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열심히 성장할 거예요’ 인천 인하사대부속고등학교 배구부

매거진 / 홍유진 / 2019-01-27 0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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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창단해 최천식, 최태웅, 석진욱, 권영민 등 걸출한 배구 선수와 지도자들을 배출한 전통 있는 학교.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이하 인하부고)다. 배구명문고이지만 지난 몇 해 동안은 학생 수 부족으로 다소 버거운 시기를 보냈다. 인하부고가 전국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게 2006년이니 참 오랜 세월 침체기를 겪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을 앞두고 새로운 얼굴들을 영입하고 옛 영광 재현에 나선 인하부고. 그들의 2019년 소망을 듣기 위해 지난 12월 11일 인천 남구 학익동에 자리한 인하부고를 찾았다.







비선수 출신 감독, 선생님의 자세로 다가가다

추운 날씨에도 훈련에 한창인 학생들을 이끄는 사람은 이상용 감독. 지난 2016년부터 인하부고를 맡았다. 고교 배구 감독으로서는 특이하게 비선수 출신이고, 30대라는 젊은 나이이다. “자랑할 것이 많다”라는 이상용 감독에게 2019년의 인하부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비선수 출신에, 젊은 나이까지. 감독님에게 특이한 점이 많아요.
저는 원래 체육 교사였어요. 어릴 때부터 배구 팬이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감독직을 맡게 됐어요. 선수 출신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시죠. 인하부고 출신 좋은 선수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젊다 보니, 가끔 기사 사진에 ‘저 사람은 누군데 저기 앉아있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해요. 감독이라고 댓글 달려다가 참았어요.



남들과 다르기에 힘든 점이 있을 텐데요.
처음에는 코치, 선수들, 다른 감독님들과 저 사이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벽이 있는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살아온 세상이 달랐잖아요. 그런데 저도 나름 운동을 했기에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해요. 그리고 제가 고교 감독 중 가장 어려요.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감독님들과 서먹했는데, 이제는 안면을 터서 먼저 인사를 해 주시기도 해요.




사진: 이상용 감독



반대로 남들과 다르기에 가지는 장점도 있을 것 같아요.
다른 학교들 대부분이 배구 성적에만 신경을 써요. 그런데 저는 선수 출신이 아니라서, 다른 학교에서는 안 하는 것들에도 관심을 두죠. 학교에서 배구부 학생들 인성교육을 시켜주세요. 성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받죠. 내부에 문제가 있으면 밖에서 아무리 잘해봤자 무슨 소용이있겠어요. 2주에 한 번 독후감 쓰기도 하고, 영어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어서 영어 단어 시험도 봐 줬어요. 그리고 학생들에게 프로까지 갈 수 없다면 다른 미래를 준비하라고 얘기해주는 편이에요. 교사, 심판, 전력분석 등 다양한 길이 있잖아요.




처음 부임하셨을 때 가장 먼저 하신 일은 무엇인가요.
학부모님들과의 소통이에요. 보통 감독, 코치가 왕 같은 존재라는 편견이 있잖아요. 운동부를 맡으면서 느낀 게 학교, 학부모, 감독, 이렇게 세 가지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저는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갔어요.



소신이 느껴지네요.
제 소신은 학생들 위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에요. 배구 감독을 맡고 있지만, 선생이잖아요. 그리고 집에서 부모님들이 하시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같이 이야기하고 학부모님들과 함께 해결하려고 했어요. 우리가 학교에서 교육하는 것과 집에서 부모님들이 교육하는 것에는 각자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가 아주 밝아요.
우리는 훈련할 땐 잘 잡는데, 훈련 외적으로는 놔주는 편이에요. ‘하지 마라’라고 하기보다는 ‘해봐라, 어떻게 되나’ 이런 스타일이죠. 학생들도 그걸 알아서 선을 지켜요. 자유롭지만 선을 넘지 않는 분위기죠. 훈련 때도 마찬가지로 알아서 해요. 이제는 엘리트 스포츠가 점점 힘들어지고, 생활 스포츠와 섞이고 있어요. 이럴 때 혼내가면서 억지로 시키면 나중에 하기 싫어하고, 자유를 얻게 됐을 때 운동을 안 해요. 그래서 동기 부여를 위해 배구장에도 자주 데려가요. 멀리 보는 교육이 좋은 것 같아요.



한때 인하부고가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고 들었어요.
한때 실력도 조금 떨어지고, 학생 수도 없고, 주변에서 관심도 많이 주지 않는 최악의 상태였던 시절이 있었어요. 2018년 시즌에만 해도 선수가 10명이 전부였어요. 실제 대회 때는 7~8명이 참가했어요. 인원이 적으니 교대도 못 해 줬어요. 그래서 부상도 많았죠. 그래도 학생들 실력이 좋아서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2019년 전망은 어떻다고 보세요.
아주 밝죠. 새로 영입한 친구들이 많아요. 예전에는 경기에 나가면 벤치에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서로 응원도 못 했는데, 이제는 서로 의지할 곳도 생겼고요. 우리는 항상 소수정예라서 잘 하든 못 하든 키우는 다른 학교들이 부러웠어요. 이제 학생이 많아져서 보기 좋아요. 올해 1학년에 괜찮은 친구들이 많아요. 그리고 지금 3학년 학생들이 스스로 열심히 하고, 배구에 미친 애들이에요. 2학년 학생들도 그렇고, 다들 더 성장할 거예요.



