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흥국·GS·도공·IBK 4강 체제, 그 끝은 아무도 모른다

여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2-12 0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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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설 연휴를 지나면서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순위표는 더욱 혼돈에 빠졌다. 2위부터 4위까지 세 팀 승점이 모두 43으로 같아졌기 때문. 각 팀이 모두 여섯 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아직까지도 플레이오프 향방이 정해지지 않아 끝까지 알 수 없게 흘러가고 있다.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여자부. 그들의 지난주 이야기를 팀별로 정리했다.


(기준은 2월 5일부터 10일까지. 모든 기록은 11일 기준)




1위 흥국생명 (승점 48, 16승 8패)



지난주 경기 결과
6일 0-3 패배 (vs 한국도로공사)


올 시즌 여자부에서 가장 안정적인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흥국생명도 빡빡한 일정의 벽을 넘진 못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4일 IBK기업은행과 풀세트 접전을 치른 뒤 이틀 만에 김천 원정경기를 치렀다. 그 결과는 0-3 완패였다.


4일 경기는 당시 1, 2위 간 경기답게 매우 치열했다. 흥국생명은 그 경기를 5세트 접전 끝에 잡아내며 분위기는 살렸지만, 체력적인 부담에 무릎을 꿇었다.


주포 톰시아와 이재영 모두 정상적인 경기력을 내지 못했다. 톰시아가 12점, 공격성공률 26.09%를 기록했고 이재영은 그 뒤를 이어 10점, 성공률 23.81%에 머물렀다. 에이스 둘이 모두 부진하면서 경기를 제대로 풀어갈 수 없었다. 이 두 선수 뿐 아니라 선수들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둔했던 날이다.


그 중에서 활약이 괜찮았던 선수를 꼽자면 신인 이주아였다. 이주아는 블로킹 3개를 포함해 8득점을 올렸다. 특히 블로킹 3개가 인상적이었다. 확실히 아직 어려서인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발이 가벼워보였다.


경기 후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촉박한 일정으로 생긴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 아직 1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시즌 막판으로 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연패는 금물이다. 한 풀 꺾인 분위기를 추스르고 다음 경기에서 다시 승점 사냥을 노린다.



다음 주 예고
13일 vs GS칼텍스 (서울 장충체육관)


흥국생명 다음 상대는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현재 2위에 오른 팀으로 이 경기 역시 순위 싸움과 직결된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GS칼텍스와 상대전적에서 1승 3패로 열세다. 직전 맞대결은 지난 1월 2일로 당시 0-3으로 대패했다. 상대 블로킹-수비라인의 견고함을 뚫어내지 못했다. 시즌 마지막 6라운드를 앞두고 자칫 연패할 경우, 팀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갈 수 있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2위 GS칼텍스 (승점 43, 15승 9패)



지난주 경기 결과
5일 1-3 패배 (vs 현대건설)
9일 3-1 승리 (vs KGC인삼공사)


2, 3, 4위가 모두 승점 43점으로 동률인 가운데 2위는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3위 한국도로공사에게 세트득실서 앞서 2위에 올랐다.


이긴 경기에서도, 진 경기에서도 드러난 GS칼텍스의 약점은 중앙 라인에 있다. 김유리, 김현정 미들블로커 라인은 발이 다소 느리고 속공도 약한 편이다. 두 경기 모두 GS칼텍스 미들블로커는 상대 미들블로커 라인에 공격, 블로킹 부분에서 모두 밀렸다. 특히 5일 현대건설전에서는 상대 중앙 라인에 30 공격득점(양효진 21점, 정지윤 9점)을 허용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9일 경기에서는 피로골절 부상이던 문명화가 복귀해 선발로 나섰지만 그 역시 만족스런 활약은 아니었다.


최근 GS칼텍스 팀 속공은 여자부 최하위로 떨어졌다. 성공률은 34.13%로 5위 KGC인삼공사와 비교해 3%가량 낮다. 1위 한국도로공사(성공률 48.83%)와 차이는 10% 이상 난다. 팀 블로킹은 2위로 높지만 개인 순위를 볼 때 김유리가 8위에 올랐을 뿐 다른 선수들은 순위권 밖이다. 중앙보다는 사이드에서 블로킹 득점이 더 눈에 띈다.


