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계속 기다려야죠" 안혜진을 향한 차상현 감독의 '믿음' 리더십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1-07 02: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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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김천/이정원 기자] "본인이 잘 이겨내야 해요. 주위에서 아무리 말을 해도 잘 안될 때가 있어요. 기다려줘야 해요. 계속 기다려줘야 해요."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를 마치고 팀의 주전 세터 안혜진을 향해 남긴 이야기다. GS칼텍스는 한국도로공사를 3-0으로 물리치며 시즌 2승째를 기록하며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첫 3-0 승리다. GS칼텍스는 2승 3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GS칼텍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1라운드에서 1승 3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우승팀이자, 흥국생명에 맞설 호적수로 평가받던 GS칼텍스가 이렇게 흔들릴지 아무도 몰랐다. 차상현 감독 역시 팀이 이렇게 흔들릴 줄 몰랐다고 한다.

경기 전 차상현 감독은 "고전할 거라 생각하기는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고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흔들리는 이유에는 주전 선수들의 잔부상도 있겠지만, 주전 세터로 시즌을 치르는 안혜진이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다가왔다. 

차상현 감독은 "혜진이가 압박감이 있다. 처음으로 베스트 세터로 뛰어야 하니 머리가 아플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올 시즌 매 경기 전·후로 이런 말을 한 뒤 끝에는 결국 안혜진을 향한 믿음의 한 마디를 남겼다. "라운드를 치를수록 성장할 것이다. 흔들려도 계속 기다려야 한다"라고.

그런 상황에서 이번 경기는 중요했다. 이날 승패에 따라 1라운드를 1승 4패로 마치냐, 2승 3패로 마치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천지차이다.

중요한 경기에서 안혜진은 이번에 흔들리지 않았다. 차상현 감독에게 믿음을 줬다. 공격수들과의 완벽한 합이 한국도로공사를 흔들었다. 러츠(24점), 이소영(13점) 쌍포에게 제대로 된 공을 패스했고, 한수지-김유리의 속공 득점도 이끌어냈다. 안정감 있는 패스가 돋보였다. 

 


그렇다 보니 차상현 감독은 안혜진으로만 한 경기를 온전히 치를 수 있었다. 이원정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은 "세터가 안정적이었다. 혜진이의 안정감이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물론 이날처럼 안정감 있는 모습이 계속 나올 수는 없다. 안혜진은 이제 5년차 세터로서 성장하고 있는 선수다.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을 이겨내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김사니(IBK기업은행 코치)-이효희(한국도로공사 코치)-이숙자(KBSN스포츠 해설위원) 등을 잇는 대세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차상현 감독의 이야기다.

"첫째는 연습이다. 지도자가 세터를 만드는 게 힘들다. 연습 때 잘 되다가도, 경기 때 한두 개만 흔들리면 무너지는 게 세터다. 본인이 잘 이겨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 해도 본인이 긴장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기다려줘야 한다. 계속 기다려줘야 한다. 경험을 하고 이겨내야 대선배님들처럼 될 수 있다." 믿음의 리더십으로 안혜진의 능력치를 극대화하고 한다.

안혜진 역시 "감독님과 세터진들이 비디오를 많이 본다. 영상 보면서 이야기도 많이 한다. 많이 짚어주신다"라고 차상현 감독과 훈련 때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

이제 안혜진은 이나연, 이고은 뒤를 잇는 GS칼텍스의 주전 세터다. 예리한 서브와 달리 패스에서 기복을 보일지라도 안혜진은 점점 성장하고 있는 게 확실하다. 차상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와 믿음이 있다.

차상현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과 함께 올 시즌을 치르고 있는 안혜진. 다음 경기에서도 GS칼텍스의 승리를 지휘할 수 있을까.

1라운드를 마친 GS칼텍스는 오는 11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2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사진_김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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