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1] “매 순간 마지막처럼” 첫 우승에 도전하는 김해란의 각오
- 여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3-21 22:19:00
[더스파이크=인천/이현지 기자] V-리그 최고의 리베로 김해란이 흥국생명에서 자신의 첫 번째 우승을 노린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은 2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에 3-1로 승리하며 통합우승에 한 발 다가갔다. 도로공사 파튜의 공격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끈끈한 수비와 날카로운 서브, 이재영의 공격력으로 1승을 선점했다.
김세영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고참인 김해란은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되고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 동생들에게는 7라운드 들어간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열심히만 하자고 했다.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데 신경썼다”라며 베테랑 다운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날 김해란은 리시브효율 52.17%, 디그 성공률 85.71%(24/28)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뒷문을 굳게 잠갔다. V-리그 원년 멤버인 김해란은 유독 챔피언결정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이번이 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욕심은 나지만 코트에서 티를 낸다면 선수들에게 지장이 있을 것 같다. 모든 연습, 모든 경기가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천과 서울을 오가며 플레이오프 세 경기를 치르고 인천에 온 도로공사는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다. 에이스 박정아가 7득점(공격성공률 15.38%)에 그쳤고, 배유나와 정대영의 공격 득점도 10점이 전부였다. 다만 외국인 선수 파튜가 33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흥국생명을 괴롭혔다.
김해란은 파튜의 공격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연습할 때 파튜 공격에 대한 수비 준비를 많이 했는데 실전에서는 잘 안 됐다. 강타를 대비하면 연타가 와서 타이밍을 놓쳤고, 연타를 대비하면 강하게 때려서 잡지 못했다. 오늘 파튜에 대한 수비는 잘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세계에서도 인정한 한국여자배구의 수비. 그 중에도 김해란은 변함없는 실력으로 V-리그 최고의 리베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는 “모든 구단 리베로들이 착실히 하고,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어떤 리베로가 잘하는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나도 수비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배우기도 한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11일이라는 휴식기를 가졌던 김해란은 “모든 선수들이 휴식기 동안 회복에 집중했다. 체력적인 문제는 걱정 없다”라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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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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