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방송중계-사진촬영 시 문제’ 수원체육관 새 코트바닥 이슈
- 여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11-03 04:15:00
수원체육관, 현대건설 팀 컬러 딴 새 코트바닥 사용 / 방송중계, 사진촬영 시 연두색이 빛을 반사하는 문제 생겨 / 각 관계자들, 실내조명 낮추는 등 다양한 방법 고민 중 /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 변화 시도에는 박수 보내야


[더스파이크=수원/이광준 기자] 수원체육관에 새로 깔린 바닥재가 연일 이슈다.
지난 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는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 간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여러 스태프들이 준비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그 안에는 여자부 현대건설 사무국 직원들도 보였다. 남자부 경기에 여자부 구단 직원들이 찾아오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이들은 다음날인 3일 열리는 현대건설 첫 홈경기 준비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었다. 여러 준비과정 중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나 코트 바닥이었다.
올 시즌 수원 실내체육관에는 새로운 코트바닥이 깔렸다. 여자부 현대건설 주도 하에 이뤄졌다. 현대건설 팀 컬러인 연두색과 남색으로 꾸며졌다. 팀 특색을 살린 코트바닥으로 색다른 변화를 줬다.

사진_선수들 몸쪽으로 연두색 빛이 올라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보정 작업을 거쳤음에도 보인다.
문제해결 위해 3일부터 조명 밝기 줄인다
일반적으로 구단은 코트 바닥을 대여해 쓰는 방식으로 시즌을 운영한다. 현대건설은 1억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 바닥을 구매했다. 남자부 한국전력과 홈 경기장을 같이 쓰고 있는 현대건설은 서로 합의하에 올 시즌 함께 바뀐 코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문제가 하나 생겼다. 코트 안쪽에 깔린 연두색 바닥이 빛을 반사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 얼굴까지 연두색 빛이 올라왔다. 현장에서 볼 경우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문제는 카메라로 찍을 경우였다. 방송으로 보게 될 경우 반사되는 빛이 강해 눈이 부시는 문제가 생겼다. 사진에도 선수들 얼굴에 연두색 빛이 도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0월 23일 한국전력의 첫 홈경기 날, 이런 반응들이 쏟아졌다. 특히나 중계로 지켜본 팬들이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를 주도한 현대건설 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고려하고 있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것 역시 비슷한 이유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선 경기장 바닥을 함께 쓰고 있는 한국전력에게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여러 방면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조명이었다. 수원 실내체육관은 조명을 꽤 밝게 유지하는 구장이었다. 관계자는 “이전에는 조명이 한국배구연맹(KOVO)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 밝기 수준보다 높았다. 이번에 이걸 조금 낮춰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남자부 경기가 끝난 뒤, 관계자들이 모여 경기장 내 밝기 수준을 낮추고 이에 따른 문제는 없는지 꼼꼼히 체크했다. 3일 열리는 여자부 현대건설 홈 개막전은 다소 조명이 줄어든 가운데 경기가 진행된다.

사진_2일 경기가 끝나고 현대건설 선수들이 경기장 적응 훈련을 위해 들어오고 있다. 천장 조명이 몇 칸 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일 경기서는 모든 칸에 불이 들어왔다.
더 나은 방향 고민하다 생긴 문제, 시도에는 박수를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카메라로 송출될 때 생기는 것 하나다. 그 외에 반응은 나쁘지 않다. 실제로 현장에 가서 볼 경우에는 눈에 피로감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 경기장에 와서 직접 본 팬들도 ‘나쁘지 않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경기력 상 문제도 크게 없다. 어색할 순 있어도 경기 자체에 문제를 주고 있진 않다는 게 대부분 의견이었다. 이날 경기를 치른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 역시 “바닥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공식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 적응 훈련을 위해 현장을 찾은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어색하긴 하겠지만 선수들에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라고 했다.
KOVO에서도 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KOVO 관계자는 “구단에서 적극 투자해 좋은 변화를 줬는데, 방송이나 사진 쪽에서 문제가 생겨 안타깝다”라면서 “양 구단 관계자 뿐 아니라 KOVO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관계자는 “조명을 줄여도 계속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바닥재 위에 코팅 한 겹을 벗기는 시도도 해볼 예정이다. 그것마저도 효과가 없다면 가운데 어택 존(어택라인 안쪽)이라도 색깔을 교체하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또한 “물론 교체는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구단과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도 덧붙였다.
끝으로 “구단이 하고 싶은 뜻을 존중하는 것이 프로리그다. 구단이 투자를 통해 변화를 준 것이니 긍정적인 쪽으로 봐야 한다. 이에 따른 문제는 힘을 합쳐 해결하면 된다”라고도 전했다.
이번 일은 현대건설이 보다 좋은 쪽으로 변화를 주려가다 발생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시도 자체를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 배구 인프라 발전을 위해 큰돈을 쓴 그 의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 일이다. 또한 이번 일은 앞으로 변화를 시도하려 하는 다른 구단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는 만큼, 보다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_문복주, 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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