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KB손해보험-한국전력, 같은 듯 다른 실패 사연

매거진 / 서영욱 / 2020-04-06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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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도드람 2019~2020 V-리그는 3월 23일 조기 종료됐다. 남자부 3강이 일찌감치 정해진 가운데 5위 삼성화재부터 6위 KB손해보험, 7위 한국전력은 상위권과 꽤 큰 차이로 벌어지며 두 시즌 연속 상위권 진출에 실패했다. 이 세 팀을 돌아보면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한 필수 요소와 리빌딩(혹은 리툴링) 팀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봄 배구 탈락 세 팀이 남긴 사연은 무엇이었을까.


실패한 외국인 농사가 가져온 결과

세 팀 중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가 한 시즌 운용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몸소 보여줬다. KB손해보험은 자유계약 시절 V-리그에서 뛴 바 있는 마이클 산체스(등록명 산체스)를 트라이아웃에서 지명해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산체스는 연습경기에서도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컵 대회를 앞두고 어깨 부상을 입은 산체스는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고 회복까지 두 달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불가피했고, 대안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KB손해보험은 V-리그 경력이 있는 브람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브람 카드는 실패였다. 브람은 1라운드 128점에 공격 성공률 46.55%, 2라운드 공격 성공률 47.95%로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3라운드는 부상으로 두 경기 출전에 그쳤다. 두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도 38.46%에 그쳤다. 간혹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공격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대에 못 미쳤다. 한방을 해결해줄 외국인 선수에게서 문제가 생긴 KB손해보험은 리그 첫 경기 승리 이후 12연패라는 너무나 깊은 늪에 빠졌다. 당시 연패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승부처에서 득점해줄 공격수 부재가 매우 크게 다가왔다. 오픈 공격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마테우스 합류 이후에는 5승 3패로 다시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마테우스 위주 단조로운 공격의 한계로 리그 중단 전까지 다시 5연패에 빠졌다.



삼성화재 역시 시즌 개막 전 일찍이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조셉 노먼은 부상과 기량 모두 문제를 보였다. 이에 산탄젤로를 선택했지만 이번에도 부상이 문제였다. 컵 대회 직전 발목 부상으로 가뜩이나 합류가 늦은 상황에서 부상도 나오면서 많은 게 꼬였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그간 박철우와 동시에 뛸 수 있는 윙스파이커 외국인 선수를 지명했지만 올 시즌은 노먼에 이어 산탄젤로까지 모두 아포짓 스파이커를 영입했다. 박철우와 같은 포지션 외국인을 데려오면서 이를 해결할 방안도 구상해야 했다. 이에 삼성화재는 시즌 전 박철우를 미들블로커로 기용하거나 아포짓 스파이커로 산탄젤로와 박철우 중 한 명만을 기용하는 라인업을 구상하고 준비했다. 오랜 시간 붙박이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한 박철우지만 35살에 달한 나이와 그간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다녔기에 풀타임 아포짓 스파이커 소화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판단 착오였다. 박철우는 간혹 미들블로커로 투입되긴 했지만 한 경기를 미들블로커로 온전히 소화하기는 역부족이었고 시즌 개막 초반 산탄젤로가 박철우와 동시에 투입되기도 했지만 예상대로 리시브에 문제를 드러냈다. 최종적으로는 두 선수 중 한 명만 코트를 밟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팀에 긍정적인 운영은 아니었다. 산탄젤로는 브람보다는 나은 기록을 보여줬지만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 중 최고 공격력을 보여준 선수가 동시에 코트를 밟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전력 손실이었다. 산탄젤로가 박철우와 비교해 기록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 그랬다.

물론 삼성화재는 KB손해보험처럼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처지진 않았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3위 현대캐피탈과 승점 4점차에 불과해 3위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후술할 문제들이 겹치면서 힘이 빠졌고 7연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삼성화재는 KB손해보험보다는 외국인 선수로부터 오는 문제가 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즌 난이도를 자체 상승시킨 셈이 됐다.


