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리베로로 전향한 삼성화재 이지석의 굳은 다짐
-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0-06-06 20:06:43
[더스파이크=용인/강예진 기자] “한번 부딪혀 보겠습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5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불안한 경기력의 원인 중 하나는 리시브였다. 삼성화재는 2019~2020시즌 남자부 리시브 부문 최하위(효율 28.37%)에 그치며 7개 팀 중 유일하게 리시브 효율 30% 이하를 기록했다. 불안한 리시브는 차기 시즌 삼성화재가 풀어야 할 명확한 숙제 중 하나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시브 라인 전반적으로도 변화가 많다. 이승현과 리베로진을 책임진 백계중은 팀과 재계약하지 않고 떠났다. 소집해제 후 합류한 류윤식은 우리카드로 떠났다. 지난 시즌 이승현은 리시브 효율 32.18%로 안정적이지 않았다.
공백이 생긴 리베로진에는 프로에서 두 시즌을 보낸 이지석이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화재로서는 이지석의 성장이 꼭 필요하다. 이지석은 데뷔 시즌 백업 윙스파이커와 리베로를 오가며 출전했고(16경기 26세트) 지난 시즌에는 14경기(36세트)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30.48%를 기록했다.
붙박이 리베로로 나서는 만큼 이전보다 이지석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이지석은 “부담감이 크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하려 한다”라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전문 리베로가’가 주는 무게감은 크다. 이지석은 그동안 수비력이 뛰어난 윙스파이커로 평가받아 왔지만 리베로는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또 다른 역할이 요구되는 포지션이다.
리베로는 ‘견뎌야 하는 자리’다. 리시브 라인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범위를 책임지며 심리적 압박감도 이겨내야 한다. 이지석은 “마인드 컨트롤을 하긴 하지만 쉽지 않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신다. 감독님과 형들이 편하게 하라고 다독여 주시고 위로해 주신다”라고 이야기했다.
고희진 감독은 이지석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려 노력한다. 이지석은 “실력 부분은 둘째치고 자신감 있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강조하신다. 처음에 못 하는 건 당연하다고 하신다. 부담을 덜 수 있게 많이 도움을 주신다”라고 전했다.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이지석은 순발력과 넓은 수비 범위가 장점이다. 이런 면은 리베로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지석 역시 리베로 소화를 위해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체력 보강과 함께 안정적인 하체 힘을 기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이지석은 “리베로는 하체가 좋아야 한다. 하체를 위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발이 빨라야 하기에 스텝 연습도 꾸준히 한다”라고 말했다.
이지석은 형인 이지훈(대한항공)과 같은 포지션을 맡게 됐다. 리베로 선배인 형에게 조언을 구했냐는 물음에 “물어보긴 했는데, 형도 잘못한다며 별말은 하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배구를 시작한 이후 첫 전문 리베로의 도전을 앞둔 이지석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우리 팀이 리시브가 약하다는 우려가 있지만 한번 부딪혀 보겠다”라며 힘줘 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