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치어리더 하지원 “응원으로 관중들에게 행복을 전파해요”
- 매거진 / 서영욱 / 2020-02-01 21:08:00
OK저축은행 막내 치어리더 하지원은 2002년생 여고 졸업반 학생이다. 처음 인터뷰 약속이 잡히고 하지원은 ‘아직 고등학생인데 말을 잘 못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는 그 생각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하지원은 쾌활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하지원은 배구 이외에도 많은 스포츠를 통해 사랑을 받고 있다. <더스파이크>가 지난 12월 서울 잠실새내에 위치한 카페 파이카지에서 하지원을 만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깃집 알바하다가 치어리더로 발탁
Q__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잠실여고 3학년이자 올 시즌 OK저축은행 치어리더를 맡고 있는 하지원입니다.
Q__치어리더는 어떻게 시작을 하게 됐나요.
2018년 초에 고깃집 알바를 하다가 지금은 같은 팀인 남궁혜미 치어리더 언니에 눈에 띄었어요. 그때 ‘이미지가 괜찮은데 우리랑 함께 해볼래?’라고 저를 설득하더라고요. 명함을 받고 연락하다가 치어리더를 하게 됐죠.
Q__치어리더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서울에 살다 보니 야구를 좋아했어요. 언니들이 ‘우리는 여기 구단을 맡고 있다’라고 말하는데 멋있더라고요. 또한 스포츠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해보고 싶다’라는 호기심이 가장 들었죠.
Q__현재 맡고 있는 구단은 어디어디인가요.
OK저축은행과 더불어 LG트윈스(프로야구), DB프로미(프로농구), 수원FC(K리그2) 치어리더를 맡고 있어요.
Q__그럼 데뷔도 언제인지 기억나겠네요.
당연하죠. 2018년 9월 22일에 잠실구장에서 LG 치어리더로 데뷔를 했어요. 근데 상대팀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찾아본 결과 9월 22일 KT위즈 전이다).
Q__배구는 원래 좋아했나요.
학교 다닐 때부터 배구를 좋아했어요. 근데 어떤 구단이 있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됐죠. 정말 많은 선수들이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Q__맡고 있는 종목마다 각자 매력이 있어요. 그중 배구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배구는 다른 종목과 다르게 빠른 운동이잖아요. 그렇다 보니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선수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것도 재밌어요. 특히 레오 응원가요. 오~레오~레오~.
Q__배구 치어리딩의 매력은 뭔가요.
배구는 팬분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응원을 해요. 한 자리에서 함께 응원을 하다 보니 소통도 되고 재밌어요.
Q__치어리딩 이야기만 너무 한 것 같네요. OK 저축은행 자랑도 한 번 해주세요.
OK저축은행은 플레이가 굉장히 재밌어요. 배구를 알지 못하는 저도 OK저축은행 선수들이 서브를 잘 넣는 걸 알 수 있어요. 특히 조재성 선수가 서브를 잘 넣더라고요. 또한 팬분들도 응원을 굉장히 잘해주세요. 이벤트 때 ‘일어나서 응원하시는 분들에게 상품을 드립니다’라고 말하면 모두 일어나서 응원을 해주세요. 승패에 관계없이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을 해주시니 저도 힘을 얻고 있어요. 선수들도 우리가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거예요.
Q__치어리더 하면서 기억나는 팬분도 있나요.
늘 레전드를 쓰는 팬분들이 계시지만…(웃음)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남학생 3명이 기억나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앉지 않고 일어나서 응원을 하더라고요. 보통의 경우에는 상품 받으면 앉아서 응원하는데 그 친구들은 상품을 받고 나서도 계속 일어서서 응원했어요. 그때 5세트까지 간 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 대단한 친구들인 것 같아요. 저도 그렇게는 응원 못할 거 같은 데 말이죠.
배우, 유튜버…하고 싶은 게 많아요
Q__아직 고등학교 졸업을 하지 않았죠. 지금 한 번 돌아보면 고등학교 생활은 어땠나요.