윙스파이커 딜레마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한국전력의 공통점은 주전 라인업이 일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다른 포지션보다도 윙스파이커 조합 문제가 두드러졌다. 세 팀 모두 시즌 내내 주전 윙스파이커 조합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KB손해보험은 큰 틀에서는 김정호-김학민이 자주 주전으로 나섰다. 하지만 세트별 선발 라인업 변화가 많고 세트 중에도 교체가 많았다. 권순찬 감독은 시즌 내내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았다. 김학민과 김정호 외에도 정동근과 홍상혁, 김동민까지 많은 선수가 세트 중에 코트 안팎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어느 조합도 안정감을 꾸준히 주진 못했다. 김학민은 공격만 보면 팀 내 윙스파이커 중 최고로 둘만 했지만 리시브 약점이 컸고 직전 두 시즌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체력 문제도 따라왔다. 김정호는 그나마 팀에서 공수 균형이 가장 나은 선수였다. 하지만 경기별, 세트별 기복이 심했다. 신장에서 오는 블로킹 약점도 뚜렷했다.

이들을 대체하기 위해 나온 정동근은 지난 시즌보다 리시브가 흔들렸고 김동민은 수비에는 강점이 있었지만 공격에서 한계가 명확했다. 홍상혁은 시즌 초 출전 기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이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해선 주전이 큰 뼈대를 잡고 백업이 받쳐주는 그림이 나와야 했다. 하지만 KB손해보험 윙스파이커진은 주전부터 불안함이 드러나며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부상으로 모든 게 꼬였다. 송희채가 지난 시즌처럼 공격과 수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해주는 게 기본 바탕이었다(지난 시즌 송희채는 타이스, 박철우에 이은 팀 내 득점 3위, 리시브 시도는 팀 내 2위였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가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들어오면서 정상적인 3인 리시브를 가동할 계획이었기에 송희채의 공격력을 더 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송희채는 팔꿈치 부상과 폐렴으로 비시즌을 대부분 날렸고 시즌 개막까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송희채는 2019년 10월 26일 시즌 첫 경기에 나선 이후에도 결장과 교체가 잦았고 지난 시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에서 리시브도 가장 안정적이고 공격력도 갖춘 송희채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삼성화재 윙스파이커진도 갈피를 잃었다. 고준용과 김나운, 정성규 등이 나선 윙스파이커진은 삼성화재가 상위권을 달릴 때만 해도 각자 강점으로 약점을 가리고 있었다. 고준용이 어느 정도 공수 균형을 잡고 김나운은 공격에서 강점을 보여주며 박철우를 보좌했다. 정성규는 신인다운 패기와 기대 이상의 공격력으로 힘을 보탰다. 하지만 고준용은 공격과 리시브 모두 2% 아쉬웠고 김나운과 정성규는 리시브 약점이 뚜렷했다. 신진식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송희채의 복귀와 역할을 강조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윙스파이커마다 강점도 분명했지만 약점도 너무 뚜렷했다는 게 문제였다.


‘본격 리빌딩 스타트’ 한국전력이 가는 길

2년 연속 최하위로 떨어진 한국전력은 앞선 두 팀과는 노선이 조금 다르다. 삼성화재가 리툴링을 통한 포스트시즌 진출, KB손해보험 역시 젊은 선수들 성장을 기반으로 봄 배구를 노린 것과 달리 한국전력은 처음부터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즌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망주 위주의 팀 구성을 활용한 장기간 리빌딩의 길을 걷는 팀을 모델로 삼았다.

