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은 하지 마! 신이 듣고 계신다고!" 부키리치를 향한 메가의 당부? [주간 톡톡]
- 여자프로배구 / 송현일 기자 / 2025-01-27 11:35:12
주간 톡톡. <더스파이크>가 2024-25시즌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다. 기사에는 미처 담지 못했던, 한 주간 현장에서 들려온 크고 작은 목소리를 모았다.
"그런 말은 하지 마! 신이 듣고 계신다고!" 부키리치를 향한 메가의 당부?
-1월 22일 현대건설 VS 정관장
현대건설과의 혈투를 승리로 장식한 뒤,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는 사이 좋게 인터뷰실을 찾았다. 함께 인터뷰에 응한 두 선수에게 한 가지 질문이 전해졌다. 바로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부키리치가 먼저 의견을 밝혔다. 그는 "나는 미리 올라가서 기다리는 게 싫다. 그렇게 하면 모멘텀이 다 죽는다. 리듬을 잃고 싶지 않다. 차라리 2위로 올라가서 게임을 쭉 치르면서 올라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옆에서 듣던 메가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래도 나는 1위로 올라가고 싶다. 지난 시즌에 밑에서 올라가는 플레이오프를 치러보니 힘들더라. 그냥 올라가고 싶다"며 자신은 1위를 원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부키리치가 그럼에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직행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두 선수가 아웅다웅 유쾌한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말다툼을 끝낸 것은 메가의 종교적인 한 마디였다. 그는 "그래도 1위를 하기 싫다는 말 같은 건 하지 마라. 그런 말은 신이 다 듣고 계신다"고 부키리치에게 핀잔을 줬다. 계속 볼멘소리를 내던 부키리치조차도 이 말을 듣고 난 뒤에는 알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2시즌 연속 득점왕 노리는 실바 "50득점? 또 해볼게"
-1월 24일 IBK기업은행 VS GS칼텍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IBK기업은행)의 득점 1위(23경기 603점) 자리가 위태롭다. 후반기 들어 GS칼텍스 외국인 공격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19경기 587점)의 득점포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시즌 초반 실바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좁혀지지 않을 것 같던 둘의 격차는 어느덧 10점대까지 좁혀졌다.
실바는 특히 4라운드 첫 세 경기에서만 151점을 쓸어 담았다. 지난 7일 흥국생명을 상대로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51점)을 경신한 뒤 15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다시 한번 타이 기록을 작성하는 등 그야말로 괴물 같은 활약이 이어지는 중이다.
어쩌면 실바의 득점 페이스는 앞으로 더 가파라질 수 있다. 득점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의지가 한층 불타올랐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에 따르면 실바 스스로 팀에 "득점 1위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이에 취재진은 IBK기업은행전을 마친 실바에게 '득점왕 욕심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그는 "오우 예스"라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이어 "초반엔 자신감이 없었다. 많은 경기를 결장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1위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3-24시즌 실바는 여자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네 자릿수 득점(1005점)에 성공하며 V-리그 입성 첫 시즌 만에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금의 기세가 계속된다면 2시즌 연속 득점왕도 꿈만은 아니다.
실바는 "필요하다면 50득점도 또 해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흥국생명 김연경 "세배 안할 건데요"
-1월 25일 흥국생명 VS 현대건설
지난 2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맞대결이 끝난 뒤 인터뷰장에 들어서 김연경(흥국생명)이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겨 1위를 지켰고 2위 현대건설과 승점을 6으로 벌렸다.
김연경은 이날 두팀 합쳐 가장 많은 16점을 올리며 변함 없는 활약을 보였다. 그런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 모두 설 연휴 기간 경기가 잡혀있다. 현대건설은 설 당일인 29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흥국생명은 다음날인 30일 정관장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원정 경기를 갖는다.
V-리그 일정 때문에 선수들에겐 설 연휴는 쉬는 날이 아니다. 다음 경기를 위해 컨디션을 조절해야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현장을 찾은 취재진은 김연경에게 '그래도 설날인데 감독(마르첼로 아본단자)에게 세배는 해야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연경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세배를 안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연경과 함께 인터뷰장에 들어온 피치(뉴질랜드)도 이말에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순간 인터뷰실은 웃음바다가 돼 훈훈하게 마무리.
장충서 서브 득점 올린 나경복 "재성이 형한테 혼났다"
-1월 26일 우리카드 vs 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나경복이 친정팀을 울렸다. 나경복은 지난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4라운드 우리카드와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전해 서브 1개를 포함해 12점을 선사했다. 팀은 3-0 완승을 거두며 2연승을 질주했다. 동시에 4위 우리카드와의 승점 차를 9점으로 벌렸다.
나경복은 2세트 23-23에서 퀵오픈 성공 이후 서브 득점을 올리며 직접 2세트 마침표를 찍었다. 오재성의 리시브 실패였다. 나경복은 당시 서브 상황에 대해 "득점을 내려고 때렸는데 잘못 맞았었다"면서 "재성이 형한테 혼나고 있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나경복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 지명을 받았다. 8시즌 동안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홈 경기장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향했다. 2024-25시즌은 다르다. 홈팀이 아닌 원정팀 KB손해보험 소속으로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나경복은 "처음이었던 2라운드 대결 때는 어색하긴 했다. 오늘 적응이 됐다"며 "아무래도 장충체육관이 익숙하긴 하다"고 설명했다. 나경복에게 이날 승리는 장충체육관에서 원정팀 소속 선수로 거둔 첫 승리였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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