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의 즐거운 상상 "챔프전에서 러셀 서브가 터진다면…"
- 남자프로배구 / 대전/이정원 / 2022-02-04 01:08:10
머릿속으로 그리던 꿈이 현실이 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제이슨' 고희진 감독도 항상 즐거운 상상을 머릿속에 그린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전통의 명가'답지 않은 성적표를 남겼다. 6승 30패,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여야 했다. 우승이 익숙하게만 느껴졌던 2010년대 초반의 아름다운 추억은 점점 희미해져만 갔다.
올 시즌도 삼성화재의 순위를 높게 점치는 이는 없었다. 백광현, 한상길 등이 들어왔지만 그럼에도 삼성화재의 예상 순위는 하위권이었다.
시즌 초반 별다른 반등을 보이지 못했던 삼성화재는 최근 들어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3일 한국전력전 포함 6경기에서 5승 1패라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상위권팀들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 에이스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의 활약이 놀랍다. 매 경기 남다른 공격력과 파괴력을 보여주며 고희진 감독을 웃게 하는 러셀은 3일 한국전력전에서도 대폭발했다.
2세트에 한 세트 최다 서브 득점(9점), 최다 연속 서브 득점(8점)을 올렸다. 이날만 11개의 서브에이스로 개인 한 경기 최다 서브 득점을 경신했다. 여기에 한 세트 개인 최다 득점(4세트 15점)에 개인 9호 트리플크라운까지 작성한 러셀은 양 팀 최다인 38점(후위 공격 14개, 블로킹 4개, 서브 11개)에 공격 성공률 53%를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고희진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선수들이 고맙다. 목표로 했던 승수에 조금씩 도달하고 있다. 위기를 이겨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고희진 감독은 5, 6라운드 목표 승수를 9승으로 잡았다. 5라운드 초반 두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고, 승점 6점을 따냈다. 삼성화재(승점 35점 12승 14패)는 이날 승리와 함께 OK그융그룹(승점 34점 13승 13패)을 최하위로 내리고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이제 3위 우리카드(승점 42점)와 승점 차도 7점 차다. 아직 장담하긴 이르지만 그래도 봄배구에 대한 희망의 끈이 살아 있는 건 사실이다.
고희진 감독은 "항상 버스를 타면 머릿속으로 많은 상상을 한다. 봄배구에 올라가고, 챔피언결정전 챔피언십 포인트 상황에서 러셀의 서브가 터지는 걸 매일 상상한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러셀이 지금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어느 누구도 쉽게 삼성화재를 볼 수 없다. 또한 주전 미들블로커 안우재도 잔부상을 털어내고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며 고희진 감독 전략에 힘을 주고 있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를 많이 뛴다고 해서 경험이 쌓이는 게 아니다. 뛰고 이겨야 경험이 쌓인다. 이제는 그런 힘이 생겼다"라며 "홍민기가 구력이 짧아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안우재가 부상에서 빨리 돌아와 교체 선수에 여유가 생겼다"라고 이야기했다.
고희진 감독은 "이번 주말에 OK금융그룹을 만난다. OK금융그룹도 최근 리듬이 좋다. 그 경기만 잘 넘어선다면 우리 리듬이 제대로 올라올 거라 본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버스에서 그리는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 꿈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오는 6일 OK금융그룹전 승리는 필수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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