한국전력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 기대한 팬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어진 전력을 보더라도 한국전력은 봄 배구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한국전력이 장기적인 리빌딩을 선언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이런 방향을 이해했다. 다만 국내 프로스포츠는 미국 프로팀들이 하는 것처럼 리빌딩을 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미국처럼 신인드래프트 상위픽으로 얻는 선수의 재능이 압도적이라는 보장이 없고 미국만큼 그런 리빌딩을 바라보는 시선에 인내심이 있지 않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리빌딩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이기고자 하는 방향성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전력 역시 젊은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하면서도 그 안에서 최대한 승리에 가까워지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컵 대회부터 드러났듯이 라인업에 약점이 뚜렷했다. 가빈을 제외하면 확실히 믿음을 주는 포지션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비시즌 준비 단계에서 조합을 갖춰둔 윙스파이커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전력은 김인혁과 최홍석 조합으로 시즌을 출발하려 했지만 최홍석이 비시즌 갑상선암 수술을 겪으면서 차질이 생겼다. 최홍석은 리시브가 안정적이진 않지만 여전히 준수한 파이프 공격을 보여주는 등, 공격 다양화를 위해서 꼭 필요한 옵션이었다. 하지만 최홍석 컨디션이 시즌 초반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고(1라운드 공격 성공률 40.51%) 결국 2라운드 2경기를 남기고 OK저축은행으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최홍석 자리는 구본승이 메웠고 구본승은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리시브에서는 집중 공략당하며 흔들리는 경기도 많았지만 공격에서는 팀의 2, 3 옵션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지만 갑작스런 팀 이탈로 구본승도 시즌 후반에는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윙스파이커진이 예상치 못한 변수 두 개에 흔들리는 사이 컵 대회부터 문제를 드러낸 미들블로커진은 약점을 고스란히 이어갔다. 올 시즌 한국전력은 속공 6위(52.48%), 블로킹 6위(세트당 2개)를 기록했다. 장준호 영입으로 숨통을 트긴 했지만 중앙에서 오는 약점을 완전히 가리진 못했다. 가빈을 제외하면 사이드 블로킹이 높은 팀도 아니었기에 중앙 블로킹 약점은 더 두드러졌고 공격에서도 단조로울 수밖에 없었다(속공 시도 322회로 최저).



이처럼 라인업에 약점이 뚜렷하고 팀 성적도 최하위였지만 리빌딩 팀으로서 방향성은 확실히 가져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한국전력은 5라운드 세 번째 경기였던 지난 2월 12일 우리카드전부터 이승준과 김명관을 꾸준히 선발 기용했다. 경기 중에 교체되는 경우는 있지만 경기를 시작하는 라인업에는 항상 두 선수를 넣었다.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가능성은 보여줬다. 이승준은 5라운드 이후 공격 성공률 43.1%, 리시브 효율 22.05%를 기록했다. 당시 우리카드전과 5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현대캐피탈전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김명관은 아직 공격수와 호흡이 완전하지 않고 특히 속공 활용에 있어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명관은 신장을 앞세운 블로킹은 위력적이었고 높은 타점에서 보내는 패스는 조금만 더 경험이 쌓고 호흡을 맞춘다면 좋은 무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김명관과 이승준 모두 신체조건이 상당히 좋다는 점(이승준 196cm, 김명관 195cm)도 두 선수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를 말해준다. 관건은 앞으로 두 선수가 얼마나 팀이 만족할만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주느냐이다.


리빌딩 팀의 영원한 숙제 ‘크랙 고르기’

종합하면 세 팀 모두 시즌 전 구상한 주축 선수들에게서 문제가 생긴 게 실패를 거듭한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세 팀은 위의 경우처럼 외국인 선수 문제나 부상 문제 외에도 고려할 지점이 있는데, 팀에서 차기 주자로 선정한 젊은 선수의 경기력이다. KB손해보험은 황택의와 김정호, 삼성화재는 김형진이 해당한다. 한국전력은 앞서 언급한 두 선수 외에 김인혁이 포함된다.

리빌딩 혹은 리툴링 등으로 표현되는 라인업 변화 과정을 겪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 팀 전력에 한계를 느꼈거나, 기존 주축 멤버가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기량이 떨어지는 걸 대비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그 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얼굴이 되어줄 만한 선수, ‘크랙(Crack)’이 될 만한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종목 불문 리빌딩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이것이다. 국내에서 좋은 신인 합류로 리빌딩에 성공한 사례로는 과거 서재덕과 전광인을 영입한 이후 한국전력을 들 수 있다. 한국전력은 2011~2012시즌 서재덕이 신인으로 합류해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전광인 2년차 시즌인 2014~2015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전광인 체제로 2016~2017시즌 한 차례 더 봄 배구에 성공했다.

