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1중 1약 예상, 흥국생명도 나쁘지 않다" 해설위원들이 바라본 여자부 [개막 D-1]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10-15 01:14:27
드디어 도드람 2021-2022 V-리그가 16일 개막한다. 2020 도쿄올림픽 4강의 열기, 10년 만에 여자부의 새 식구가 된 AI페퍼스의 창단 등 여러 이슈 속에서 치러지는 V-리그 여자부는 벌써부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베일에 싸인 외인들과 도쿄즈의 활약 등이 기대되는 가운데 2021-2022시즌은 어떻게 흘러갈까. SBS스포츠 이정철 해설위원, KBSN스포츠 이숙자 해설위원과 여자부 시즌 판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5강 1중 1약'
먼저 이정철 위원은 "V-리그는 외인의 활약이 필요한 곳이다. 일단은 1라운드 지나봐야 윤곽이 나오겠지만 5강 1중 1약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GS칼텍스, 현대건설, IBK기업은행, KGC인삼공사, 도로공사가 상위권 싸움을 치열하게 펼칠 거라 예상했다. 1중은 흥국생명, 1약은 AI페퍼스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칠 다섯 팀들에 대해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이 위원은 "KGC인삼공사는 이소영을 영입했지만 오지영이 나갔다. 리베로 포지션이 변수다.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라셈의 파괴력도 올라와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도로공사는 양쪽 켈시와 박정아의 화력이 좋다. 여기에 임명옥, 정대영, 배유나 베테랑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 다만 지난 시즌보다 6경기가 늘어났기에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GS칼텍스는 선수들의 기본 기량이 좋다. 모마의 공격 도약도 괜찮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2021 KOVO컵 우승팀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야스민이 두 번째로 뽑힌 외인이기에 기본 공격 득점은 책임져 줄 것이다. 다만 황민경, 고예림이 한방을 책임질 수 있는 공격수가 아니다. 정지윤이 파워 넘치는 선수인데 주전으로 뛰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황민경, 고예림 이 두 선수가 어느 정도 득점을 내줘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숙자 위원 역시 이정철 위원과 비슷한 의견을 내비쳤다. 이 위원은 "도로공사, KGC인삼공사, 현대건설, GS칼텍스 IBK기업은행이 순위권 싸움을 펼칠 것 같다. 하지만 다섯 팀이 아직까지는 100%가 아니다. 그날 컨디션, 팀의 경기력에 따라 경기결과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숙자 위원은 "이번 시즌 외인들은 지난 시즌 뛰었던 디우프나 라자레바보다 조금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외인들의 임팩트가 워낙 강했다. 올 시즌에는 국내 선수들이 외인들의 점유율을 어느 정도 나눠가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5명이 나간 흥국생명, 그래도 기회는 있다
2020-2021시즌 준우승팀 흥국생명은 변화가 크다. 김연경이 해외로 떠났고, 김세영은 은퇴를 선언했다. 이다영-이재영은 연이은 논란과 함께 자유신분으로 팀을 떠났고 쏠쏠한 백업 자원이었던 이한비 역시 AI페퍼스로 갔다. '강제 리빌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흥국생명은 젊은 팀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젊은 선수들은 비시즌에 힘을 내고 있다. 연습경기에서 끈끈한 조직력을 보여주며 깜짝 놀랄 반전을 준비 중이다. 타팀 감독들도 흥국생명의 전력을 경계하고 있다.
이숙자 위원은 "흥국생명의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막 무너질 정도로 약하지 않다고 본다. 실업에서 뛰던 변지수, 최윤이가 들어왔다. 이전에 프로에서 뛸 때 주전이 아니었던 선수들이기에 이들의 활약도 지켜보면 좋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숙자 위원은 실업에서 넘어온 모든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주축 선수들이 모두 나간 상황에서 출산 후 다시 코트 위로 돌아온 '디그 요정' 김해란의 합류는 흥국생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코트 위 활약은 물론이고, 팀에 있는 것만으로도 어린 선수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김해란이다.
이정철 위원은 "흥국생명은 워낙 많이 빠져나가 분명 한계는 있다. 하지만 해란이가 들어왔다. 주변에 있는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줄 능력이 있는 선수다. 또한 외인 캣벨 역시 예전에 GS칼텍스에서 뛰지 않았나. 그때도 다른 외인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숙자 위원도 "김해란의 복귀는 분명 큰 힘이다"라고 이야기했다.
AI페퍼스 창단, 도쿄즈의 활약, 늘어난 경기수
신생팀 AI페퍼스가 상위 성적을 거둘 거라 예상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김형실 감독도 "시즌 목표는 5승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타팀들의 전력에 비하면 이름값이나 기량에서 살짝 밀리는 게 사실이다.
이정철 위원은 "AI페퍼스의 외인 실력은 괜찮다. 그런데 베테랑 선수가 없다.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경기에 나갔을 때 코트 위에서 머리싸움, 분위기를 잡아줄 선수가 없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배구 팬들을 하나로 모은 대회 2020 도쿄올림픽.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 투혼을 보여주는 등 배구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선수들은 현실적으로 호흡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올림픽 전에 열린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까지 나갔던 선수들은 더욱 팀에 머문 시간이 적었다. 또한 피로도 누적되어 있었다. 시즌 개막 전까지 팀원들과 완벽한 호흡을 맞추고, 국제 대회 출전으로 누적된 피로를 싹 푸는 것도 중요하다.
이숙자 위원은 "완전한 합을 맞추는 데 시간이 조금은 걸릴 것이다. VNL부터 자리를 비운 선수들이 많았다. 선수 구성이 바뀐 팀도 있는데, 빨리 적응해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부터는 여자부도 남자부와 마찬가지로 36경기를 치른다. 휴식일은 월요일뿐이다. 이전보다 타이트한 스케줄 속에서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 체력 관리도 시즌 성적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엄청난 이동거리도 생각해야 한다.
이숙자 위원은 "경기 수가 늘어났다. 촘촘해졌다. 이 부분이 시즌 마지막에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시즌 초반 팀들이 어떻게 전략을 짜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정철 위원 역시 "이번에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시즌이 진행된다. 1라운드가 지나면 조금 더 세밀한 자료들이나 어느 정도의 윤곽이 나올 거라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 어느 시즌보다 팬들의 많은 기대 속에서 열리는 여자부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격돌했던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장정에 오른다. 여자부 개막전은 오는 16일 오후 4시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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