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람컵] “철인이 되어라” 흥국생명 박혜진에게 찾아온 기회

여자프로배구 / 의정부/강예진 / 2021-08-26 02: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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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언제나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다. ‘2년 차’ 세터 박혜진에게도 그런 기회가 찾아왔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강제 리빌딩을 겪어야 했다. 이재영-다영 자매가 학폭 논란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비웠고, 지난 시즌 후 중국 상하이로 이적한 김연경, 페퍼저축은행의 우선지명으로 팀을 떠난 이한비, 그리고 은퇴 절차를 밟은 김세영까지. 5명이 한꺼번에 팀을 떠났다.

 

‘강제 리빌딩.’ 원하는 시기에 진행한 리빌딩은 아니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은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했다. 밑바탕에 깔려야 하는 건 ‘경험’이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딪히고 깨지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겪게 했다.

 

가장 공을 들인 건 ‘안정적인 세터 키우기’다. 흥국생명 세터진에는 김다솔과 박혜진이 있다. 두 선수는 비시즌 동안 강도 높은 훈련과 훈련량을 늘리는 등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철인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훈련 강도가 셌다. 오전, 오후, 야간 가릴 것 없다. 두 세터는 정확히 50대 50으로 동일한 훈련을 소화했다. 

 

먼저 기회를 얻은 건 박혜진이다. 박혜진은 2020-2021시즌에 입단했기에 실전 경험이 거의 없다. 박미희 감독은 이번 컵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길 바랐다. 첫 경기를 치른 박혜진에 박 감독은 “부담 많았을 텐데 무난하게 치렀다”라고 평했다. 두 번째 경기도 평탄했다. 

 

 

박혜진에게는 예기치 못한 기회다. 보통 신인 세터가 팀에 자리 잡기까지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된다. 다른 포지션보다 적응 기간도 길다. 박미희 감독은 “하늘이 준 기회”라고 웃으며 “본인도 잘하려는 마음이 있고, 자세도 갖춰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신체 조건이 좋다. 177cm의 큰 신장에 좌우로 밀어주는 패스에 힘이 실린다. 블로킹 높이도 좋다. 경험이 부족하기에 경기 운영 능력에선 아쉬운 모습이지만, 비시즌 간 흘렸던 땀방울의 결과를 코트 안에서 증명하고 있다.

 

마음가짐도 단단하다. 쉽사리 얻지 못할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 박혜진은 코트 안을 맘껏 뛰어다녔다. 박 감독은 “본인도 즐거워한다”라며 흐뭇해했다.

 

경기 결과에는 크게 의미부여 하지 않는다. 인내심을 가지고 단계를 밟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_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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