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2] GS칼텍스 이소영이 동료들에게 건넨 한 마디, “미안하고 고맙죠”
- 여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3-17 18:04:00
[더스파이크=장충/이현지 기자] 부상투혼을 보인 GS칼텍스 이소영이 동료들을 향한 마음을 고백했다.
GS칼텍스는 1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3-2 승리를 거뒀다.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 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GS칼텍스는 오는 19일 김천으로 내려가 챔피언결정전을 향한 마지막 관문인 3차전을 펼친다.
지난 3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도로공사에 3-2로 패하며 플레이오프 자력 진출에 실패한 GS칼텍스는 IBK기업은행의 패배로 가까스로 봄배구행 막차를 탔다. 다섯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이소영은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코트 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수비를 하던 도중 왼쪽 엄지손톱이 들려 피가 났다. 급하게 테이핑을 한 채 경기에 나섰지만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이소영은 표승주와 교체되며 웜업존으로 향했고, 틈틈이 수비 보완을 위해 후위에 섰을 뿐 공격에는 가담하지 못했다.
1차전을 아쉽게 끝낸 이소영은 2차전 초반까지도 섣불리 공격에 나서지 못했다. 2세트까지만 해도 단 4득점에 그쳤다. 이에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이고은에게 이소영의 공격력을 살릴 수 있는 플레이를 주문했고, 이소영은 이에 화답하듯 3세트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그 결과 이소영은 블로킹 6득점, 서브 2득점 포함 23득점으로 주춤했던 팀을 지탱하며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이소영은 “경기 초반에 공격 리듬이 잘 안 맞다보니 자신감이 없었다. (이)고은이도 내가 공격에서 안 풀리니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라며 “뒤늦게 몸이 올라와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좋은 활약을 보여준 (강)소휘에게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3세트부터는 동료들에게 ‘내가 공을 때릴 테니 수비를 부탁한다’라고 말한 뒤 공격 비중을 높였다. 자신 있게 때렸던 게 잘 풀렸다”라고 돌아봤다.
이소영은 이날 홀로 블로킹 여섯 개를 잡아내며 도로공사의 흐름을 끊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상대의 공격 코스를 보고 내 자리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손을 고정했다. 타이밍이 잘 맞은 덕분에 점수가 잘 나왔다"라며 블로킹 적중 비결을 설명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승패가 결정됐다. 김천과 서울을 오가는 장거리 일정에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이소영은 “지금까지 열 세트를 했으니 15세트까지 가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간다는 공식을 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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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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