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2] 경기 운영부터 수비까지, 차상현 감독에게 응답한 이고은
-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3-17 21:34:00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차상현 감독이 이고은을 믿고 기용하자, 이고은이 위기에서 응답했다.
GS칼텍스는 17일 홈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세트 접전 끝에 승리해 시리즈를 3차전으로 끌고 갔다. 강소휘가 31점, 공격 성공률 44.07%로 외국인 선수 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쳤고 표승주가 18점, 3세트부터 살아난 이소영이 23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각편대가 많은 주목을 받은 가운데, 주전 세터 이고은 역시 여러 방면으로 활약해 중심을 잡았다.
이고은은 본분인 세트를 통해 1세트 팀을 진두지휘했다. 1차전부터 김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측면 공격수들로 가는 압박을 풀어준 이고은은 이날도 1세트 미들블로커를 찾았다. 리시브가 안정적으로 넘어오면 망설이지 않고 속공을 시도했다.
국내 공격수 활용도 적재적소에 이루어졌다. 이고은은 1세트에는 강소휘와 표승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GS칼텍스는 1세트를 큰 점수차로 가져왔다. 3세트부터는 2세트까지 4점에 그친 이소영을 활용했다. 이소영은 3세트 7점을 올리며 부활했고 4세트 6점, 5세트에는 6점을 올리며 믿음에 부응했다.
2세트에는 비록 패했지만 모두를 속이는 절묘한 패스 페인팅으로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고은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랠리가 길어지며 세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이단 연결로 공격수에게 볼을 올려주며 남다른 커버 능력과 순발력도 보여줬다.

이런 순발력은 수비에서 더 빛났다.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이고은은 이날도 자신의 강점을 여지없이 발휘했다. 이고은은 20번의 디그 시도 중 19번을 성공해 빼어난 수비를 선보였다. 디그에서만큼은 도로공사 세터진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도로공사 이효희 디그 0/1, 이원정 8/10).
올 시즌 GS칼텍스에는 유달리 시즌 중 부침을 겪은 선수가 많았다. 홀수 라운드와 짝수 라운드 극명하게 갈렸던 알리, 시즌 중반 무릎과 복부 부상으로 부진했던 강소휘 외에 이고은 역시 그랬다. 2018년 여름 이나연과 1대1 트레이드로 GS칼텍스로 이적했고 주전 세터로 낙점됐지만 개막을 앞두고 무릎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아 2018년 11월 21에서야 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GS칼텍스는 이고은-안혜진 투 세터 체제로 시즌을 치렀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고은이 이전 기량을 찾지 못하는 사이 시즌 초반 돌풍을 이끈 안혜진의 경기력도 떨어졌다. 하지만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더 큰 무대를 위해서는 이고은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고 밝히며 믿음을 줬다. GS칼텍스에 부족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어느 정도 갖춘 선수였기 때문이다.
비록 플레이오프에 오르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이고은은 시즌을 치를수록 비로소 기대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1차전도 패했지만 중앙 활용과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2세트에는 수비와 적절한 볼 배분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믿음에 부응한 이고은이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지금의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장충/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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