말했는지까지는 기억이 잘 안나요(웃음).
Q. 인터뷰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세터 이효희의 현역 은퇴 이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었어요. 정원 선수 역시 “효쌤(이효희)과 호흡을 맞춘 시간만 5년이 넘어서, 눈빛만 봐도 어떤 공이 올지 알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죠. 코치로서의 효쌤과도 호흡이 잘 맞는지 궁금해요.
너무 잘 맞아요. 효쌤이 코치님이 되시니까 오히려 선수 대 선수로 만날 때보다 물어보고 싶은 걸 편하게 물어볼 수 있어요. 팀에는 (임)명옥 언니나 (배)유나 언니도 있지만, 효쌤이 계시니까 선배 한 명이 더 있는 느낌이라서 든든해요. 이제는 저도 코트 안에서는 고참이라서 누구한테 뭘 물어보기가 애매한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는 효쌤한테 여쭤봐요. 내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뭘 수정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이요.
Q. 당시 김종민 감독님을 “내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해주신 분, 정이 많은 분”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감독님과 지금의 감독님을 비교해본다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똑같아요(웃음). 오히려 그때보다도 더 정이 많아지셨어요. 아직도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조금 서투르신 면이 있지만요(웃음). 제가 대표팀에 갔을 때도 걱정이 되셨는지 연락을 정말 자주 해주셨어요. 감사한 일이죠. 덕분에 저도 편하게 연락드렸어요. 힘들다고 징징대기도 하고요(웃음). 소속팀에만 있었다면 못 했을 경험이고, 감독님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어요.
Q. 임명옥 선수와의 2인 리시브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기적의 우승을 일궜던 지난 시즌까지도 한국도로공사의 2인 리시브 시스템은 유지됐죠. 2인 리시브에 대한 지금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저를 빛나게 해준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장점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죠. 다만 사용구가 바뀌면서 리시브 시스템에 어려움이 좀 늘어나긴 했어요. 지금 당장은 2인 리시브도, 3인 리시브도 쉽지가 않네요(웃음).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Q. 인터뷰 시점 기준으로 전 시즌 신인왕이었던 박현주 선수가 정원 선수를 롤모델로 꼽았었죠. 시간이 흘러 지난 시즌 신인이었던 이민서 선수도 정원 선수를 롤모델로 꼽았고, 특유의 서브를 똑같이 구사하는 후배도 생겨났어요. 뿌듯함도 부담감도 더 커졌을 것 같습니다.
물론이죠. 저는 배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렇다보니 모든 선수들이 기회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특히 저처럼 키가 작고 공격력이 뛰어나지 않은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걸 후배들도 보여줬으면 하고요. 그런 것들을 제가 앞장서서 보여줬고, 그래서 저를 롤모델이라고 이야기해주는 후배들이 생겨난 것 같아요. 뿌듯합니다.
Q. “나이가 계란 한 판이 됐다. 후배들한테 라떼 이야기 하다가 꼰대 소리 듣겠다”는 이야기도 하셨네요(웃음). 지금 후배들에게 선배 문정원은 꼰대인가요, 친근한 언니인가요?
저 꼰대 맞아요. 감독님도 그렇게 말하세요. 애들한테 잔소리도 많이 하죠. 이제 제가 어렸을 때 언니들이 왜 저를 혼냈는지 알 것 같아요. (정)대영 언니나 (박)정아가 있었을 때는 저도 제 할 일을 잘 하기 좀 바쁜 느낌이었는데, 두 선수가 나가고 어린 선수들이 들어오면서 내 것만 챙기면 안 되고 동생들도 잘 챙겨야 한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이제는 언니들이 대단했다는 걸 느껴요.
