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3위를 노려라, ‘2중’ 흥국생명-KGC의 뜨거운 순위경쟁
- 여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20-02-15 07:17:00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가 요동치고 있다. 굳건할 줄만 알았던 3강-3하 구도가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2강-2중-2약 체제로 바뀌었다. 연패 중인 흥국생명, 그리고 연승을 달리는 KGC인삼공사가 만들어낸 구도다.
여자부는 정규시즌 3위까지 포스트시즌에 나선다. 2, 3위가 플레이오프를, 그리고 여기서 승리한 팀이 1위 팀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남자부와 달리 준플레이오프는 없다. 흥국생명과 KGC인삼공사의 3위 탈환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두 팀은 앞으로 두 차례 맞대결(5, 6라운드)을 앞두고 있다. 14일 기준 승점 차이는 6점. 맞대결 결과나 향후 경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차이다.
두 팀 이야기 외에도 지난 한주를 빛낸 이야기를 돌아본다. 그리고 오는 15일부터 20일까지 있을 여자부 경기에 대해서도 미리 살펴본다.
(모든 순위 및 기록은 14일 기준)
1위 현대건설 (승점 48, 18승 4패, 연속 5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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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vs 한국도로공사 3-0 승
지난주 현대건설은 모처럼 달콤한 일정을 보냈다. 4일 경기 이후 11일까지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었다. 정말 천금과도 같은 여유였는데,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채울 시간이 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11일 경기에 고유민과 이영주를 리베로로 투입했다. 리시브가 좋은 고유민을 주력으로 뛰었다. 고유민은 리시브효율 5.88%로 수치가 높진 않았다. 그러나 움직임 자체가 나쁘진 않았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당분간 고유민과 이영주가 번갈아 나서면서 실전 경험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연견이 부상으로 빠지고, 이 자리에 고유민과 이영주가 투입되면서 선수폭에 문제가 생겼다. 이전까지 고유민은 고예림-황민경을 돕는 백업 윙스파이커 역할을 했다. 이영주는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서 서브를 넣고, 수비 한 자리를 보강하는 서베로(서브+리베로)였다. 둘이 리베로를 하게 되면서 남은 기간 현대건설은 황민경-고예림만으로 윙스파이커 자리를 채워야 한다. 포지션 특성 상 리시브(수비)가 일차적으로 가능해야 하는데, 그런 자원이 마땅치 않다. 리베로 자리에 다른 선수가 나섰다는 문제보다 이것이 향후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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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vs KGC인삼공사 (수원 실내체육관)
18일 vs IBK기업은행 (수원 실내체육관)
하위권과 두 경기를 앞둔 현대건설이다. 다음 두 경기 모두 홈에서 치러진다. 15일 KGC인삼공사와 경기에 시선이 간다. KGC인삼공사는 최근 4연승으로 기세가 좋다. 3위 흥국생명 자리도 노리고 있는 상황. 올 시즌 현대건설은 KGC인삼공사 상대로 전승(4승 무패)을 달리고 있다. 1위와 4위 맞대결이지만, 최근 분위기를 볼 때 재미있는 매치업이 될 전망이다.
2위 GS칼텍스 (승점 46, 15승 8패, 연속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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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vs KGC인삼공사 2-3 패
13일 vs 흥국생명 3-1 승
GS칼텍스는 1위 현대건설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이다. 승점 차이는 단 2점. 뒤처지지 않고 선두 뒤를 잘 따라가고 있다.
9일 KGC인삼공사에게 덜미를 잡혔지만, 승점 1점을 챙기는 데에는 성공했다. GS칼텍스가 자랑하는 러츠-이소영-강소휘 삼각편대는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러츠가 30점, 강소휘가 22점, 이소영이 18점을 기록했다. 다만 중앙 활용이 적었던 게 흠이었다. 날개 세 명이 높은 득점을 보인 것과 달리 미들블로커들 득점은 모두 합쳐 단 9점(한수지, 권민지 4점, 김유리 1점)에 불과했다. 5세트까지 경기가 진행됐음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낮은 득점이다.