중앙의 약점은 곧 디그 상황에서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중앙 블로커들의 역할은 단순히 블로킹 득점을 내는 것을 넘어 효과적인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코스를 한정하고, 이를 통해 우리 팀이 디그를 쉽게 받을 수 있게 하는 데에 있다. GS칼텍스 올 시즌 디그 수치가 여자부 최하위인 건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다음 주 예고
13일 vs 흥국생명 (서울 장충체육관)
16일 vs IBK기업은행 (화성종합실내체육관)


GS칼텍스는 13일 선두 흥국생명과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이어 16일에는 IBK기업은행과 경기로 6라운드를 시작한다. 올 시즌 좋은 경기력으로 봄 배구 향한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GS칼텍스. 이제 정말 마지막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GS칼텍스의 상승세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는 이어질 두 경기가 중요하다.




3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43, 15승 9패, 3연승)



지난주 경기 결과
6일 3-0 승리 (vs 흥국생명)
10일 3-0 승리 (vs IBK기업은행)


2월의 주인공을 꼽자면 단연 이 팀,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다. 2월 들어 세 경기를 모두 3-0으로 잡아내 연승을 달려 마침내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3위까지 순위 상승했다. 특히 그 상대팀이 GS칼텍스, 흥국생명, IBK기업은행 상위 세 팀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2년차 세터 이원정의 등장으로 도로공사는 훨씬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외인 파튜가 새로 왔을 뿐 플레이 자체에 큰 변화가 없는 팀이다. 그러나 이원정이 오면서 변화가 생겼다.


이원정은 이효희와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가졌다. 좌우 사이드 공격수들을 살리는 것이 장점이다. 이원정을 만나면서 파튜와 박정아 두 날개 공격수가 상승세를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공사 상승세는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지난 10일, 어김없이 이원정이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초반 흔들림이 보였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주저없이 이효희를 투입했다. 베테랑 이효희는 중앙과 좌우를 적절히 섞은 운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전에 도로공사에게서 볼 수 없던 ‘세터 교체를 통한 팀 스타일 변화’는 남은 라운드 도로공사의 큰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자주 언급되진 않았지만 문정원-임명옥 두 리시브 라인의 흔들림 없는 경기력이야말로 도로공사의 최근 성적을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특히 문정원의 경우 어느덧 시즌 리시브 시도 1000개를 돌파했다(11일 기준 1040개). 경기 수가 많은 남자부에서도 가장 많은 선수가 800개 선인 것을 고려해볼 때, 이는 엄청난 수준이다(참고로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 전광인이 총 834개 리시브시도로 이 부분 1위다). 문정원은 팀에서 리시브 점유율 56.99%, 효율은 50.87%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 주 예고
13일 vs KGC인삼공사 (대전 충무체육관)


3연승 도로공사는 13일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5라운드 성공적인 마무리를 노린다. 지난 10일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상대가 연패 팀이라고 방심하지 않겠다”라고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단순 전력만 놓고 볼 때 도로공사 우위를 점칠 수 있지만 문제는 집중력이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KGC인삼공사에 3승 1패했다. 1라운드 맞대결은 패했지만 이후 맞대결은 모두 승리했다. 특히 최근 두 경기는 모두 3-0으로 이겼다.




4위 IBK기업은행 (승점 43, 14승 10패, 2연패)



지난주 경기 결과
10일 0-3 패배 (vs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은 2, 3위와 같은 승점이지만 승패에서 밀려 4위로 밀려났다. 꾸준히 2, 3위를 유지하던 이들은 지난 10일 경기에서 도로공사를 막지 못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리베로 쪽에서부터 시작되는 리시브 불안. 그리고 이것이 세터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세트플레이가 실종됐다. 어나이 외에 대형 날개공격수가 없는 점도 IBK기업은행의 문제. 이날 IBK기업은행은 김희진을 날개로 돌리면서 위기 탈출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IBK기업은행을 상대하는 팀들은 최근 리베로에게 서브를 집중하고 있다. 날개 쪽에 고예림과 백목화보다 흔들림이 심한 IBK기업은행 리베로진이다. 박상미의 부진으로 신인 김해빈까지 투입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직전 경기서 박상미는 리시브효율 14.29%, 김해빈은 10%로 매우 낮았다.


팀 주전세터 이나연의 경우 오픈 세트가 약점이다. 리시브가 흔들릴 경우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이유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포 어나이 몫이 된다. 지난 도로공사전은 일련의 문제들이 쏟아져 나왔던 경기였다.


결국 이 패배로 IBK기업은행은 도로공사가 상위권에 진출하는 것을 허락해야 했다. 순위 향방이 달린 중요한 싸움에서 패하며 6라운드 쉽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게 된 IBK기업은행이다.



