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환·재성이 힘내도록 도와줘야" 레오에게 베테랑의 향기가 느껴진다
- 남자프로배구 / 안산/이정원 / 2022-03-08 05:00:53
"차지환, 조재성은 공격도 하고 리시브도 가담한다. 팀 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조언도 하고 이끌 생각이다."
OK금웅그룹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어느덧 한국 나이 33살이 되었다. 이제는 베테랑의 향기가 느껴진다. 코트 위 활약은 물론이고 코트 밖에서도 진정한 리더가 되어가고 있다.
석진욱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7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8, 20-25, 25-23, 21-25, 15-8) 승리를 챙기며 한국전력(승점 40점 15승 14패)을 제치고 4위(승점 41점 16승 14패)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에는 윙스파이커에서 아포짓으로 변신한 에이스 레오가 있었다. 지난달 13일 현대캐피탈전에 이어 이날 경기도 아포짓 포지션에서 시작한 레오는 41점에 공격 성공률 56.45%를 기록했다.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만 집중하니 레오는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모아 공격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레오는 "현대캐피탈전에 처음 아포짓으로 들어갔다. 배구를 하면서 처음 아포짓 포지션에서 뛰었다. 그때는 안전하게, 코트 안에만 넣으려고 했다"라며 "감독님께서 다른 주문보다는 세게 때리라고만 하셨다. 세터와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석진욱 감독은 "레오는 남은 경기 아포짓으로 뛴다"라고 선언했다. 시즌 중간에 포지션 변경을 하니 혼란이 올 수도 있을 터. 하지만 레오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기에 좋다. 수비 부담이 없어 좋다. 블로킹도 좀 더 좋아진 것 같다. 내 플레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때릴 수 있는 공격 선택지도 많아졌고 더 각을 내 때릴 수 있게 됐다. 이전과는 다르게 세 명의 블로커 앞에서 공격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조금만 더 연습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레오의 말이다.
코로나19로 V-리그는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여자부는 추가 확진이 나와 2차 브레이크에 들어갔고, 남자부 역시 조심스럽다. OK금융그룹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른 팀에 비해 적었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스크 쓰고 훈련하고, 식사 역시 개인 도시락 통에 담아 각자 방에서 먹는다. 시즌 끝날 때까지 이와 같은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
레오는 "다행히 우리 팀은 코로나에 걸린 선수가 많이 없었다. 안 걸린 선수들끼리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시즌 중간,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라며 "지금은 밖에 웬만하면 안 나간다. 가족들 만날 때만 잠시 나간다. 최대한 숙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말을 이어간 레오는 "아무래도 6라운드는 체력전이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시즌 막바지다 보니 피곤한 건 당연하다.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지금 모든 팀들의 승점이 비슷한 상황이다. 부담이 많다. 더 많이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레오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화재 왕조를 이끈 주역이다. 또한 터키, 레바논, 중국,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온 레오. 30대가 되어 다시 돌아온 V-리그에서 레오는 코트 위 에이스 역할은 물론이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코트 밖에서도 리더, 형님 역할을 자처한다. 석진욱 감독은 레오의 말과 행동이 어린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레오는 봄배구 싸움을 함께 하고 있는 팀원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언제든지 건넬 예정이다. 특히 팀의 공수를 책임지고 있는 윙스파이커 차지환과 조재성에게는 더 많은 애정을 쏟아 그들이 힘을 내도록 하는 게 레오가 6라운드 할 일이다.
레오는 "난 나이가 있고, 경험이 많다. 차지환, 조재성 선수가 공격도 하고 리시브도 가담하며 우리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리시브, 공격에서 힘을 낼 수 있게 조언을 하면서 이끌 생각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윙스파이커로 간다고 해도 큰 부담은 없다. 조재성 선수가 원래 아포짓인데, 그가 다시 아포짓으로 가면 팀에 또 다른 장점을 안겨줄 수 있다.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는다"라고 웃었다.
베테랑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레오는 OK금융그룹과 봄배구를 즐길 수 있을까. 오는 11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와 6라운드 첫 경기에서 팀에 3연승을 안겨주기 위해 또 한 번 날아오를 예정이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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