GS칼텍스는 이후 연승이 끊기면서 흔들릴 수 있는 분위기를 곧바로 승리로 다잡을 수 있었다. 흥국생명은 주포 루시아가 빠지면서 신인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출전했다. 한 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승점 3점을 온전히 챙기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세터 안혜진 출전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시즌 중반 다소 침체기에 빠졌던 안혜진인데, 이를 이겨내고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 안혜진과 이고은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그림은 이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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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vs 한국도로공사 (김천실내체육관)
13일 경기 이후 여유가 생긴 GS칼텍스다. 다음 경기는 19일 한국도로공사전이다. 이소영 복귀 이후 GS칼텍스는 ‘뛰어난 삼각편대’ 장점과 ‘빈약한 미들블로커 공격력’ 단점을 계속 보이고 있다. 화려한 장점만큼 단점은 여전히 쉽사리 해결되고 있지 않다. 기존 한수지, 김유리 외에 문명화, 권민지 등을 투입하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정규시즌을 넘어 플레이오프,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 가서 좀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이 부분 보완이 필수적이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 상대로 3승 1패를 달리고 있다. 직전 맞대결이었던 4라운드에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GS칼텍스가 이겼다. 하위권 팀인 만큼 꼭 잡아야하는 상대다.

3위 흥국생명 (승점 37, 10승 13패, 연속 7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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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vs IBK기업은행 1-3 패
13일 vs GS칼텍스 1-3 패
연패 사슬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주 두 경기 모두 패하면서 7연패에 빠졌다.
흥국생명은 8일 최하위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도 무너졌다. 외인 어나이가 무려 37점을, 그리고 백목화(14점)-김수지(10점)-표승주(10점)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해냈다. 흥국생명은 상대의 화력을 견제하지 못했다.
8일 경기는 흥국생명 입장에서 아쉬울 법했다. 최근 컨디션이 좋던 외인 루시아가 경기 초반 발목에 통증을 느껴 빠졌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아킬레스에 건염이 발견됐다. 이후 휴식 차원에서 13일 경기는 결장했다.
한시가 급한 흥국생명에게 루시아의 부상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다행히 어디가 찢어지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신인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 것은 긍정적이었다. 김다은-박현주 두 신인은 지난주 두 경기 모두 나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팀 위기 속에서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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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vs 한국도로공사
20일 vs KGC인삼공사
4위 KGC인삼공사와 승점 차이는 고작 6점이다. 승점 관리를 잘 한 덕분에 승리가 하나 부족하고도 승점은 크게 앞서고 있다.
추격하는 팀을 뿌리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맞대결에서 이기는 것이다. 흥국생명은 오는 20일 KGC인삼공사와 만난다. 후반기 최고 이슈인 ‘연패 흥국생명-연승 KGC인삼공사’ 간 맞대결이기에 관심을 끈다.
흥국생명에게 가장 좋은 그림은 중요한 경기에 앞서 연패를 끊는 것이다. 16일 한국도로공사전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올 시즌 두 팀 상대전적은 2승 2패로 동률이다. 지난 13일 루시아에게 휴식을 준 것도 어쩌면 16일 경기를 위한 노림수가 아니었을까.
4위 KGC인삼공사 (승점 31, 11승 12패, 연속 4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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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vs GS칼텍스 3-2 승
12일 vs IBK기업은행 3-0 승
여자부 후반기를 뜨겁게 달구는 팀이다. KGC인삼공사는 어느덧 4연승으로 3위 흥국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상위 팀인 GS칼텍스를 잡아낸 것이 컸다. 당시 GS칼텍스는 5연승으로 기세가 뜨거웠다. 외인 디우프가 홀로 47점을 몰아쳤고 미들블로커 한송이가 그 뒤를 이어 14득점(6블로킹)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서브 1위 팀인 GS칼텍스 상대로 리시브를 잘 버텨낸 게 돋보였다. 이날 KGC인삼공사 리시브효율은 41.24%로 시즌 팀 효율(32.19%)과 비교해 높았다. 고민지-지민경에 근육 부상으로 두 경기 쉬었던 최은지까지 합류하면서 세 명이 함께 버티는 그림은 이영택 감독대행이 만족스러워할 만했다.
