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박경현은 잊어라,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 여자프로배구 / 광주/이가현 / 2023-01-24 10:00:59
“(박)은서의 빈자리를 혼자 채우니까 더 책임감이 생겼어요.”
페퍼저축은행은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와 맞대결을 펼쳤다.
드디어 세트스코어 3-1(26-24, 24-26, 25-23, 25-23)로 이기며 시즌 중 첫 홈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로 페퍼저축은행은 기나긴 홈 13연패를 끊어냈다. 그 승리의 주역엔 박경현이 있었다. 29점을 올린 니아 리드의 뒤를 이어 17점을 올리며 팀 두 번째 득점을 책임졌다. 공격 성공률 역시 48.48%로 팀에서 가장 높았다. 고전했던 지난날을 다 잊게 만드는 경기였다.
박경현 역시 본인의 경기력에 만족하는듯했다. 그는“설 연휴에 이겨서 너무 기쁘다. 팬분들께도 큰 선물 드린 것 같아 행복하다”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경현은 이번 경기 본인 최다득점을 올렸다. 중요한 순간에 득점을 올렸고 리시브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1~3라운드까지 고전했다. 특히 리시브 효율 25.55%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박은서와 종종 교체됐지만 박은서의 부상으로 온전히 한 자리를 혼자 책임지게 되었다.
이번 경기에선 세트별 기복도 적었다. 리시브 효율 역시 58.33%로 안정적이었다. 또한 15개 중 12개의 디그를 걷어 올리며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힘입어 다른 날개 공격수 역시 득점을 올렸다. 박경현은 “시즌 초반 부진했다. (박)은서가 아파서 교체 선수 없이 뛰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임감이 더 생겼다. 더잘 해보겠다”라며 본인의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경현은 대구광역시청 여자배구단 소속으로 뛰었다. 페퍼저축은행 창단 당시 프로팀으로 돌아왔다. 그가 느끼는 프로팀과 실업팀의 차이는 무엇일까. 박경현은 “훈련 시스템이 다르다. 훨씬 촘촘하다. 코트 안에서 이뤄지는 연결 동작 하나도 범실이 되면 크게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박경현은 서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월 12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 앞서 이경수 감독대행은 “박경현이 서브에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박경현과 박은서를 번갈아 기용한다. 박경현이 서브를 최대한 적게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을 쓰려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번 경기 역시 서브 부담을 피해 갈 순 없었다. 9번의 서브 차례 중 5개가 범실로 이어졌다. 박경현은 “최대한 자신 있게 때리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이번 경기는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서브를 때리면 다 나갔던 것 같다”라며 멋쩍게 웃음 지었다.
그는 다음 경기에 대한 열의가 불탔다. 연승을 위해선 반드시 기세를 이어가야 하는 페퍼저축은행이다. 박경현은 “20점 이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득점을 이어가는 힘이 필요하다”라며 다음 경기를 위한 각오를 다졌다.
사진_광주/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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