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의 뒤늦은 아포짓 주인 찾기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01-23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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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은 4라운드 막바지를 향해 가는데, OK금융그룹은 뒤늦은 포지션 고민에 빠졌다. 아포짓 자리에 누구를 세울지 걱정이 태산이다.

OK금융그룹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2-3(26-24, 22-25, 25-20, 21-25, 8-15)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석진욱 감독은 포지션 변경을 단행했다. 병역 비리에 연루된 조재성 대신 아포짓으로 나서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기존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려보냈다. 아포짓으로는 송명근을 투입했다. 아포짓보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설 때 경기력이 올라오는 레오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결과는 아쉬웠다. 레오는 경기 최다인 32점을 터뜨리며 제몫을 다했지만, 아포짓으로 나선 송명근이 부진했다. 10점을 올렸지만 팀 내 최다인 9개의 범실을 저질렀고, 공격 효율도 –4.35%로 좋지 않았다. 리시브 효율 역시 0%를 기록하며 공수 모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사실상 레오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돌려서 얻은 이익보다 송명근을 아포짓에 투입해서 생긴 손해가 더 컸다.

경기 결과와 송명근의 기록은 석 감독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었다. 시즌은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아포짓 자리에 딱 맞는 선수가 없다. 지금의 로스터에서 후보군에 올릴 수 있는 선수는 레오‧송명근‧신호진‧전병선 정도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우리카드 경기 이전까지처럼 레오가 아포짓으로 나선다면 OK금융그룹의 풍부한 토종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들을 제 자리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레오가 아포짓보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설 때 공격력이 더 좋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레오는 조재성 이탈 이후 아포짓으로 나선 6경기 중 3경기에서 공격 성공률이 50%를 밑돌았고, 60%를 넘긴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독보적 에이스인 레오의 공격력을 희생하는 선택이 최선의 선택일지는 의문이다.

송명근을 아포짓으로 기용하면 레오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하면서도 송명근-차지환-레오의 날개 라인업을 구축해 공격력과 사이드 블로킹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송명근이 아포짓으로 뛴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실제로 우리카드전에서 이 불안 요소는 중요한 순간마다 OK금융그룹의 발목을 잡으며 패배의 원인이 됐다.

신호진과 전병선은 조재성이 없는 상황에서 OK금융그룹이 보유한 전문 아포짓 자원들이다. 그러나 신호진은 허리 부상으로 복귀 일정이 불투명하고, 전병선은 주로 원 포인트 서버로만 나선 탓에 올 시즌 전체 공격 시도가 3회에 불과하다. 풀타임 출전 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바쁘게 흘러가는 V-리그의 시즌은 야속하게도 OK금융그룹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딱 맞는 정답은 없지만, 몇 가지의 선택지는 있다. 어떻게든 이 중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진_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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