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D-2] 해설위원이 보는 2019~2020시즌 여자부 전망은?
-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10-17 00:26: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비시즌 바쁜 대표팀 일정을 보내고 온 선수들까지 모두 합류하며 여자부 6개 구단도 막바지 시즌 준비로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자부는 올 시즌 많은 변수를 포함하고 있다. 고예림, 표승주, 한수지 등 주전급 선수 이적도 있었고 개막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팀도 나왔다. 여기에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전 일정으로 시즌 중 휴식기를 가지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변수가 함께할 여자부 개막을 앞두고 V-리그를 현장 가장 가까이서 보는 해설위원들에게 여자부 판도에 관해 물었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과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물음에 답했다.
Q. 지난 시즌 여자부는 막판까지 순위 경쟁이 정말 치열했다. 올 시즌도 지난 시즌과 비슷한 구도를 보일까.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6개 팀이 모두 치열할 것 같다. 1위 팀과 최하위 팀이 붙는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는 백업이 좋은 팀이 경기 운영에서 이점을 바탕으로 상위권에 있을 것 같다.
그 안에서 흥국생명은 컵 대회까지 치르며 백업 선수들이 안정된 느낌이다. 실전에 나서면서 많이 성장했고 자신감도 생겼다. 덕분에 팀도 운영의 폭이 넓어졌다. 포지션마다 뒤를 받쳐줄 수 있는 선수들이 확실하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 -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시도한 이유 중 하나가 국내 선수들의 성장 도모와 평준화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의 역할을 여전히 중요하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가 됐다.
지난 시즌도 그랬지만 올 시즌도 국내 선수 활약이 중요할 것이고 지난 시즌 두각을 보인 젊은 국내 선수들이 있는 팀이 올 시즌에도 재밌는 경기를 보여줄 것 같다. 흥국생명이나 GS칼텍스, 현대건설의 주요 선수들인 이재영이나 이소영, 강소휘, 이다영이 경험이 쌓이면서 성장했고 실력이 안정화됐다. 지난 시즌부터 그 선수들이 주축으로 팀을 이끌었고 올 시즌도 더 눈에 띌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외국인 선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컵 대회에서 뛴 선수도 있고 최근에 합류하며 아직 실전에서 선을 보이지 않은 선수도 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은 어떻게 보는가.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 프레스코는 월드컵과 다른 대회 영상을 통해서 봤을 때 기본은 해주는 선수였다. 연습경기에서 본 프레스코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세터와 호흡이 아직 완전하지 않았다. 얼마나 빨리 합을 맞추느냐가 중요하다. 아직 국내 리그에서 뛰어보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 테일러도 배구를 잘한다. 앞선 두 시즌은 도중에 팀을 떠났지만 실력 자체는 좋다.
러츠와 디우프는 완벽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세터 역량이 중요할 것 같다. 두 선수 모두 올라오는 볼이 정확해야 자기 기량을 확실히 보여줬다. 예전보다 외국인 선수들이 세터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추가로 러츠는 차상현 감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더 좋아질 수도 있다. 미들블로커로 넣을 계획도 있다고 들었다. 디우프는 컵 대회를 치를수록 좋아졌다. 정규시즌에도 염혜선과 맞춰가다 보면 좋아지리라 본다.
어나이는 공격과 수비 모두 워낙 좋은 선수다. 문제는 얼마나 국내 선수들이 도와주느냐이다. 지난 시즌에도 너무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공격 점유율을 김희진뿐만 아니라 표승주도 나눠 가져야 한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 - 마야와 어나이는 한국을 한 시즌 경험한 선수들이다. 한국리그를 잘 알고 있다고 해서 너무 편하게 생각해선 안 되고 더 긴장하고 경험을 좋은 쪽으로 조절해야 지난 시즌 좋았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디우프와 러츠는 컵 대회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규시즌에는 두 선수 모두 다른 세터와 뛴다. 다만 신장만큼의 높은 타점을 보여주진 못했다. 세터들이 잘 맞춰줘야 한다. 외국인 선수라고 하면 안 좋은 볼을 잘 처리해줘야 하는데 그런 능력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세터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디우프는 중요한 순간이나 꼭 이겨야 하는 세트에서는 확실히 달라졌다. 더 책임감을 느끼고 국내 선수들을 이끄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전까지 보여준 커리어가 있어서 어느 정도 해주리라 보지만 세터들이 잘 맞춰줘야 한다. 전반적으로 예전처럼 외국인 선수 한 명만 활약해서는 힘든 리그가 됐다. 외국인들이 자기 몫을 하는 가운데 국내 선수 중 돋보이는 선수가 있어야만 높이 갈 수 있다.
Q. 비시즌 고예림, 표승주, 한수지, 염혜선 등 주전급 선수들의 이적이 있었다. 이들의 이적은 어떤 영향을 끼칠까.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 GS칼텍스는 한수지 영입이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공격보다도 블로킹이 확실히 좋아졌다. 블로킹이 좋아지면 수비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고예림 합류로 현대건설도 리시브와 수비가 모두 좋아졌고 공격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다. 고예림이 매 시즌 보이는 시즌 후반 체력 약점을 딛고 얼마나 지속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다만 현대건설은 고예림보다도 양효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중앙에서 가져가는 시간차 공격 비중이 매우 크다. 지난 시즌까지 보여준 만큼 해준다면 정지윤에 고예림, 마야까지 더해져 공격을 풀어나가기가 수월해진다.
다만 양효진이 그간 해오던 배구와 전혀 다른 성향의 배구를 대표팀에서 하면서 조금 혼란이 왔다. 대표팀에서는 시간차 공격 비중이 크게 줄면서 리듬이 조금 안 맞는다. 현대건설은 중앙에서 보여주는 높이와 힘을 활용한 공격이 크고 그래서 양효진의 몫이 중요하다. 양효진이 중앙에서 확실히 공격 부담을 가져가야 측면도 편하다.
