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생 그로저의 여전한 에이스 본능! 독일, 쿠바에 깔끔한 역전승 [올림픽 예선전]
- 국제대회 / 김희수 / 2023-10-02 03:13:55
어느덧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가까운 나이가 됐지만, 위기에서 깨어나는 에이스의 본능은 여전했다. 그로저가 독일을 승리로 이끌었다.
독일이 한국 시간 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쳐진 ‘로드 투 파리’ 2024 파리올림픽 남자배구 예선전 A조 경기에서 쿠바를 세트스코어 3-1(21-25, 25-14, 25-22, 25-15)로 꺾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3세트였다. 한 세트씩을 따내며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려는 팽팽한 후반 접전이 벌어졌다.
고비에서 날아오른 선수는 V-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괴르기 그로저였다. 1984년생의 노장 그로저는 팀이 절실하게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 마치 전성기로 되돌아간 듯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로저의 맹활약으로 3세트를 따낸 독일은 흐름을 타고 4세트까지 따내며 값진 승리를 챙겼다. 그로저는 22점을 올리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편 쿠바는 1세트에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두고도 2세트부터 코트 위의 어수선한 흐름을 다잡지 못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1세트 초반, 쿠바가 기선을 제압했다. 3-3에서 그로저의 서브가 범실이 된 직후 미겔 로페즈가 2연속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6-3을 만들었다. 여기에 로미 알론소의 날카로운 속공도 이어졌고, 로페즈가 루벤 쇼트의 연타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쿠바는 10점에 손쉽게 선착했다. 반면 독일은 서브 범실을 좀처럼 억제하지 못하며 추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쿠바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17-11에서 그로저의 공격 범실이 나오며 7점 차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독일은 추격을 위해 공격력을 살려야 했지만, 안톤 브레메의 속공 정도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공격 옵션이 없다시피 했다. 로페즈의 득점으로 20점에 선착한 쿠바는 24-21에서 요하네스 틸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1세트를 선취했다.
쿠바는 2세트를 로페즈와 알론소의 서브로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4-2에서 포지션 폴트를 지적당한 뒤 헤수스 에레라 하이메가 공격 범실을 저질렀고, 로페즈의 공격마저 그로저의 블로킹에 막히며 순식간에 리드를 독일에 뺏겼다. 이후 양 팀 모두 블로킹으로 재미를 보며 경기는 혼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혼탁한 흐름에서 먼저 치고 나간 쪽은 독일이었다. 12-10에서 틸의 서브 득점과 그로저의 퀵오픈, 쇼트의 다이렉트 공격으로 5점 차 리드를 잡았다.
흐름을 탄 독일은 3세트에도 쿠바를 몰아붙였다. 계속해서 로페즈에게 효과적인 목적타를 구사하며 기회를 만들었고, 브레메의 블로킹과 쇼트의 영리한 연타, 그로저의 오픈 공격으로 5-1의 리드를 잡았다. 계속해서 밀리던 쿠바는 세터 크리스티안 쏜디케가 패스 이후 수비를 위해 백스텝을 밟다가 왼쪽 발목에 부상을 당하며 코트를 빠져나가는 불운까지 겹쳤다. 계속해서 자신감을 유지한 독일은 9-6에서 모르티즈 라이카르트의 득점으로 10점에 선착했다.
그러나 세트 중반 쿠바의 반격이 거셌다. 12-15에서 콘셉시온 로하스가 연속 블로킹 득점을 터뜨리며 점수 차를 1점 차까지 좁혔다. 이후 18-19에서 쇼트의 공격을 로페즈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마침내 쿠바가 독일의 덜미를 잡았다. 그러나 그로저가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독무대를 펼치며 독일을 구했다. 19-19에서 연타와 강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4연속 득점을 터뜨렸다. 그로저의 맹활약으로 고비를 넘긴 독일은 24-22에서 에레라의 서브 범실이 나오며 3세트를 따냈다.
독일은 4세트 초반에도 기세를 올렸다. 그로저의 노련한 하이볼 처리와 브레메의 서브 득점이 연달아 나오며 6-2로 앞서갔다. 후위에서 서브로 활약한 브레메는 전위에 올라와서는 압도적인 네트 장악력을 선보이며 위치를 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독일은 11-6에서 쇼트의 블로커를 역이용하는 득점까지 터지며 더블 스코어를 만들었다.
4세트 중반 이후 쿠바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7-15에서 호세 마쏘가 완벽한 찬스 볼을 어이없는 범실로 날린 뒤 쇼트에게 서브 득점까지 내주며 10점 차까지 뒤처졌다. 9-18에서 얀트의 연속 서브 득점으로 뒤늦은 추격에 나섰지만, 20-11에서 그로저가 서브 득점을 터뜨리며 쿠바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후 24-15에서 쇼트의 라이트 퀵오픈이 터지며 독일이 역전승을 완성했다.
사진_Volleybal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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