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견의 예상 밖 부진, 체력 저하의 경고등 켜진 걸까

여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01-21 1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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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든든하게 현대건설의 후방을 지키던 김연견의 부진은 패배로 직결됐다. 현대건설의 입장에서는 그저 잘 안 된 하루이길 바라겠지만, 체력적으로 한계가 온 상황일 수도 있다.

현대건설이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2-3(22-25, 25-19, 25-19, 23-25, 12-15)으로 패하며 2023년 첫 패배를 당했다. 20점을 올린 양효진을 필두로 정지윤, 황민경, 황연주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전체적으로 리시브와 연결에서 불안함을 노출하며 패배를 면치 못했다.

이날 김연견의 부진은 현대건설에게 치명적이었다. 리시브 효율이 29.03%에 그쳤다. 시즌 리시브 효율이 40%를 넘는 김연견인 만큼 이날의 리시브 불안은 단순히 지표상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경기를 보는 팬들에게도 체감될 정도로 드러났다. 김연견이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디그도 마찬가지였다. 세트 당 디그 4.4개로 최근 5경기 중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4세트 부진은 뼈아팠다. 2, 3세트를 내리 따내며 분위기가 올라온 데다, 상대 팀 에이스 모마 레티치아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반드시 승리해서 승점 3점을 챙겨야 하는 세트였다. 그러나 김연견은 4세트에 리시브 효율 16.67%로 이날 5개의 세트 중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1-1에서는 유서연의 서브를 너무 길게 받으며 한수지의 다이렉트 득점을 허용했고, 11-17에서는 유서연에게 서브 득점을 내줬다.
 

물론 어느 선수든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날은 있기 마련이다. 현대건설은 이날이 김연견의 안 풀리는 날이었을 뿐이길 바랄 것이다. 그러나 김연견의 최근 기록은 다소 심상치 않다. 1일 IBK기업은행전부터 7일 페퍼저축은행전까지 김연견의 리시브 효율은 계속해서 50%를 웃돌았다. 그러나 11일 흥국생명전에서 26.32%를 기록하며 급격히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4일 KGC인삼공사전에서는 43.75%를 기록하며 이전 경기보다는 나았지만 마찬가지로 50%를 넘기지 못했고, 이날 29.03%를 기록하며 다시 리시브가 무너진 것이다. 앞선 5경기에서 1개 밖에 없었던 리시브 실패는 이날만 3번이나 나왔다. 상대 팀인 GS칼텍스가 경기 시작 전까지 리그 서브 최하위 팀이었다는 점에서 이날의 리시브 불안은 더욱 염려되는 지점이다(경기 이후 6위로 순위 상승).

시즌이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로 접어드는 시점, 김연견의 갑작스러운 부진의 원인으로 체력 저하를 의심할 수 있다. 비시즌 기간에 2022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까지 참여한 김연견은 시즌에 들어와서도 충분한 휴식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백업 리베로인 이영주는 2경기 2세트 출장이 이번 시즌 출전 기록의 전부다. 이 2경기도 1라운드와 2라운드 KGC인삼공사전이었다. 3라운드부터는 김연견이 모든 경기에 교체 없이 뛰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적절한 교체를 통한 체력과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일 수 있다.

김연견은 의심의 여지없이 최고 수준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근 한 두 경기에서의 부진으로 김연견을 평가 절하하는 배구 팬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아직도 13경기의 정규 시즌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정규 시즌 1위, 나아가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김연견의 부진이 더 길어지지 않도록 원인을 잘 분석하고, 그 원인이 체력 저하라면 적절한 휴식을 부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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