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알고 보자! 하우 투 인조이 발리볼 - 로테이션 & 교체 편

매거진 / 이광준 / 2020-02-03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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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배구의 포지션, 그리고 로테이션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에는 로테이션과 관련된 두 번째 시간이다. 전위와 후위 역할 차이. 그리고 이에 따른 로테이션 시 교체 활용법을 알아본다.


전위 & 후위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전위와 후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코트 중앙을 가로지르는 하얀색 선(어택 라인)을 기준으로 네트 쪽은 전위, 그 뒤는 후위가 된다. 로테이션 상 전위에 위치한 세 명은 코트 위 어느 곳에서든 공격이 가능하지만, 후위에 해당하는 선수들은 공격에 제약이 있다.

간단히 말해서 후위 선수들은 전위에서 공격할 수 없다. 이에 따른 예외 상황이 있는데, 공이 일부분이라도 네트 상단 아래로 내려왔을 경우엔 공격 동작을 할 수 있다. 후위 선수가 전위에서 점프 없이 네트 아래서 공을 넘기거나, 언더로 높게 띄워 상대 코트로 보내는 등의 행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전위와 후위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블로킹이다. 블로킹에는 전위 세 명만 가담할 수 있다. 블로킹하는 상황이라면 후위 세 명은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디그를 준비한다. 전위 선수들 중 블로킹에 가담하지 않은 선수들도 디그에 나선다.

전위와 후위로 선수 간 역할을 나누고는 있지만, 이것이 플레이할 때 위치를 강요하는 개념은 아니다. 즉 후위 선수도 얼마든지 어택 라인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고, 반대로 전위 선수들도 후위 선수들보다 뒤로 가도 상관없다. 핵심은 공격과 블로킹 가담이 되겠다.

일반적으로 후위보다 전위에서 하는 공격이 훨씬 수월하다. 전위 선수들은 네트 가까이서 공격하기 때문에 각을 내기 수월하다. 반면 후위는 네트와 떨어진 거리만큼 공격 각이 그만큼 좁아진다. 또 후위에서는 어느 정도 거리를 날아 들어와서 공격해야 하기 때문에 신장, 운동 능력이 받쳐주는 선수들만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전위 공격이 후위보다 수월하기 때문에 전위 선수들이 굳이 후위에서 공격할 이유는 없다.


포지션 별 전-후위 차이는?

이번엔 포지션 별로 전위와 후위에서 역할에 대해 본다. 날개 공격수의 경우에는 크게 어렵지 않다. 전위에서는 블로킹과 공격 가담을 맡는다. 후위에서도 공격 가담과 더불어 디그, 어택 커버 등에 나선다. 팀 별로, 선수 별로 후위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전략적 차원). 이들은 후위에 갈 경우 공격 대신 어택 커버에 좀 더 신경을 쓴다.

세터의 경우에는 그 위치에 따라 팀 공격력에 큰 차이가 난다. 지난번 로테이션 1부에서 설명했던 부분이다. 세터가 전위일 경우에는 전위 공격수가 두 명 뿐이다. 전위 공격수가 3인일 때보다 공격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터와 대각에서 돌아가는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이 중요하다. 아포짓 스파이커는 후위 공격에 필수적으로 가담해 어떤 상황에서도 공격이 돌아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미들블로커는 포지션 이름에서 드러나듯 ‘블로킹’에 특화된 포지션이다. 네트 중앙에서 상대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는 게 주역할이다. 이 말은 곧 후위에 있을 경우, 미들블로커는 본업에 나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다양한 변화가 존재한다.


로테이션에 따른 교체 활용법

이렇게 로테이션, 특히 전위와 후위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교체 방법들이 존재한다. 역시나 실제 사례들을 통해 알아본다.

그 전에, 리베로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자. 리베로는 ‘수비 전문 선수’로 후위에 있는 선수 1인과 교체할 수 있다. 일반적인 교체와 달리 횟수 제한이 없다. 코트 위 후위 선수 ‘아무나’와 교체해도 된다.

일반적으로는 리베로와 후위 미들블로커가 교체하게 된다. 미들블로커는 전위에서 블로킹에 특화된 선수. 상대적으로 후위에서 역할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들블로커를 불러들이고 리베로가 나서면서 후위 수비를 강화하는 것이다. 대부분 신장이 크면 순발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리베로 제도가 배구에 생기면서 일종의 ‘특화’가 된 셈이다. 미들블로커는 속공과 블로킹을 맡고, 뒤에서 역할은 리베로가 담당하는 식이다.

꼭 미들블로커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후위 선수 중 아무나 교체하면 된다. 다만 리베로는 서브를 때릴 수 없다. 그래서 보통은 미들블로커가 서브를 때릴 때에만 리베로가 코트에 없다.

리베로 교체는 자주 나오는 상황이니 이에 대한 사례보다는 변칙 활용에 대해 알아보자. ‘이런 것도 가능하다’ 정도로 볼 수 있다.


# 상황 1
KGC인삼공사가 정호영을 선발로 내세웠을 때다. 당시 정호영은 윙스파이커로, 한송이가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다. 경기 화면을 보면 미들블로커 한송이가 후위임에도 불구하고 코트를 지키고 있다. 윙스파이커 정호영이 리베로 오지영과 교체된 것이다. 아직 수비가 불안한 정호영 대신 지금은 미들블로커지만 윙스파이커로 오랜 시간 뛰었던 한송이가 후위 수비를 하고, 정호영은 리베로에게 후위 임무를 맡겼다.


