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신인 세터'가 5세트 듀스 혈전에서 패스페인트라니...사령탑도 혀 내둘렀다 "간이 커, 공격 본능 있다" [현장노트]

여자프로배구 / 장충/송현일 기자 / 2024-12-12 12: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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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크다. 공격 본능이 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GS칼텍스와 방문경기에서 3-2 진땀승을 거둔 뒤 팀의 신인 세터 김다은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왜일까.

올해 열린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터로서 당당히 전체 1순위를 차지한 목포 여상 출신의 김다은. 올 시즌 꾸준히 김종민 감독에게 기회를 받고 있는 그는 이날 열린 GS칼텍스전에는 선발 출전하진 못했지만 5세트 양 팀이 16-16으로 맞선 상황 선배 이윤정 대신 코트를 밟아 한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 냈다.

투입 직후 GS칼텍스 외국인 공격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의 공격 범실로 매치포인트를 맞이한 상황에서 김다은은 동료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가 디그해 낸 공을 어디로 보낼지 찰나 동안 잠시 고민했다.

당시 김다은의 시선은 분명 한국도로공사의 에이스 공격수 강소휘를 향했다. GS칼텍스 블로킹 라인의 스텝도 이미 그쪽을 향해 있었다. 그런데 정작 김다은의 손끝은 A도 B도 아닌 의외의 코스를 가리켰다.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가 될 수도 있던 상황에서 직접 페스페인트 공격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김다은의 번뜩이는 판단력에 GS칼텍스의 수비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곧이어 현장에 있던 원정팬들이 김다은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19세 신예의 과감함은 사령탑을 미소짓다 못해 걱정시키기까지 했다. 경기 전 "김다은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열심히만 하라고 했다. 어릴수록 겁없이 해야 실력이 는다고 말해줬다"는 김종민 감독은 "세터가 공격 본능이 너무 강하면 나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어느 정도는 자제할 필요도 있다. 결정적일 때 페스페인트를 하다가 범실이 나오거나 상대 수비에 걸리면 팀 전체 분위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조심은 해야 한다"고 멋쩍은 표정으로 김다은의 활약을 평가했다.

이번 시즌 김다은은 데뷔 첫 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많은 출장 수를 소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1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사실상 이윤정과 하효림을 제치고 주전 입지를 굳혔다. 그간 한국 배구에서 '공격 본능'을 지닌 세터는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선수들 가운데 토스 기본기까지 완벽히 닦여 있는 경우는 소수였다.

김다은의 가파른 성장세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진정한 '육각형 세터'를 보게 될 날도 조만간일 것으로 보인다. 패기와 실력을 모두 갖춘 신인 선수의 등장에 팬들의 기대감도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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