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신장 168cm’ 일본 TOP4 대학배구팀 체육관엔 코트가 왜 두 개일까
- 아마배구 / 고베/김하림 기자 / 2023-09-05 07:20:32
사진_고베신와대학교 여자 배구팀
두 개의 코트를 사용해야지만 팀 모두가 함께 훈련할 수 있다. ‘35명’의 선수가 일본 아마추어 배구 인프라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일본에서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는 4일, 고베신와대학교 여자 대학배구팀과 연습 경기를 치르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학교에 자리한 체육관에 들어갔을 때 2020년에 새롭게 지은 시설로, 마룻바닥으로 놀라지 않았다.
투 코트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넓은 체육관 규모가 이목을 끌었다. 다른 종목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학교의 특성상 코트가 넓은 게 아니었다. 코트 두 개를 동시에 사용해야지만, 학교 배구팀 정원이 함께 훈련할 수 있었다.
고베신와대학 여자 배구팀은 선수단 정원은 35명으로, 한국 프로배구팀보다 더 많은 팀원이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우리나라에선 아마추어부터 시작해 실업, 프로까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숫자지만, 일본에선 흔하다. 6명부터 시작해 많게는 50명까지 모두가 한 팀에서 배구를 한다. 한편 대학배구 대회 엔트리는 18명으로 제한된다.
그렇다고 대학팀이 적은 것도 아니다. 현재 한국대학배구연맹에 등록된 대학팀을 보면 남대부는 15개, 여대부는 6개로 21개 팀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관서 지방에만 한정 지었을 때 남대부 63개, 여대부 67개로 130개 팀이 등록되어 있다. 일본 행정구역 지방마다 대학배구연맹이 존재하며, 일본 전체 대학 배구팀을 합쳤을 땐 상당한 수를 자랑한다.
지방 내에 자리한 팀으로 대회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가 있는 만큼 지방 대회에서 12위 안에 들게 되면 전일본대학배구 대회 출전권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로 치게 되면 전국체전 시도 평가전에서 우승을 한 팀이 대표로 체전에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규모가 상상이상으로 크다는 거다.
봄과 가을에 열리는 두 번의 지방대회를 비롯해 전국대회까지 여러 대회를 소화하면서 팀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 고베신와대 팀은 올해 열린 2023 관서지방 춘계대학배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전일본대학배구대회에선 4위를 기록하며 일본 여자 대학배구 BEST4에 자리했다. 관서지방을 비롯해 일본 전체에서 상위권에 자리한다. 실제로 4일 한국도로공사와 진행된 연습 경기에서 수준 높은 배구를 선보이면서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정원뿐만이 아니었다. 선수단의 평균 신장이 168cm로 170cm가 안 된다는 것이다. 가장 키가 큰 선수의 신장은 178cm로 포지션은 미들블로커를 맡고 있다.
160cm대 신장을 가진 선수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배구를 하면서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해 엘리트 배구 선수로 활약하게 된다. 4년 동안 대학에 몸담은 선수 중엔 일본 V.리그에 속한 팀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거나 체육 선생이라는 새로운 진로로 나아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7년 동안 팀을 이끈 야먀모토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이 신장이 작은 건 사실이다. 180cm가 넘는 선수들이 있는 팀들도 있다. 다만 신장이 낮은 만큼 수비를 강화하고 더 빠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직접 신장이 낮은 선수를 마주한 한국도로공사 배유나는 “한국에서는 신장이 작다보면 배구를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 권유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에선 신장이 낮아도 배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배구를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게 신기했다”라고 직접 느낀 한국과의 차이점을 언급했다.
초등학생 때 생활체육으로 접한 배구를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꾸준히 이어 나갈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었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였다. 어쩌면 일본 배구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까진 자국 내에서 이뤄지는 탄탄한 기반과 인프라 덕에 나온 결실이 아니었을까.
사진_고베/김하림 기자, 고베신와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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