# 상황 2. 원포인트 서버 활용

‘원포인트 서버’는 서브를 대신 때리기 위해 기용되는 교체 카드를 의미한다.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 이시우, 삼성화재 김동영, 신장호 등이 주로 나온다. 여자부는 GS칼텍스 한수진, 흥국생명 박현주, 현대건설 이영주 등이 있다.
원포인트 서버에게 바라는 건 두 가지 정도다. 하나는 당연히 강하고 범실 없는 서브로 기회를 만드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수비를 강화해 상대 공격을 이겨내는 것이다. 강한 서브는 곧 상대 공격을 불안하게 하고, 아군 수비가 성공할 수 있게 돕기 때문에 이 두 가지는 어느 정도 함께 맞물리는 이야기다.

바라는 점을 보면 아마 왜 미들블로커 자리에 넣는지 예측할 수 있다. 미들블로커가 서브를 때린다는 건 곧 후위에 있다는 뜻이다. 후위에서 가장 역할이 적은 포지션이 바로 미들블로커다. 그러나 서브 타임이기 때문에 리베로로 교체할 수 없어 원포인트 서버를 이 때 쓰는 것이다.

흔히 '서베로(서버+리베로)'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존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수진이나 이영주가 여기에 해당된다. 강한 서브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수비 강화가 주된 투입 목적이다.

또 다른 원포인트 플레이, 원포인트 블로커의 경우에는 전위 높이 보강을 위해 쓰는 방법이다. 원포인트 서버와 비교해 그 활용이 많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키 작은 세터가 전위일 경우에 많이 나오는 교체법이다. 이 경우 코트 위에 세터가 없는데, 주로 미들블로커나 리베로가 오픈 공격으로 연결한다.

상황3) 시작은 비예나 유광우였다. 그러나 유광우가 전위로 올 때, 임동혁을 투입했다. 후위로 빠진 비예나에게 휴식을 주고 세터 최진성도 함께 넣었다. 전위 동그라미가 임동혁, 후위 동그라미가 최진성이다.


# 상황 3. 그 외에 변칙적인 교체

가장 난해한 교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세터와 아포짓 스파이커 둘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1편 내용을 다시 한 번 떠올려야 한다.

로테이션에서 핵심은 매 로테이션 때마다 미들블로커, 윙스파이커, 세터+아포짓 스파이커가 한 명씩은 전위 혹은 후위에 배치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터와 아포짓 스파이커가 대각에 위치하도록 배치가 된다.

아까도 한 번 말했지만 세터가 전위인지, 혹은 후위인지에 따라 공격 옵션에 차이가 있다. 세터가 전위로 가게 되면 전위 공격수가 2인 뿐이니 아포짓 스파이커가 후위 공격을 대기한다. 그러나 아무리 유능한 아포짓 스파이커여도 후위보다는 전위에서 공격이 더 유리하다. 또 일반적으로 전위에서 세터는 신장이 공격수들과 비교해 크지 않기 때문에, 블로킹에서도 불리하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쓰는 방법이 ‘세터-아포짓 스파이커’를 동시에 교체해 전위에 공격수 세 명을 만드는 방법이다.

아포짓 스파이커가 후위로 빠지고 세터가 전위로 오게 되면 전위 세터 대신 교체 공격수 자원을, 그리고 후위로 간 아포짓 스파이커 대신 백업 세터를 투입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전위에 공격수 숫자가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있다. 또 주축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도 유리하다.

이게 가능하려면 두터운 선수층이 필수다. 세터는 물론이고 공격수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백업 선수가 있어야 한다. 전위에 투입된 공격수가 별 다른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렇게 두 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과감한 변화를 택하기가 어렵다. 주전 공격수에게 후위 공격을 맡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예로 제시한 대한항공의 경우, 임동혁이 전위에 들어가 블로킹 높이를 보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공격력도 나쁘지 않은 카드이기 때문에 활용할 여지가 있는 교체법이다.


교체카드 활용 팀 전략에 따라 달라요

1편에서 설명했듯 세트 별로 교체는 총 6번 할 수 있다. 그리고 한 번 교체했다면 그 세트에서는 해당 선수들끼리만 교체가 가능하다. 예로 선발 출전한 A가 B와 교체했다면 A는 B와 교체해야만 다시 코트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음 세트가 되면 초기화된다.

웜업존에 강한 서버가 있다면 원포인트 서버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올 시즌 삼성화재가 매 세트마다 공식처럼 사용하고 있는 용병술이다. 대한항공이나 GS칼텍스처럼 팀에 좋은 공격 자원들이 많고, 믿을만한 백업 세터가 있다면 상황3과 같은 방법도 택할 수 있다.

이렇게 로테이션에 따른 교체는 배구에서 몇 안 되는 전략 요소 중 하나다. 이를 관심 있게 본다면 더 재미있게 배구를 볼 수 있다.


글/ 이광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중계화면 캡처/ KBSN스포츠, SBS스포츠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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