Q. 지난 인터뷰에서 정원 선수가 밝힌 꿈이 두 가지 있었어요. 국가대표에 다시 들어가기, 그리고 우승하기! 그 꿈들을 모두 이룬 지금, 꿈을 꾸던 2020년의 문정원에게 한 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고생했다(웃음). 아, 눈물 날 것 같아요. (문정원은 잠시 감정을 추스른 뒤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실 힘든 시간들을 보냈거든요. 이렇게 옛날의 제가 한 말을 들어보니 정말 신기하네요(웃음). 정말 그걸 다 해냈네. 또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감사드려요. 감독님은 항상 저에게 간절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상기시켜 주셨어요. 제가 그런 자극을 받으면 더 열심히 하고, 오기를 갖는 선수라는 걸 잘 알고 계셔서 그렇게 말씀해주신 것 같아요. 저 아직도 많이 혼나요. 그게 저를 너무 잘 아시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제가 나태해지지 않도록 해주신 말씀들이라는 걸 이젠 알겠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철이 들어서 그런지(웃음).
Q. 이렇게 2020년 12월호에 실렸던 인터뷰를 돌아봤습니다. 어떠셨나요?
신기하네요. 특히 꿈 이야기요. 꿈은 이루어지기 어려우니까 꿈인 거잖아요. 제가 그걸 모두 이뤘다는 걸 알고 나니 ‘내가 지금껏 잘 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계속 잘 하고 싶고요.
“제가 못할 때나 힘들 때도 변함없이 보내주시는 응원에 많은 힘을 얻어요”
Q. 이제 다시 2023년으로 돌아와 볼까요? 비시즌 기간 동안 VNL과 아시아선수권, 올림픽 예선전, 아시안게임까지 비시즌 내내 정신없이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소감을 먼저 들려준다면.
솔직히 체력적으로 조금 부치는 느낌은 있었어요. 리그에서의 제 역할이 체력적으로 강인해야 하는 역할이라 팀에 있을 때는 체력 훈련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대표팀에 들어가서는 볼 운동 위주로 훈련을 하다 보니 체력적인 준비가 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쉽지는 않았습니다.
Q. 국가대표팀에 다시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그런데 포지션이 리베로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나요?
명단 발표 전에 한유미 코치님께서 리베로를 준비해보면 어떻겠냐고 연락을 주셨는데, 저는 솔직히 겁이 났어요. 그 자리가 정말 어려운 자리라는 걸 명옥 언니를 보면서 알았거든요. 그래도 도전해보자는 코치님의 말씀을 듣고, 한 번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막상 합류하고 나서는 오히려 마음 편하게 하긴 했어요. 그냥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Q. 대표팀 일정의 초중반까지는 리베로 유니폼을 꾸준히 입었기 때문에 서브나 공격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습니다. ‘내가 들어가서 확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웃음을 터뜨리며) 리베로로 나설 때는 그런 생각보다는 리시브를 어려워하는 선수를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서브나 공격을 때려서 뭘 해보겠다는 욕심은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표팀에는 저보다 공격이나 블로킹이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까요. 물론 저는 경험이 좀 있으니까 공격수들한테 상황에 맞는 조언은 조금 해줄 수 있었죠. 제가 직접 나서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웃음).
Q. 아쉽지만 여자 대표팀의 2023년은 원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흘러갔습니다.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선수들이 조금만 덜 겁을 먹었다면, 조금만 더 과감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은 분명 뛰어난 선수들이에요. 그런데 부담감이 너무 커서 실력 발휘를 못한 것 같아요. 선수들에게 내가 어떤 부분에서 더 도움을 줬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Q. 그래도 패배 속에서 대표팀이 변화한 부분이나 성장한 부분 역시 있을 것 같습니다. 외부에는 잘 보이지 않는, 하지만 내부에서는 보였던 진보가 있었다면 무엇이 있었을까요.
경기를 계속 지다보면 선수들이 사기가 많이 꺾이기 마련인데, 이걸 극복하는 부분에서 선수들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정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요령이 조금은 생겨난 거죠. 그런 것들이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요. 또 젊은 선수들의 경우 경기를 보는 눈이나 스스로의 플레이를 돌아보는 요령이 좋아졌을 거예요. 선수들이 이런 성장들을 리그에서도 보여주려고 노력할 겁니다.
