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진 감독이 경기 내내 쉬지 않고 뛰어다닌 사연

남자프로배구 / 대전/김하림 기자 / 2021-11-03 01: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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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삼성화재는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2, 23-25, 11-25, 25-22, 15-9)로 승리하며 시즌 3연승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잊지 못할 11월의 하루를 만들었다. 이날 승리로 738일 만의 3연승, 우리카드 상대로 11연패 탈출, 고희진 감독의 부임 후 첫 3연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삼성화재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지난 시즌 1라운드 1승 5패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은 1라운드에만 벌써 승점 7점(3승 1패)를 따내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전 고희진 감독은 “분석관한테 우리카드를 상대로 몇 연패인지 몰라서 물어봤더니 11연패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 2년 동안 못 이긴 거다. 이번이 기회였고, 잃게 되면 오랜 기간 못 잡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도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라고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들도 승리를 향한 열망이 가득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코트 위에서 뛰어다녔다. 고희진 감독 역시 가만히 서 있지 않았다. 본인이 경기에 뛰는 것처럼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세레머니도 누구보다 크게 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줬다.

 

고 감독은 “나 역시 배구를 했으니 촉이라는 게 있다. 나의 감을 믿는 편이다. 좋은 느낌을 선수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감독이 코트 밖에서 보내는 응원은 선수들에게도 크게 작용했다.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은 “감독님이 젊으시기에 선수들과 파이팅하고 세레모니를 하는게 즐겁다. 감독님의 움직임이 자극제가 되어 좋은 결과를 만들고 팀이 패기있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게 해준다”라고 이야기했다.

감독의 자극제는 승리로 다가왔다. 대한항공에 이어 우리카드까지 지난 시즌 1, 2위를 기록한 팀 모두를 잡아냈다. 우리카드 상대로는 977일 만에 지긋지긋한 11연패의 사슬도 끊어냈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 ‘강서브’라는 팀 컬러를 만들었다. 세트 당 1.69개를 잡아내며 서브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서브 부문 6위(세트 당 1.021개)에 머물렀던 것과 상반된 기록이다. 본인들의 확실한 승리 공식을 만들었다.

 

고희진 감독은 “상대를 괴롭히면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서브 다음 블로킹, 수비, 2단 연결 연습을 많이 했다. 매끄럽게 이어져야 러셀에게 공이 잘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러셀 역시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기에 강서브를 장착하고 가야 할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명가 재건’ 정조준에 나섰다. 고 감독은 “경기를 하는데 전력이 약하다고 지려고 준비하는 감독은 없다. 목표는 크게 두지 않겠다. 한 경기, 한점 아끼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한 번 미쳐보겠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_대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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