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15세트’ 현대건설-KGC인삼공사, 4R도 예측불허! [프리뷰]

여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3-01-14 07: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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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현대건설과 올 시즌 가장 대등한 승부를 펼친 KGC인삼공사가 4라운드 수원 원정에 나선다.
 

1위 현대건설과 5위 KGC인삼공사가 1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두 팀은 만났다 하면 풀세트 혈전을 벌인다. 1, 2라운드에는 현대건설이, 3라운드에는 KGC인삼공사가 웃었다. 특히 3라운드 경기는 올 시즌 현대건설이 첫 패배를 당한 경기이기도 했다.

KGC인삼공사는 현대건설과 치른 모든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한 유일한 팀이자, 흥국생명과 함께 현대건설에게 승리를 따낸 두 팀 중 하나다. 굳건한 1위와 3연패 중인 5위의 대결임에도 이 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극강 수비력의 현대건설 VS 엘리자벳의 어깨가 무거운 KGC인삼공사
양 팀의 최근 분위기는 정반대다. 현대건설은 4라운드에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없어도 1강의 지위는 굳건하다. 가장 큰 이유는 수비 조직력이다. 최근 현대건설의 수비 조직력은 거의 정점에 달해 있다. 수비만으로 상대의 의욕을 꺾어버릴 정도로 끈질기고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현대건설의 수비가 갖는 다른 팀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준비다. 수비의 핵인 김연견과 아웃사이드 히터들은 물론 아포짓 황연주와 세터 김다인, 심지어 미들블로커들까지도 언제나 잔발을 딛으면서 몸을 던질 준비를 한다. 수비 상황에서 자신의 근처에 떨어지는 공은 포지션에 관계없이 커버하기 위해서다.

또한 현대건설의 수비수들은 블로킹에 걸리고 떨어지는 공이나 상대방의 디그 후 바로 넘어오는 공처럼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 공의 궤적도 빠르게 파악한 뒤 낙구 지점에 자리를 잡는다. 지금 현대건설의 수비는 선수들의 준비성과 높은 VQ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결과물이다.

반면 KGC인삼공사는 GS칼텍스전 패배로 3연패에 빠졌다. 중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위기를 맞이했다.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에게 집중되는 공격 점유율을 좀처럼 효과적으로 분배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시즌 초반과 다른 점은 이소영과 정호영의 경기력이 더 좋아진 상황인데도 점유율 분배가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의 고민이 해결되지 않은 것도 그 중 하나다.  

 

고 감독은 2라운드 후반 박혜민의 경기력이 떨어지자 3라운드부터 채선아를 선발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리베로와 아웃사이드 히터를 오간 채선아를 기용해 리시브부터 다잡겠다는 계산이었다. 채선아는 실제로 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의 상승세에 일조했다.

그러나 채선아는 신체조건의 한계와 저조한 공격력으로 인해 안정적인 공격 옵션이 되지는 못했다. 염혜선 역시 채선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고, 상대 블로커들은 채선아를 배제한 채 엘리자벳에게 따라 붙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선우를 기용하자니 불안정한 리시브로 인해 엘리자벳의 오픈 공격이 강제되며 상대 블로커들의 플레이가 편해지는 문제가 있다. 이런 여건에서 정호영이 후위로 물러나는 로테이션이 걸리면 엘리자벳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예측 불허
최근의 흐름부터 현재 순위, 직전 경기 결과까지 대부분의 지표는 현대건설에게 웃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두 팀이 앞선 세 차례의 맞대결에서 모두 풀세트 혈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시즌 평균보다 좋지 않은 수치를 기록하는 지표들이 많다. 팀 공격 성공률 41%를 기록 중인 현대건설이지만 KGC인삼공사를 상대로는 39.4%에 그치고 있다. 서브 성공률과 디그 성공률 역시 시즌 평균은 각각 5.6%, 84.4%지만 KGC인삼공사 상대로는 4.1%, 80.24%다. KGC인삼공사만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하는 것이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KGC인삼공사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시즌 평균보다 좋은 공격과 리시브를 구사한다. KGC인삼공사의 팀 공격 성공률은 39.6%인데, 현대건설을 상대로는 41.2%를 기록하고 있다. 리시브 효율 역시 시즌 평균(38.11%)보다 현대건설 상대 수치가 더 높다(40.81%).

다만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KGC인삼공사의 현대건설 상대 블로킹 성공률은 10.62%로 6개 팀 상대 지표 중 가장 좋지 않다. KGC인삼공사의 블로커들이 현대건설 공격수들과의 수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현대건설전에서도 채선아가 선발로 나선다면 채선아의 낮은 전위 높이 탓에 이 문제가 더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력 외적인 요소는 서로에게 웃어주는 부분이 하나씩 있다. 먼저 휴식일의 차이는 KGC인삼공사에 유리한 요소다. KGC인삼공사가 3일 휴식 후 경기를 치르는 반면, 현대건설은 2일 휴식 후 경기를 치른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면서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의 휴식일 차이는 유의미하다.

대신 이 경기가 현대건설의 홈인 수원에서 열린다는 점은 현대건설에 희소식이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홈에서 10승 1패로 극강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KGC인삼공사도 원정에서 5승 5패로 홈(3승 7패)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형광 코트의 지배자인 현대건설 상대 원정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키 플레이어
현대건설 - 김다인(S)

KGC인삼공사는 높이가 좋은 팀이다. 그러나 염혜선과 이소영, 채선아가 출전한다면 분명 전위 한 자리에는 공략할 지점이 생긴다. 김다인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상대의 높이 강점을 최대한 무력화 시켜야 한다.

 

KGC인삼공사 - 노란(L)

노란은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복귀해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고, 이 경기도 출전이 유력하다. 앞선 세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코트에 없었던 선수인 만큼, 말 그대로 경기의 '변수'다. 특히 최근 감각이 날카로운 김다인의 서브를 노란이 잘 받아야 한다.

   

누가 승리할지, 과연 또 한 번 5세트를 향할지, 무엇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1위와 5위의 대결이 이처럼 기대될 수 있을까. 배구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경기가 다가왔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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