Q. 이번 시즌이 끝나고 다시 한 번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음…대표팀에 제가 다시 들어간다…솔직히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애매한 선수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어서요. 그래도 다시 들어간다면, 그때의 상황에 맞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고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더 성장해서 오겠죠?
Q. 막 시작된 2023-2024 V-리그에 대한 이야기도 해봐야겠죠?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맞는 새 시즌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나요.
디펜딩 챔피언이라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합을 맞췄던 선수들이 나갔잖아요. 우리 팀의 가장 큰 강점은 오래 맞춰온 합이라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때리는 공에 실린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구성으로 맞는 이번 시즌에도 좋은 결과를 만들려면, 더 많이 노력해야 해요. 새로운 선수들은 물론이고 기존 선수들도 새로운 구성 속에서 또 한 번 좋은 합을 만들기 위해 계속 힘써야 할 것 같아요. 아직은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어려움을 좀 겪고 있는데, 그 선수들을 어떻게 해야 편하게 해줄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Q. 강서브를 구사하는 왼손잡이 아포짓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신은지 선수가 한국도로공사에 합류했죠. 정원 선수를 롤모델로 꼽기도 했는데, 함께 뛰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감독님이 (신)은지를 저처럼 키우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웃음). 저랑 비슷한 선수가 들어와서 좋아요. 근데 좋아하는 게 맞는 건가(웃음)? 분명 저도 은지한테 보고 배울 게 있을 거예요.
Q. 시즌 내내 한국도로공사와 정원 선수를 응원해주실 팬 여러분들에게도 각오와 인사를 한 번 건네 볼까요?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팬 여러분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제가 힘들 때도, 못할 때도 변함없이 응원해주세요. 거기서 정말 많은 힘을 얻어요. 말 한마디가 사람을 바꾼다고 하잖아요. 저도 팬 분들의 응원 한 마디에 계속 배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 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래'에 익숙해지신 팬 분들을 위해, 응원가를 바꾸지 않았어요”
Q. 이제는 코트 바깥의 이야기들을 가볍게 좀 나눠볼까 합니다! 먼저 등번호 12번을 달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아~무 이유 없어요(웃음).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4번이었는데, 팀에 들어오니 이미 다른 선배가 쓰고 있는 번호더라고요(당시 4번은 아웃사이드 히터 김선영이 사용 중이었다). 그래서 남은 번호 중에 그냥 아무거나 고른 거예요.
Q. 응원가로는 FT아일랜드의 '바래'를 쓰고 있죠. 직접 고른 응원가인가요?
그 전에는 티아라의 'Sugar Free'를 썼어요. 그러다가 응원가를 바꿀 시기에 제가 원하는 곡을 신청했는데 저작권 문제 때문에 못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대체할 곡으로 '바래'가 선정됐어요. 그렇게 계속 '바래'를 쓰다 보니 팬 분들이 그 응원가에 익숙해지셨더라고요. 응원가가 바뀌면 또 새롭게 적응을 하셔야 하니까, 팬 분들을 위해 그냥 바꾸지 않고 계속 쓰게 됐죠.
Q. 2021-2022시즌에 선보였던 숏컷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다시 시도해보실 생각도 있으신가요?
잘 어울린다고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죠! 마음먹으면 다시 할 수는 있어요. 근데 숏컷은 관리하기가 힘들어요. 머리를 자주 잘라야 해서 귀찮아요(웃음). 숏컷 했을 때는 관리 받으러 서울을 다녔었거든요. 숏컷을 잘 하는 미용실이 서울에 있다고 해서요. 근데 너무 멀어요.
Q.지금 숙소는 혼자 쓰고 계시나요?
