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2] ‘패기란 이런 것’ GS칼텍스, 도로공사 꺾고 다시 김천으로
- 여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3-17 16:43:00
[더스파이크=장충/이현지 기자] GS칼텍스가 확률 0%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GS칼텍스는 1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2018~2019 도드람 V-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3-2(25-15, 22-25, 20-25, 25-20, 15-1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두 세트를 내주고도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간 GS칼텍스의 저력이 홈구장 장충에서 꽃을 피웠다. 장충체육관에는 불꽃 튀는 명승부를 직접 보기 위해 수용 가능인원을 넘긴 4,200여 명이 빈틈없이 자리했다.
외국인 선수 알리가 무릎 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 강소휘가 31득점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플레이오프 3차전으로 가는 길을 텄다. GS칼텍스는 화끈한 공격이라는 팀컬러를 살려 상대전적 2승 5패라는 열세를 이겨내고 돌풍을 이어갔다.
지난 2013~2014시즌 이후 다섯 시즌 만에 맞이한 봄배구. 지난 3일 GS칼텍스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도로공사에 2-3으로 패배하며 자력 진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초조한 마음으로 당시 3위 싸움을 벌이던 IBK기업은행의 경기를 지켜보던 GS칼텍스는 6일 IBK기업은행이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가까스로 장충의 봄을 맞이했다.
일찌감치 정규리그를 끝낸 GS칼텍스는 6일부터 플레이오프 대비를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도로공사에 비해 길었던 준비 시간에 젊은 패기를 장착한 GS칼텍스는 호기롭게 ‘디펜딩 챔피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탄탄한 선수층으로 8연승을 내달린 팀이자, 정규리그에서 4승 2패로 GS칼텍스를 누른 팀이다. 결코 쉽지 않은 상대였다. 정규리그 종료 이후 11일간 이어진 긴 휴식기와 부담감으로 인해 경기 감각이 무뎌진 GS칼텍스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장점인 강한 공격을 선보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소영이 손가락에 작은 부상을 입어 공격을 할 수 없게 됐다.
세트스코어 0-2로 패색이 짙어진 상황, 그럼에도 GS칼텍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알리가 에이스 본능을 발휘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소영의 빈자리는 강소휘와 표승주가 메웠다. 셧아웃 위기를 넘긴 GS칼텍스는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가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GS칼텍스의 무기는 ‘패기’와 ‘젊음’이었다. 풀세트 경기를 치르고 하루 휴식 뒤 김천에서 서울로 장소를 옮겨 경기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이었지만 GS칼텍스는 지친 기색 없이 2차전을 시작했다. 22세 에이스 강소휘가 1세트에서만 11득점을 몰아치며 경기를 주도했다. 강소휘-표승주-이소영이 구축한 토종 삼각편대의 활약에 외국인 선수 알리가 들어갈 틈이 없었다.
반면 주전 선수 다수가 30대인 도로공사는 체력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1차전과 달리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지면서 GS칼텍스의 화력을 잠재우지 못했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은 GS칼텍스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어깨를 짓누르는 막중한 부담감에 자꾸만 범실이 새어나왔다. 2세트 후반엔 이고은의 로테이션 범실이, 3세트에서는 강소휘의 서브 범실에 흐름을 놓쳤다.
한순간에 역전을 허용한 GS칼텍스. 1차전에서 단 한 개에 그쳤던 서브가 2차전 4세트에서만 4개가 터지면서 승부를 5세트로 이끌었다. 이날 GS칼텍스는 서브에서 8-1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두 경기 연속 진행된 풀세트 접전에 양 팀 모두 지친 건 마찬가지였다. 경기 초반 잠잠했던 이소영이 강소휘의 조력자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장충체육관의 열기를 더했다. 3세트까지 11득점에 그쳤던 이소영은 블로킹 6득점 포함 23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GS칼텍스는 19일 다시 김천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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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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