다음 주 예고
14일 vs 현대건설 (화성종합실내체육관)
16일 vs GS칼텍스 (화성종합실내체육관)


IBK기업은행의 5라운드 마지막 상대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경기력만 볼 때 상위권 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상대전적은 3승 1패로 IBK기업은행이 앞서지만 최근 맞대결에서는 현대건설이 3-1로 승리했다. 5라운드 현재 2승 2패 중인 IBK기업은행. 5할 승률을 넘기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하다.




5위 현대건설 (승점 22, 7승 17패, 3연승)




지난주 경기 결과
5일 3-1 승리 (vs GS칼텍스)


최근 경기력만 놓고 봤을 때 누가 이 팀을 하위권으로 분류하겠는가. 현대건설의 최근 기세는 하늘을 뚫고 올라갈 듯하다. 현대건설은 5라운드 3승 1패로 뛰어난 승률을 자랑한다. 흥국생명에게는 0-3으로 패했지만 도로공사 3-2, KGC인삼공사 3-0에 이어 GS칼텍스를 3-1로 잡아냈다.


현대건설 상승세가 고유민 선발 투입으로 수비가 안정되었기 때문이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력이 뛰어난 외인 마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외인 마야는 공격종합 1위(성공률 41.40%)에 올랐다. 그 외에도 후위 1위(성공률 44%), 오픈 4위(성공률 38.54%), 득점 7위 등 다양한 공격지표 상위에 자리했다. 이 선수가 정말 중간에 교체돼 팀에 합류한 선수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경기력이다.


여기에 오픈 1위, 속공 3위 양효진과 신인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정지윤 두 미들블로커 조합은 어느 팀 중앙 라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마야와 함께 다소 변칙적인 삼각편대로서 팀을 이끈다.


고춧가루를 넘어 ‘킹메이커’ 역할을 맡은 현대건설이다. 남은 경기에서 현대건설이 상위권을 상대로 몇 승을 올리느냐가 여자부 봄 배구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다음 주 일정
14일 vs IBK기업은행 (화성종합실내체육관)
17일 vs 한국도로공사 (수원 실내체육관)


공교롭게도 현대건설의 다음 주 매치업은 3, 4위 순위 경쟁중인 두 팀과 맞대결이다. 갈 길이 급한 두 팀 앞을 막아선 현대건설이 어떤 경기를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현대건설은 두 팀과 상대전적에서 모두 열세지만 최근 경기 결과는 나쁘지 않다. IBK기업은행과 최근 맞대결에서 승리한 바 있으며 도로공사 상대로는 4, 5라운드 맞대결을 모두 승리했다. 비록 순위싸움에선 멀어졌지만 시즌 막바지까지 포기하지 않는 현대건설을 기대해본다.




6위 KGC인삼공사 (승점 17, 5승 19패, 14연패)



지난주 경기 결과
9일 1-3 패배 (vs GS칼텍스)


점점 살아나는 현대건설과 달리 KGC인삼공사는 갈수록 늪에 빠지고 있다. 알레나 부상과 함께 시작된 연패는 지금까지 이어졌다. 9일 GS칼텍스에 1-3으로 져 14연패에 있는 KGC인삼공사다.


주축 역할을 해야 할 세터 이재은, 미들블로커 한수지의 부진.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알레나마저 제 경기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5라운드 네 경기에서 알레나는 경기 당 16점, 공격성공률은 32.94%로 크게 떨어진다.


이로 인해 신인 선수들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사실상 리빌딩을 택한 KGC인삼공사다. 미들블로커 박은진, 세터 하효림, 윙스파이커 이예솔 등이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연패가 생각보다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크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문제시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일 제 몫을 해줘야 한다. 거듭된 패배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언니들이 나서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다음 주 일정
13일 vs 한국도로공사 (대전 충무체육관)


KGC인삼공사의 5라운드 마지막 경기 상대는 도로공사다. 현재 KGC인삼공사는 정규시즌 여섯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연패가 6라운드까지 이어질 경우, 남은 경기도 전망이 밝지 않다. 만약 지금과 같이 상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다면 각 팀들은 마지막까지 매 경기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위권인 KGC인삼공사 입장에선 연패를 끊을 위기마저 없을 수도 있다.


이유를 막론하고 연패는 최대한 빨리 탈출하는 것이 좋다.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KGC인삼공사는 웃을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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