12일 경기도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문제는 경기 도중 리베로 오지영이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다. 정밀검진 결과 발목 인대 부분파열 진단을 받았다. 1~2주 가량 회복이 필요한 부상이다. 팀 리시브와 수비의 핵심인 오지영 자리는 당분간 노란이 메운다. 한창 상승세인 KGC인삼공사가 부상 위기도 이겨낼 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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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vs 현대건설 (수원 실내체육관)
20일 vs 흥국생명 (인천 계양체육관)
현대건설-흥국생명과 만나는 일정이다. 선두 현대건설은 올 시즌 KGC인삼공사가 한 차례도 꺾지 못한 상대다. 리베로 오지영이 빠진 가운데 치러지는 쉽지 않은 경기다. 상대 역시 최근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빠져 아직은 완벽하게 안정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KGC인삼공사의 최근 기세가 좋은 만큼 시즌 상대전 첫 승리를 노림직하다.
15일 경기 다음으로는 가장 중요한 흥국생명전이다. 순위를 따라잡는 데에 가장 좋은 건 역시나 맞대결 승리다. 봄 배구 희망이 커진 만큼 선수들 사이에서도 묘한 경쟁심이 불타오르고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KGC인삼공사에겐 흥미로운 한 주가 될 전망이다.

5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21, 7승 15패, 연속 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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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vs 현대건설 0-3 패
한국도로공사는 선두 현대건설에게 0-3으로 졌다. 어느덧 4연패로 길어졌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이제는 힘들어졌다.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라고 말했다. 당장 성적보다는 팀 미래를 위한 기용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세터 자리가 가장 이슈다. 베테랑 큰언니 이효희 대신 이원정-안예림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원정은 자주 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속도가 더디다. 올 시즌 팀의 키 플레이어로 지목될 정도로 기대를 모았지만, 여전히 발전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는 상태다.
안예림은 181cm로 장신 세터다. 아직은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김종민 감독이 ‘세대교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만큼 앞으로 자주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 외에도 하혜진, 정선아, 유서연, 전새얀 등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 한국도로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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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vs 흥국생명 (인천 계양체육관)
19일 vs GS칼텍스 (김천 실내체육관)
한국도로공사는 16일, 긴 연패에 빠진 흥국생명과 만난다. 당장 흔들리는 팀 분위기 수습을 위해선 이런 경기에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김종민 감독은 “선수들이 봄 배구와 멀어지면서 의욕과 동기를 잃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로서 책임감은 성적과 무관하게 늘 살아있어야 한다. 그 다음 경기는 3일 뒤인 19일 GS칼텍스다. 일정도 빡빡하고 상대도 만만치 않다. 여러모로 16일 경기에서 승리가 꼭 필요하다.
6위 IBK기업은행 (승점 21, 7승 16패, 연속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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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vs 흥국생명 3-1 승
12일 vs KGC인삼공사 0-3 패
지난주 IBK기업은행은 공교롭게도 순위 싸움 중인 3위 흥국생명, 4위 KGC인삼공사와 붙었다. IBK기업은행은 연패 중인 흥국생명에겐 1패를, 연승 중인 KGC인삼공사에게는 1승을 각각 선사했다.
흥국생명전에서는 살아난 어나이+국내선수 활약이 조화를 잘 이뤘다. ‘컨디션 좋은 어나이는 뛰어난 선수’라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한 경기였다. 그 페이스가 시즌 초반부터 보였다면 하는 짙은 아쉬움을 가질만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전에서는 전반적인 팀 경기력이 아쉬웠다. 상대가 워낙 기세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제 경기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국내 선수들 부진이 가장 아쉬웠다. 어나이를 도와 한 축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저조했다. 특히 주장 표승주가 6득점, 성공률 18.75%로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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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vs 현대건설
IBK기업은행은 한국도로공사와 최하위 탈출을 두고 다툰다. 승점은 21로 같지만, IBK기업은행이 한 경기 더 치른 상태다. 그런 IBK기업은행의 이번주 상대는 선두 현대건설이다. 연승으로 기세도 좋고, 전반적인 선수 구성이나 경기력도 IBK기업은행보다는 한 수 앞선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은 지난 4라운드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당시 현대건설은 한창 승승장구하던 때였다. 이번에도 그런 한 방을 날려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광준 기자 kwang@thespike.co.kr
사진_더스파이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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