또래 친구들과 똑같았어요. 회사 측에서도 학생이다 보니 학교생활에 지장 없이 스케줄을 잡아줬고요.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공부도 하고 했죠.
Q__치어리더를 하기 전에 학창시절 꿈은 뭐였나요.
원래는 가수나 배우였어요. 축제 같은 데에도 매일 나가 존재감을 보였죠. 유튜버도 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어요. 사실 대학도 배우 관련 쪽으로 해서 면접을 보긴 봤어요. 핑계긴 하지만 면접 당시에는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거든요.
Q__학교 다니며 치어리더 일을 병행한다는 게 쉽지 않을 거 같은데요.
그렇죠. 경기만 있는 게 아니라 연습도 해야 되잖아요. 학교 끝나고 연습실 가고 끝나면 집 오고, 세 곳만 왔다 갔다 했어요. 그게 계속 반복 되다 보니 조금 지칠 때도 있더라고요. 하루를 꽉 채워서 보람차긴 한데 힘들기도 하죠.
Q__치어리더 스케줄은 어떻게 짜이는지도 궁금하네요.
경기 있는 날은 아침부터 경기 끝날 때까지 그것만 신경 써야 해요. 저는 항상 불안해가지고 오프닝 공연이나 클로징 공연을 위해서 원래 모이는 시간 보다 한 시간 일찍 와요. 미리 와서 동선도 체크하고 안무도 미리 한 번 춰보죠.
그리고 경기 없는 날에는 연습에 매진해요. 한 달에 한 다섯 번 정도 노래가 바뀌니까요. 일주일에 한 번씩은 새로운 노래, 새로운 안무를 적응해야 하죠.
Q__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못 해본 게 있을까요.
거의 다 해봤지만 아쉬움이 있다면, 소소한 재미를 못 느낀 것 같아요. 아이들은 학원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학원을 안 다니잖아요. 그렇다 보니 친구들 이야기를 이해 못 할 때가 있어요. 친구들과 소소한 대화를 해야 되는데 저는 거기에 끼지 못할 때가 아쉬웠죠.
Q__쉬는 날에는 주로 뭘 하면서 보내나요.
저는 집에서 안 나와요. 그렇다고 집순이까지는 아니고요(웃음). 시간 있을 때는 늦잠도 자고, 카페 가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눠요. 편안하게 하루를 보내려고 해요. 힐링이죠.
Q__음악 감상도 좋아할 것 같아요.
맞아요. 팝송 듣기나 노래방 가는 것을 좋아해요. 또 PC방 가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게임 중에서 배틀그라운드를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Q__평소 몸매 관리법도 궁금해지네요.
우리 치어리더팀 언니들이 너무 날씬해서 항상 신경을 써요. 또한 최근에 겨울이어서 그런지 살이 붙었더라고요. 충격을 받아서 헬스장에 가고 있어요. 얼른 날씬해지고 싶네요.
Q__본인의 매력 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음…최대한 경기 중에서 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털털한 모습들이 응원에도 나오는 게 매력이죠.
Q__인터뷰하면서도 느꼈지만 정말 성격이 쾌활한 것 같아요.
그렇죠? 평소 성격이 쾌활한 편이에요. 친한 사람들이랑 있으면 그 쾌활함을 주체 못 해요. 사람들이 화를 잘 못 낼거라고 생각하는 데 저 화도 잘 내요(웃음).
Q__가장 기억에 남는 배구 경기는 뭔가요.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없어요. 저는 순간순간 지루해지려고 할 때쯤에 스파이크 공격이 나올 때가 가장 기분이 좋더라고요. 특히 레오 선수의 공격은 아직도 기억나네요.
“치어리더는 특별한 직업, 아무나 할 수 없죠”
Q__포털 사이트에 자기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신기하죠. 제 주위에 연예인이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렇다 보니 이름이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아직도 기사가 나면 어색해요.
