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공격력 모두 열세’ 세자르호, 이탈리아에 무기력한 패배...멀어지는 파리행[올림픽 예선전]
- 국제대회 / 이보미 / 2023-09-17 04:53:25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파리행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 17일 새벽(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아틀라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 C조 첫 경기인 이탈리아전에서 0-3(11-25, 20-25, 17-25) 완패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5위 이탈리아와 36위 한국의 대결이었다. 이탈리아가 높이는 물론 화력 싸움에서도 웃었다. 특히 2003년생의 202cm 아포짓 에카테리나 안트로포바와 1996년생의 196cm 미들블로커 안나 다네시의 철벽 블로킹에 한국이 고전했다. 세터 프란체스카 보시오도 공격 자원들을 고루 활용하며 다양한 패턴을 선보였다. 다네시는 물론 2000년생 195cm의 미들블로커 마리나 루비안도 적극 활용했다.
이탈리아는 파올라 에고누와 알레시아 오로 등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주축 멤버들이 명단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꾸준히 국제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출격했다.
이날도 쌍포로 나선 안트로포바와 피에트리니가 각각 13, 12득점을 선사했다. 미리암 실라와 다네시도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선우가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하는 상황에서 권민지를 아포짓으로 기용했다. 세터 김다인과 아웃사이드 히터 박정아, 강소휘, 미들블로커 정호영과 이주아, 리베로 문정원을 선발로 기용했다. 김지원, 이한비를 교체 투입하기도 했다. 한국 내 최다 득점자는 강소휘였다. 3세트 막판 맹공을 퍼부으며 10득점을 기록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인 것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높이와 공격력은 물론 서브와 수비, 스피드에서도 밀렸다.
시작부터 리시브가 흔들렸다. 정호영 속공도 단번에 가로막혔다. 한국은 0-4로 끌려갔다. 상대 더블컨택 범실로 첫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강소휘 첫 공격 득점으로 2-5가 됐다. 이후 이주아의 이동 공격도 실라에 읽혔다. 정확한 블로킹 타이밍으로 득점을 가져가며 8-3 리드를 이끌었다. 기세가 오른 이탈리아는 루비안의 이동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13-4로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강소휘도 레프트에서 상대 높은 블로킹을 뚫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9-21이 됐다. 이탈리아가 여유롭게 1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에만 팀 블로킹 5-0을 기록하며 높이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2세트 한국이 실라 공격을 차단하며 3-0 리드를 잡았다. 상대 안트로포바의 연속 공격 범실로 6-3이 됐다. 강소휘 서브가 날카로웠다. 계속해서 박정아의 반격 성공으로 7-4 흐름을 이어갔다. 이내 이탈리아가 루비안의 서브 타임에 9-9 균형을 이뤘다. 모처럼 강소휘 빠른 공격도 나왔다. 12-11이 됐다. 이주아 이동 공격으로 13-12 기록했지만, 노련한 실라가 빈 공간을 보고 연타 공격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내 이탈리아가 막강한 공격력을 드러내며 16-14 앞서갔다. 피에트리니의 반격 성공으로 19-16으로 달아난 이탈리아가 먼저 25점을 채웠다.
3세트 초반 정호영이 다네시의 속공을 가로막았다. 안트로포바의 타점 높은 공격을 막지는 못했다. 권민지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한국은 1-5로 끌려갔다. 어택커버도 되지 않았다. 실라에게도 공격 득점을 내주면서 2-8이 됐다. 바로 한국은 김다인을 불러들이고 김지원을 기용했다. 권민지의 과감한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며 6-12가 됐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국이 12-18로 추격했지만, 이탈리아가 실비아 은와칼로를 앞세워 흐름을 끊었다. 한국이 다시 정호영 속공으로 13-19를 만들었다. 김지원이 정호영을 적극 활용했다. 7점 차로 먼저 20점 고지를 밟은 이탈리아가 3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올림픽까지 3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오른 바 있다. 4회 연속 본선행에 도전장을 냈다. 올림픽 예선전에서는 총 24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각축을 벌인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파리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이후에는 세계랭킹에 따라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한국의 파리행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사진_A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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