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앙 집중 공략’ 인도 “전술적 변화, 효과 있었다”...37년 만의 AG 메달 꿈꾼다[아시안게임]

국제대회 / 이보미 / 2023-09-21 09: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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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자배구대표팀이 한국을 꺾고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예선 C조 1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1986년 동메달 이후 37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국과 인도는 지난 20일 오후 중국 항저우 린핑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 대회 C조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인도의 3-2(27-25, 29-27, 22-25, 25-20, 15-17) 승리였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73위 인도가 27위 한국을 꺾었다.

세 세트에서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 5세트 듀스 상황에서 인도가 안정적인 마무리로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한국은 팀 공격에서 83-67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서브에서도 8-1로 앞섰다. 상대 높이에 고전하며 팀 블로킹 6-12를 기록했다. 1991년생의 195cm 아포짓 비니트 쿠마르, 1998년생의 191cm 아웃사이드 히터 에린 바르게세, 1993년생 202cm 미들블로커 라이 아쉬알 등이 철벽 블로킹을 세웠다. 뿐만 아니다. 경기 도중 1997년생의 205cm 미들블로커 락쉬미푸람 만주나타 마노즈의 높이도 위협적이었다.

범실도 속출했다. 인도가 19개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의 범실은 36개였다. 경기 내내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진 상황에서 한국은 서브 범실, 터치넷 범실, 공격 범실 등으로 좀처럼 연속 득점을 챙기지 못하며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인도는 한국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3명의 미들블로커를 고루 활용하며 중앙을 공략한 것. 24, 19득점을 올린 쌍포 아미트와 쿠마르에 이어 아쉬알도 19득점 활약했다. 아쉬알은 아미트 다음으로 공격 득점이 높았다. 24회 시도해 16득점을 챙기며 한국을 괴롭혔다. 웜업존에서 출발했던 마노즈도 4, 5세트 먼저 코트를 밟고 중앙을 지켰다. 마노즈는 8득점을 기록했다.




반대로 한국은 정지석이 결장한 가운데 나경복이 31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고, 허수봉과 전광인도 나란히 22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중앙에서 밀렸다. 좌우 측면 공격 비중이 높아지면서 상대 블로킹, 수비를 쉽게 뚫지 못했다. 선발 세터 한선수에 이어 황택의를 교체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인도는 C조 캄보디아, 한국을 차례대로 제압하며 조 1위를 확정지었다. 대만, 몽골을 꺾은 D조 파키스탄과 함께 12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인도 매체 ‘뉴인디안익스프레스’는 “인도 남자배구가 아시안게임 첫 번째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인도 배구가 긴 터널 끝에 빛을 발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논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인도 배구가 크게 발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표팀은 비교적 젊은 팀이다. 베테랑 선수들도 위기의 순간 팀을 도왔다. 2세트 막판 투입된 1986년생 세터 모한 우크라판디안 덕분에 세트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판디안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경기 내내 서로를 격려했다. 선수들이 잘 해냈다. 팀워크 덕분이다”고 했고, 어시스턴트 코치이자 전 인도 주장이었던 톰 조셉은 “거의 두 달 동안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그동안 대회를 통해 최고의 상대들과 많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16일 중국에 도착해 적응 훈련을 했다. 인도에서는 에어컨이 설치된 경기장에서 경기를 자주 하지 않는다. 이 곳의 환경에서 훈련을 하고, 공에도 익숙해지는 것이 유용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톰은 “우리는 상대 경기를 보면서 전술적 변화를 꾀했고, 이를 코트에서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다. 이 정도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토너먼트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세계랭킹 51위 파키스탄, 57위 인도네시아, 71위 태국, 73위 인도, 74위 바레인. 최근 아시아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팀들이다. 아시아 남자배구의 지각변동도 시작됐다.

사진_A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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