2019년 목표가 있다면요.
일단 인원이 적으니까,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 대학 입시도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고요.






인하사대부고를 이끌 유망주 세 명을 만나보자!

2019년이 더 기대되는 인하부고. 이상용 감독이 추천한 학생들을 만나봤다. 튕기기도 했지만, 막상 인터뷰와 사진 촬영이 시작되니 잘 협조했다.





사진: 최여름




최여름
3학년/윙스파이커/주장


감독의 귀띔 ▶ 여름이는 유스 대표팀도 다녀오고 미래가 밝아요. 부모님이 다른 종목이긴 하지만 운동을 하셔서 운동 신경과 힘이 좋아요. 가장 유망주라고 할 수 있죠. 인하부고의 핵심선수예요. 다른 분들도 좋게 평가해주고 계세요.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인하부고 주장이자 윙스파이커 최여름입니다.



2019년, 팀에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일단 사람 수가 많아졌어요. 그건 좋은 점인데, 높이가 약간 낮아진 것 같아서 수비 조직력이 더 좋아져야 할 것 같아요.



주장으로서 ‘우리 학교는 이게 최고다!’를 꼽는다면요.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어떤 팀도 두렵지 않아요. 잘 되는 날에는 정말 쉽게 경기가 풀리는 게 장점이에요.



이제 주장으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할건가요.
선배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처럼 대하려고 노력해요. 다 같이 경기해야 하는 동료니까요.



선수 개인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서브가 세요. 서브는 자신 있습니다.



롤모델이 있다면요.
박주형(현대캐피탈) 선수요. 리시브와 공격 밸런스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같은 윙스파이커니까 그런 선수처럼 되고 싶어요.



2019년 목표는요?
우승까지 한 번 가 보는 것? 우승은 아니더라도 4강 이상까지 꼭 올라가고 싶어요.





사진: 김동욱




김동욱
2학년/미들블로커


감독의 귀띔 ▶ 동욱이는 2018년 10월에 평촌고에서 왔어요. 다른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을 텐데 밝아져서 좋아요. 파이팅이 넘치는 친구예요. 학교에 미들블로커 출신들이 오셔서 기술적인 부분들을 봐 주세요. 짧은 기간 내에 많이 성장해서 앞으로가 더 기대돼요.

다른 팀에 있다가 왔다고 들었어요.
원래 평촌고에 있다가 사정상 팀이 해체되면서 인하부고로 왔어요. 그런 사정 때문에 한동안 운동을 제대로 못 해서 실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겨울에 열심히 해서 원래 실력을 찾고 더 발전하고 싶어요.



새 팀은 어떤가요.
팀 분위기가 진짜 최고예요. 감독님, 코치님이 좋은 분이어서 그래요.



롤모델이 있나요.
같은 고등학교 선수였는데, 제천산업고 김연태 선수요. 선배인데, 그 형 플레이하는 것 보고 따라 한 게 많아요. 친분이 있는 사이라 저한테 조언도 해 주세요.



가고 싶은 프로팀은 있나요.
누나가 대한항공 승무원이라서 저도 대한항공에 입단하고 싶어요. 그게 우리 가족의 소원이에요.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요.
제100회 전국체전에서 메달권에 드는 게 목표예요. 그리고 2019년에는 키가 더 컸으면 좋겠어요. 목표 키는 197cm에요.





사진: 이승원




이승원
1학년/세터


감독의 귀띔 ▶ 승원이는 아직 어려요. 키는 좀 작은데 센스가 좋아요. 감각이 있는 게 딱 보여요. 리베로를 준비하고 있긴 한데 보조 세터 연습도 하고 있어서 올해에는 세터로 등록해요. 우선 성격이 좋아요. 처음 만났을 때는 주눅 들어 있었는데 계속 같이 운동하다 보니 밝아졌어요.

이제 막 고등학교에 올라온 건데 어때요.

분위기가 즐겁고 밝아서 좋아요. 형들도 다 잘 해 주세요. 열심히 할 거예요.



장점이 있다면요.
아직 특별한 장점은 없는 것 같은데, 잡기 어려운 걸 최대한 따라가서 잡는 게 제 장점인 것 같아요.



그럼 롤모델이 있나요.
서재덕(한국전력) 선수요. 잘 하셔서 어릴 때부터 엄청 팬이었어요.



신입생이니 보완할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가끔 정신 못 차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쉬운 공도 놓쳐요. 그런 점을 고치고 싶어요.



이제 고등부에서 시작인데 목표는요.
시합에 들어가서 제가 해야 할 것을 완벽하게 다 하는 것이 목표예요. 새해에는 경기에 많이 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과 감독님께 한마디 해 볼까요.
배구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가르쳐 주세요! 열심히 할게요.





글/ 홍유진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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