한국전력 사례처럼 대형신인이 입단 초기부터 바로 자리를 잡아주면 더없이 좋은 시나리오지만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잠재력이 터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때도 있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많다. 리빌딩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새 주축 선수를 확보해야 한다. 리빌딩의 첫 단추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인 이 시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리빌딩은 ‘크랙 찾기’ 단계에서 무한 반복된다. NBA에서 스테픈 커리가 터지기 전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나 아직 이 단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새크라멘토 킹스가 긴 인고의 세월을 보낸 것도 이 ‘크랙’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언급한 세 팀은 아직 옥석 가리기를 완벽하게 끝내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다. KB손해보험의 경우, 김정호는 첫 풀타임 주전 시즌을 보내며 기복이 있었고 신장에서 오는 약점도 뚜렷했지만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올해로 4년차를 맞은 황택의 활약은 조금 아쉬웠다. 황택의는 속공 활용을 선호했으나 미들블로커의 저조한 공격력이 맞물려 장기가 살아나지 않았고(팀 속공 성공률 51.28%로 최하위) 결정적인 순간 속공 고집 등 경기 운영도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시즌 막판 외국인 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기를 펼쳐 아쉬움을 남겼다. KB손해보험은 2018~2019시즌 중반 이후 펠리페 공격 점유율이 매우 높았다(지난 시즌 펠리페의 4라운드 이후 공격 점유율은 44.34%였다). 올 시즌도 마테우스는 합류 이후 41.4%를 기록 중이다. 팀의 노선을 ‘젊은 선수들의 경험 쌓기’로 잡은 상황이라면 승리가 중요하더라도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이런 경기 운영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 어렵다. 지난 시즌 후반 김정호를 활용해 가능성을 봤던 것처럼, 올 시즌도 좀 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게 나았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삼성화재도 풀타임 주전 두 번째 시즌을 치른 김형진이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 어깨 부상으로 출발이 좋지 않았고 돌아온 이후에도 경기력 기복이 컸다. 올 시즌 신진식 감독이 송희채와 함께 가장 자주 언급한 선수 중 한 명이 김형진이었다. 신진식 감독은 경기 중 김형진의 자신감 문제와 경기 운영에 대해 종종 언급했다.

한국전력은 김명관과 이승준을 올 시즌 막판 차기 주자로 선택한 가운데 김인혁이 또 다른 주자로 올 시즌을 보냈다. 앞선 두 시즌은 부상으로 결장하는 날이 많았지만 올 시즌은 부상 없이 시즌을 치렀다. 김인혁은 3라운드까지 공격 성공률 50% 이상을 기록했다. 서브도 3라운드까지 67세트에서 서브 에이스 33개를 기록하는 등 준수했다. 하지만 4라운드 이후 세트당 서브는 0.15개, 0.167개, 0.111개로 감소했고 공격 성공률도 4, 5라운드는 50% 이하로 떨어졌다. 리시브도 라운드마다 기복이 컸다.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 한국전력의 봄 배구 좌절 요인 중 외국인 선수 문제와 부상은 굳이 분류하면 단기적인 문제다. 외국인 선수는 다음 시즌에 새롭게 선발할 수 있고 부상 변수는 매 시즌 터지는 건 아니다. 두 가지보다 중요한 건 팀에 장기간 머무르며 활약할 국내 선수 에이스를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가 전력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맞지만 강팀을 만드는 기본 뼈대는 국내 선수다.

올 시즌까지는 세 팀 모두 아직 과도기에 있다. 아직 잠재력이 터지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고, 혹은 조합의 문제일 수도 있다. 다만 팀의 차기 주자로 앞서 언급한 선수들을 선택한 만큼, 이 선수들이 중심이 돼 뭔가 결실을 봐야 지금의 팀 운영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간판스타’ 발굴이 빨리질 수록, 세 팀을 봄 배구에서 볼 시기도 당겨질 것이다.


글/ 서영욱 기자
사진/ 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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