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아웃] 선택의 시간이 온다, 다음 시즌 함께할 선수는?

여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5-04 0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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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토론토/이광준 기자] 모든 트라이아웃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제는 드래프트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기준)부터 3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9 KOVO 여자부 트라이아웃이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번 트라이아웃은 2m대 장신 선수들이 여럿 포함돼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큰 기대와는 달리 선수들 기량이 예상보다 저조해 아쉬움도 샀다. 그런 가운데 현대건설, IBK기업은행은 지난 2일 지난 시즌을 함께했던 외인 마야, 어나이와 각각 재계약했다. 이로써 드래프트에는 총 네 자리만 남게 됐다. 이를 두고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22인, 그리고 지난해 뛰었던 한국도로공사 파튜, KGC인삼공사 알레나가 함께 경쟁을 펼친다.



예상대로, 대세는 장신 선수들


190cm대 후반 선수들이 주류를 이룬 이번 트라이아웃. 특히나 2m가 넘는 선수가 셋이나 있어 기대를 모았다. 그 기대대로 장신 선수들이 현장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받았다.


구단 사전 선호도 조사서 1위를 차지한 발렌티나 디우프(203.5cm, 27세, 이탈리아)와 2위 셰리단 앳킨슨(195cm, 24세, 미국), 8위 메레타 러츠(206cm, 24세, 미국) 세 선수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장에서 보여준 경기력만 놓고 봤을 때는 다소 아쉬움이 남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외 선수들 중 특별히 눈에 띄는 옵션이 없기에 일단 신체적 조건을 갖춘 선수들을 뽑자는 게 여러 구단 공통된 의견이다.


그 중에서 2순위 앳킨슨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앳킨슨은 준수한 공격력, 무엇보다 밝은 표정과 코트 위 에너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나이도 가장 적절하고 신체조건도 우수하다. 다른 장신 선수들보다 키는 조금 작지만 운동능력은 훨씬 뛰어나다.


기존에 1순위로 큰 기대를 모았던 디우프는 현장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시즌을 마치고 2~3주 가량 휴식 뒤에 온 탓인지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다. 무엇보다 플레이에 ‘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가진 조건이 뛰어나고 경험도 풍부해 뽑힐 가능성은 높지만, 반신반의하는 구단이 많았다. 러츠의 경우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돋보여 점수를 받았다.




공격력은 좋은데… 높이가 아쉬운 선수들


장신 선수들이 사이에서도 빛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여럿 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18위 엘리슨 메이필드(183cm, 29세, 미국)다. 트라이아웃에 3년 연속 참가한 그는 성실함에서 우선 플러스 점수를 받았다.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이 아포짓 스파이커인 가운데 메이필드는 윙스파이커가 가능한 자원이다. 유일하게 받고 움직이는 게 능숙한 선수였다. 기본기가 좋고 투지가 뛰어나다. 작은 신장을 커버할 만한 무기를 여럿 갖고 있었다.


역시나 세 번째 참가인 16위 사만다 미들본(186cm, 28세, 미국-영국)은 포지션이 아쉽다. 본래 미들블로커가 메인 포지션인 미들본이다. 기본기와 높이, 책임감 등 좋은 조건이 많지만 포지션이 다소 걸린다는 게 현장 분석이다. 본인은 아포짓 스파이커가 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19위 테일러 밈스(188.5cm, 21세, 미국)는 특유의 탄력이 돋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 공격력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너무 어린 나이가 문제시됐다. V-리그는 타이트한 스케줄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겐 어려움이 많은 곳이다. 경력이 부족한 밈스가 선택되기엔 쉽지 않은 조건이다.


17위 로마나 크리스코바(188cm, 25세, 슬로바키아)는 마지막 날 가장 두각을 보인 선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화끈한 공격으로 주변 눈길을 사로잡았다. 후순위에 걸린 팀이 고려해 볼만한 카드다.


장신 선수들이 여럿 있는 상태에서 자칫 신장이 작은 선수를 택할 경우, 리그에서 힘든 싸움을 해야할 수 있다. 특히 장신 외국인선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사이드에 장신 외국인선수를 세우는 게 필요한데, 만약 단신 외인을 선택해 사이드 높이가 낮아진다면 상대가 어려울 수 있다. 이 점이 팀에게는 가장 큰 고민거리다.




논란의 테일러, ‘양날의 검’을 쥘 팀은?


26위 테일러 쿡(188cm, 25세, 미국)은 테일러 심슨이라는 이름으로 흥국생명서 두 시즌을 뛴 경험이 있는 선수다. 결혼 후 남편 성을 따라 이름을 바꿨다.


이전과 다름없이 배구는 참가자 중 최고였다. 여러 감독들이 “가장 기술 좋은 선수”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배구 외에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테일러는 한국에서 뛴 두 시즌 모두 중도 교체됐다. 부상이라는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이유였지만 관계자들이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는 V-리그서 뛸 당시 한반도 국제정세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휴가를 요구하기도 했으며, 다른 외국인선수들에게 ‘V-리그는 좋지 않은 곳’이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여론도 테일러를 향해 적대적이다.


과거 전력 때문에 대부분 감독들이 테일러를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력은 좋지만 불안요소를 가득 안은 선수다. 양날의 검과 같은 이 선수가 과연 한국에 올 수 있을까.




파튜-알레나는 재취업에 성공할까


지난해 외국인선수 여섯 중 네 명이 한국 무대에 재도전했다. 그 중 IBK기업은행 어나이, 현대건설 마야는 팀이 우선지명권을 행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파튜와 알레나 둘이 남게 됐다.


파튜는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 대체선수로 팀에 합류해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 이로 인해 팀이 후반기 연승가도를 달려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게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플레이오프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흥국생명에 져 준우승했다.


특유의 탄력, 그리고 팀에 녹아드는 성격 면에서는 분명 좋은 선수다. 그러나 뭔가 아쉽다. 공격성공률은 높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세트 별 기복도 큰 편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재계약하지 않은 이유 역시 이런 부분으로 볼 수 있지만, 강점도 확실하기에 선발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다.


알레나의 경우에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알레나는 현재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태다. 역시나 KGC인삼공사에서 재계약하지 않은 건 이런 부분 때문으로 바라볼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V-리그 경력이 뛰어나 언제든지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꼭 이번 드래프트가 아니더라도 교체 선수, 혹은 시즌 중 대체선수로 합류할 만한 선수들이다.




아침 일찍,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만나요


이제 남은 네 자리 주인공을 결정할 드래프트만 남았다. 여자부 드래프트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6시 30분, 한국시간으로는 4일 오전 7시 30분에 드래프트가 열린다. 한국배구연맹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 라이브 중계를 할 예정이다. 한국행을 결정할 네 명의 선수는 누가 될 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_토론토/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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