표승주는 풀타임 선발로 뛰는 것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IBK기업은행은 리베로가 불안한 팀이라 함께 리시브 라인을 이루는 표승주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시즌은 소방수 역할이었지만 이번에는 시즌 후반까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염혜선은 선수 개인으로 보면 좋은 이적이 됐고 터닝 포인트가 됐다. 이재은과는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이재은이 조금 느리고 안정적이라면 염혜선은 조금 투박하지만 스피드가 있다. 이번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 - 이 선수들의 이적은 대부분 팀에 필요한 곳을 채워주는 이적이었다. 이재영처럼 눈에 확 띄는 스타 플레이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살림꾼 역할을 꼭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활약이 팀 성적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고예림은 컵 대회만 보면 합격점이긴 하지만 정규시즌은 또 다른 무대이다. 다만 고예림 합류로 선수단 자체가 백업까지 단단해진 느낌은 든다.
Q. 지난 시즌은 신인 선수들의 기용이 두드러졌다. 올 시즌 신인 기용은 어떻게 예상할 수 있을까.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 상황에 따라 이다현은 출전 기회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이다현이 들어가서 미들블로커로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현대건설은 선수단 운영 폭이 더 넓어진다. GS칼텍스 권민지는 박혜민과 백업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 같다. 정호영은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지만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 - 지난 시즌은 신인들이 유독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았다. 지난 시즌만큼 신인 출전이 활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현대건설 이다현은 기회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GS칼텍스는 표승주가 이적하면서 측면 백업 자원을 맡아줄 선수가 필요해졌는데 그 역할을 두고 권민지가 박혜민과 경쟁할 것이다. 정호영도 높이가 좋아서 원포인트 서브나 블로커로 기회를 조금씩 받을 듯하다. 지난 시즌처럼 곧장 주전으로 나올 선수는 없을 것 같지만 원포인트 서버나 블로커로 코트를 밟는 경우는 꽤 있을 것 같다.
Q. 올 시즌은 올림픽 예선전으로 인해 시즌 중 휴식기가 있다. 시즌 중 공백기가 판도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 우선 대표팀에 다녀올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 부상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 대표팀에 가지 않은 선수들도 경기 감각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3라운드와 4라운드 사이에 휴식일이 20일이 넘는다. 라운드 하나 정도 기간을 통째로 쉬는 셈이라 흐름이 끊긴다. 좋았던 분위기가 떨어질 수도, 안 좋았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시기 자체가 하위권은 치고 나가야 하고 상위권은 지켜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결국 대표팀에 가는 선수나 남는 선수나 가장 중요한 건 컨디션 관리이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 - 올해 비시즌에는 대표팀 경기가 워낙 많았다. 여기서부터 시작될 체력 문제도 팀들이 우려할 점이다. 오랜 시간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은 그 경험으로 성장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소속팀 선수들과는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다.
내년 휴식기에 대표팀에 가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 팀에서는 주전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이 아무래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선수들은 팀에 복귀해서 얼마나 빨리 컨디션을 찾느냐가 중요하다. 최대한 시즌 초반부터 많은 승수를 쌓고 격차를 만들어 두는 게 중요할 것 같다.
Q. 올 시즌 여자부를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만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 외국인 선수를 말하면서도 언급했지만 올 시즌은 세터가 정말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세터가 자주 바뀌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전 세터 한 명이 확실히 있고 흔들릴 때 분위기를 바꿔줄 백업 세터가 있는 게 좋다고 본다. 지난 시즌은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승점 1, 2점에 희비가 갈렸는데, 그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세터의 안정감이다.
여기에 예전만큼 외국인 선수 기량이 독보적이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에 더해 삼각편대를 이룰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혹은 외국인 선수에 국내 선수 에이스가 최소한 한 명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 세터와 각 팀의 삼각편대 구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 -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보다는 조금 떨어진다. 그만큼 국내 선수들의 몫이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국내 선수가 같이 뚫어주면 좋다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필수가 됐다. 외국인 선수 이상으로 경기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리시브 이후 연결 과정도 언급하고 싶다. 세계적인 흐름도 그렇지만 서브가 점점 더 공격적으로 들어오면서 예전처럼 세터 머리 위로 완벽하게 올리는 리시브는 많지 않다. 정확한 리시브 이후에는 확실한 세트 플레이를 펼쳐야 하지만 그것만큼이나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연결이나 공격 과정을 얼마나 잘 대비해야 강팀이 된다고 본다. 이러한 점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Q.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확률이 높은 팀을 꼽는다면.
장소연 SBS스포츠 해설위원 -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한 자리를 차지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탄탄하고 이재영이 버텨준다는 게 워낙 크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시브와 수비에서도 해주는 역할이 크다. 국내 선수 중에 이 정도로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는 건 팀에 무게감을 더해준다. 프레스코가 온 것도 긍정적이다. 도로공사는 배유나 공백이 커 보인다. 도로공사하면 나오는 수식어가 ‘연륜이 있다’라는 점인데 배유나 공백으로 그런 장점이 조금 약해졌다. 미들블로커를 활용한 특유의 플레이도 줄었다.
이숙자 KBSN스포츠 해설위원 -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도 흥국생명은 현재 전력을 봤을 때 우승 후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우승 멤버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그대로이고 재영이도 한층 더 성장했다. 컵 대회에서 보여준 단단한 수비도 인상적이었다. 다른 팀들은 정말 한 끗 차이일 것 같다. 정규시즌 1위더라도 6위와 경기에서 쉽게 갈 수 없을 정도로 전력이 비슷할 것 같다.
사진=더스파이크_DB(홍기웅,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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