네, 지금은 혼자 써요. 다만 원정 경기 때는 (이)예담이랑 같이 쓰게 돼요. 예담이가 정말 편하게 잘 대해줘요. 워낙 착한 애에요. 또 놀릴 때 타격감이 아주 좋아요(웃음). 잔소리하면 막 변명해요. 예담이 뿐만 아니라 우리 팀 후배들이 대체로 다 타격감이 좋아요. 잔소리를 하면 받아치는데, 그러면 저는 ‘어? 받아쳐? 한 번 싸워보자!’ 이러는 느낌이랄까요(웃음).
BONUS: 문정원의 밸런스 게임!
(정원: 헉…저 고르는 거 어려워하는데…)
Q1. 구단 유튜브 컨텐츠 <도공노래자랑> 시즌 2에 듀엣으로 참가해야 한다면 누구와?
김종민 감독 vs 박종익 수석코치 vs 이효희 코치
일단 효쌤은 저랑 장르가 안 맞아요. 노래는 잘 하시는데! 저는 박쌤(박종익)! 제가 열심히 안 불러도 박쌤이 열심히 해주실 것 같습니다(웃음). 감독님이 부르는 노래는 제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노래 잘 안 부르시는데 어쩌다가 한 번씩 부르시거든요? 근데 무슨 노랜지를 모르겠어요.
Q2. 야자타임을 하면 나를 더 ‘킹받게’ 만들 동생은?
이예은 vs 박은지 vs 이미소
1번 이예은이죠(웃음). 일단 (이)미소는 애가 워낙 착하고 숫기가 없어서, 야자타임은 잘 못할 것 같아요. (박)은지는 아직 친하지 않아서 좀 조심스러워 할 것 같고요. (이)예은이가 딱 ‘킹받게’ 말 잘 할 것 같아요(웃음). 예은이는 정말 재밌는 친구에요. 나쁜 의도 없이 웃기는 말을 잘하고, 눈치도 빨라요. 아, 예은이도 타격감 좋아요. 반응이 재밌어요.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장난을 못 칠 텐데, 잘 받아줘요.
Q3. 이번 시즌 올스타전에 나서게 된다면 가장 받고 싶은 상은?
6년만의 서브 콘테스트 우승 vs 유일한 OP 참가자로 리베로 콘테스트 우승 vs 진천에서 연마한 에어로빅으로 세레머니상 수상
1번이요. 아무래도 서브가 낫겠죠? 에어로빅은…그건 (염)혜선 언니가 정말 잘 춥니다. 다음에 혜선 언니 만나면 꼭 춰달라고 하세요. 진짜 잘 춰요. 아, 영상 좀 찍어놓을 걸! 진짜 제일 웃겨요.
Q.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오늘 인터뷰 어떠셨나요?
재밌었어요! 오랜만에 한 인터뷰기도 했고, 특히 예전의 제가 말했던 꿈 이야기를 하면서는 울컥했어요. 저는 제가 그 동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사실은 힘들었구나’ 싶었네요.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그 때도 인터뷰에서 말했던 모든 꿈들이 다 이뤄졌었잖아요. 그래서 오늘의 마지막 질문으로는 정원 선수가 새롭게 이루고 싶은 꿈들을 여쭙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꼭 이뤄질 거예요.
음, 배구를 그만두게 되면 지도자를 해보고 싶어요. 그게 제 새로운 꿈인 것 같아요. 가르치는 것도, 잔소리하는 것도 다 재밌을 것 같아요(웃음). 감독님들과 코치님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다만 지금 당장은 오래오래 배구하는 게 꿈이에요. 요새 배구하는 게 재밌어요. 특히 어떻게 해야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이렇게 재밌는 배구를 선수들과 함께 오래오래 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러면서 우승 같은 것도 하면 좋겠죠. 하지만 그런 결과보다도 내가 거쳐 온 모든 과정과 시간들이 기억에 남는, 그런 배구를 하고 싶습니다!
글. 김희수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1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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