Q__첫 기사 나왔을 때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기사가 날 줄 몰랐어요. 친구들이 경기를 보고 연락이 왔어요. ‘너 기사 나왔다’라고요. 저보다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더 뜨거웠어요. 제 기사를 하나하나 다 찾아보더라고요.
Q__이제는 팬들이 많다는 것도 조금씩 느낄 거 같아요.
그렇죠. SNS 메시지 올 때나, 경기장에서 만날 때 항상 느껴요. 특히 저에게 직접 쓴 손 편지나 손수 만든 케이크도 있어요. 여러 선물을 팬들에게 받을 때마다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이 기회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어요.
Q__치어리더가 쉬운 직업은 아니잖아요. 보람찬 순간과 힘든 순간, 한 가지씩 뽑아볼까요.
열심히 응원하고 우리 팀이 이겼을 때나 팬분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을 때가 보람차죠. 힘든 점은 학교와 병행하다 보니 체력적인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에요. 다른 점은 별로 없어요. 힘든 부분은 잘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요.
Q__평소 언니들이 잘 챙겨주나 보네요.
당연하죠. 특히 (류)세리 언니가 잘 챙겨줘요. 저랑 비슷하게 들어오다 보니 서로 친자매처럼 의지를 많이 하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잘 챙겨주세요, 언니(웃음).
Q__치어리더를 꿈꾸고 있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열심히 하시면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치어리더라는 직업 자체가 긍정적인 직업이잖아요. 응원을 통해 남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직업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Q__치어리더란 직업은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나요.
치어리더는 특별한 직업이에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이죠. 누군가를 응원해준다는 게 특별하잖아요. 서로 응원을 통해 좋은 점만 나눌 수 있다고 봐요. 저 역시 특별한 경우가 생기지 않는다면 치어리더를 내년에도 하고 싶고, 최대한 길게 하고 싶어요.
Q__‘나는 이런 사람이에요’, 어필할 시간을 드릴게요.
저는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에요. 저를 만났을 때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편안한 사람이니 쉽게 다가와 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다가갈 테니까요. 부담 없이 와주세요.
Q__마지막으로 하지원 치어리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볼까요.
늘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주는 치어리더가 될 테니까요,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릴게요.
Q__그러고 보니 인터뷰 내내 부모님 이야기가 한 번도 안 나왔네요. 부모님께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긴말 하지 않을게요. 제가 치어리더 하는 데 힘을 준 엄마, 아빠, 오빠 사랑해요.
하지원의 말말말
치어리더 한다 했을 때 부모님 반대는 없었나요.
반대는 없었어요. 어머니께서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반대는 안 하셨죠. 그저 ‘네가 선택했으니 책임지라’라고만 말씀하셨어요.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다면요.
개그맨 이진호요. ‘코미디빅리그’도 직접 보러 가고, 사진도 같이 찍을 정도로 팬이에요. 이진호 씨는 재치있고, 편안한 매력이 있어요. 제 이상형이 웃긴 사람이거든요.
가장 친한 치어리더는 누군가요.
우리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언니들이랑은 정말 다 친한 것 같아요. 이 기회를 빌려서 언니들 이름을 모두 이야기하고 싶은 데 괜찮죠? 남궁혜미, 정다혜, 이연경, 차영현, 장세희, 유세리, 김도희, 윤소은, 황서연 우리 팀 언니들 제가 정말 사랑해요.
치어리더 하면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뭔가요.
솔직히 욕심은 안 부리려고 하는데요. 그저 계속 사랑받고, 미움받을 짓 안 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치어리더가 되고 싶어요.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일단 나중에 꼭 배우 혹은 유튜버가 되고 싶어요. 번지점프도 해보고 싶고요. 아직 큰 버킷리스트를 정하지 않았어요. 사소한 꿈들을 이뤄 가면서 큰 꿈들을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글/ 이정원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장소제공/ 카페 파이카지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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