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컵] 양효진이 후배들에게…"지금의 열정이라면 좋은 결과 있을 거야"
- 여자프로배구 / 의정부/이정원 / 2021-08-25 02:55:06
한국을 대표하는 미들블로커하면 떠오르는 여자 선수는 양효진이다. 양효진은 세 번의 아시안게임, 세 번의 올림픽 등 수많은 국제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2012 런던, 2020 도쿄에 나가서는 한국 대표팀의 4강 신화에 든든한 한 축으로 큰 힘을 보탰다. 또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20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V-리그에서는 수많은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11년 연속 블로킹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7시즌 연속 BEST7에 올랐고, 여자부 역대 최초 6,000득점의 대기록을 달성한 주인공도 양효진이다. 또한 7억 원의 연봉을 수령하는 양효진은 아홉 시즌 연속 여자부 최고 연봉자이기도 하다.
대표팀 미들블로커 1순위하면 양효진이 가장 먼저 떠올라 그녀를 선발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양효진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양효진, 김연경, 김수지는 2020 도쿄올림픽 종료 후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이제 포스트 김연경, 포스트 양효진을 찾아야 한다.
양효진은 24일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IBK기업은행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양효진은 "2020 도쿄올림픽이 마지막이라 생각했기에 그래서 더 열심히 뛰었다. VNL이 열린 리미니 때도 그렇고 많은 생각을 했다. (김연경, 김수지) 언니들과도 이야기를 하면서 '마지막이니 끝까지 해보자' 했다. 마지막 순간이 오니 시원할 줄 알았는데 기분이 이상하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20대 때부터 수많은 대회를 참가했다. 그때 생각이 나면서 기분도 이상했고, 언니들이 내 앞에서나 선수들 앞에서 운 걸 처음 봤다. 뭔가 속에 있던 그런 게 나온 것 같다. 끝이 보이는 아쉬움도 있으면서 묘한 감정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즌이 끝나면 언제든 대표팀에 달려갔던 양효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타이트한 일정을 20대 초반 때부터 보내야 했다. 양효진은 "시즌이 끝나면 한 해도 빠짐없이 대표팀에 나갔다. 힘들기도 했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지금 돌아보면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양효진을 대신해야 할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현재 여자부에 유망한 미들블로커는 많다. 이번에 양효진과 함께 올림픽에 출전했던 박은진(KGC인삼공사)도 있고, 양효진의 팀 동료인 이다현(현대건설)도 있다. 또한 이주아(흥국생명), 정호영(KGC인삼공사) 등도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미들블로커, 윙스파이커, 아포짓까지 모두 소화가 가능한 정지윤(현대건설)까지.
양효진은 "대표팀을 계속하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바뀌어야 하는 시기가 있어야 한다. 내가 선수들을 평가할 그런 것은 안 된다. 지금 좋은 친구들이 많이 나왔다. 하려는 의지나 열정이 크다. 그런 면을 좋게 본다"라고 말했다.
물론 많은 변화를 꾀하면서 실패가 따라올 수 있다. 언제나 좋은 성적이 따라올 수는 없다. 한국도 2019 아시아선수권(3위)과 2021 VNL(3승 12패, 15위)에서 쓴맛을 봤지만 결국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올림픽 4강이라는 달콤한 결과를 가져왔다.
양효진도 지금과 같은 열정, 투혼, 의지라면 분명 좋은 성적이 따라오리라 믿는다. "처음에는 힘들다. 예전에는 그랑프리 가서 1승 하고 오던 시기도 있었다. 처음엔 어려울지 몰라도 지금과 같은 열정으로 하다 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진심이 담긴 이야기였다.
양효진은 김연경과 함께 언제나 배구 그리고 국가대표에 진심이었던 선수다. 크고 작은 부상이 있어도 양효진은 참고 뛰었다. 이제 국가대표 양효진은 굿바이. 현대건설 양효진으로 남은 배구 인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양효진은 "경기를 뛰고 온몸이어서 그런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몸 관리를 더 잘 하고 한다면 다가오는 시즌도 기대가 된다"라고 웃었다.
한편, 양효진은 IBK기업은행과 경기에 1세트 교체 출전해 16점(블로킹 10개)으로 IBK기업은행 김주향과 함께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양효진 활약 덕분에 현대건설도 3-1 승리를 거두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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