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하반기 돌입②] 여자부 각 팀 속사정은?
- 여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9-01-24 04:19:00
[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두 라운드가 남은 2018~2019 도드람 V-리그가 24일 재개된다. 지난 23일 게재된 1편, 남자부에 이어 이번에는 여자부 여섯 개 팀 이야기를 돌아본다.
(모든 기록 및 수치는 4라운드 종료 기준)
1위 흥국생명 (승점 41, 13승 7패, 최근 1승)
4라운드 성적 – 승점 10, 3승 2패
4R 마지막 경기 1월 16일 (vs KGC인삼공사, 3-0 승)
5R 첫 경기 1월 24일 (vs KGC인삼공사)
결국 흥국생명이 상위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4라운드는 3승 2패, 특히 승리한 세 경기를 모두 3-0으로 이기며 강팀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경기력이 안 좋을 때는 크게 무너졌던 흥국생명이다. 그 원인은 대부분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 문제였다. 흥국생명 주전 세터 조송화는 불안한 리시브가 올 경우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이에 날개 공격수들 성공률이 떨어지고 이것이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또한 “안 좋을 때 크게 떨어지는 기복을 줄이는 게 남은 라운드 과제”라고 말하며 이를 경계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톰시아가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4라운드 들어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톰시아였다. 그러나 16일 KGC인삼공사전에서 톰시아는 21득점, 공격성공률은 무려 73.08%로 뛰어났다. 상대 KGC인삼공사는 톰시아를 막기 위해 경기 초반 장신 한송이를 날개로 투입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톰시아는 공격에서 단 하나의 범실도 하지 않았다.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경기를 펼쳐 직전의 부진을 털어낸 톰시아였다.
톰시아의 부진은 정신적인 면에 있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톰시아에 대해 “성품이 착한 선수다. 몇 차례 팀 패배를 본인의 탓으로 돌리면서 마음에 짐이 컸다. 여기에 연말이 되면서 가족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시즌은 기니 지금 이걸 이겨내면 시즌 후반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는 대화로 잘 이겨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경기 톰시아 활약은 부담을 덜어내고 남은 라운드를 준비에 몰두하기에 충분했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일정이 야속할 만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포함해 8일 휴식은 다소 짧다. 게다가 그 상대도 4라운드 마지막 붙었던 상대인 KGC인삼공사다. 최근 KGC인삼공사는 10연패로 독기에 가득 찬 상황. 게다가 알레나가 복귀전을 치른 후여서 더욱 부담스러운 상대다. 이후 3일 뒤인 27일에는 현대건설과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2위 GS칼텍스 (승점 40, 14승 6패, 최근 1승)
4라운드 성적 – 승점 12, 4승 1패
4R 마지막 경기 1월 16일 (vs IBK기업은행, 3-2 승)
5R 첫 경기 1월 26일 (vs IBK기업은행)
GS칼텍스에게 4라운드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3라운드 들어 선수 이탈과 주축 선수 부상 등으로 문제가 컸던 이들이다. 그런 불안함을 딛고 GS칼텍스는 4라운드 4승 1패라는 뛰어난 성적표를 얻었다. 1위 흥국생명보다 승수는 하나 더 많지만 승점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올 시즌 선수단 사이 팀워크가 돋보이는 GS칼텍스다. 한두 에이스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팀원 전체가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인다. 3라운드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낸 것도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팀 전체가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역시 “우리 팀이 여기까지 온 건 100% 선수들의 의지와 희망 덕분이다. 이전에도 밝혔듯이 실력 외적인 팀워크는 분명 다른 팀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이 부분을 칭찬했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GS칼텍스가 가진 힘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백미는 5세트, 0-6으로 뒤지던 것을 7-6으로 뒤집은 장면이었다. 패색이 짙었던 것을 단숨에 역전하면서 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차상현 감독도, 적장 이정철 감독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장면이다.
팀이 필요로 하면 어느 포지션에서도 뛰는 만능 카드 표승주, 이제는 진짜 에이스로 거듭난 이소영. 이고은과 안혜진 두 세터, 그리고 4라운드 MVP에 빛나는 외인 알리까지. GS칼텍스가 올 시즌 행복한 봄을 그리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제 막판 스퍼트만 남았다. 마지막 두 라운드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살아남는 뒷심이 필요하다. GS칼텍스의 5라운드 첫 경기는 4라운드 마지막 경기 상대였던 IBK기업은행이다. 직전 경기에서 승리했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5라운드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장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위 IBK기업은행 (승점 36, 12승 8패, 최근 3연패)
4라운드 성적 – 승점 7, 2승 3패
4R 마지막 경기 1월 16일 (vs GS칼텍스, 2-3 패)
5R 첫 경기 1월 26일 (vs GS칼텍스)
상위 두 팀이 승승장구하며 치고 올라간 것과 달리 IBK기업은행은 4라운드 들어 크게 흔들거렸다. 3연패로 4라운드를 마감하며 다소 침체된 가운데 올스타 브레이크에 접어들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은 세터 이나연, 염혜선을 제외하면 나머지 자리는 마땅한 백업 멤버 없이 팀을 운영 중이다. 미들블로커 김희진 김수지와 어나이-백목화-고예림 날개 3인방이 사실상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윙스파이커 고예림이 3라운드부터 처지기 시작했다. 체력적 부담이 큰 탓인지 공격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1~2라운드 열 경기서 공격성공률 40.78%를 기록하던 고예림은 3~4라운드 28.81%로 크게 부진했다. 한 쪽 날개가 가라앉으면서 주포 어나이 쪽에 부담이 커졌다. 어나이 역시 1~2라운드 40.76%였던 공격성공률이 3~4라운드 들어 35.45%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IBK기업은행은 주요 선수 공격성공률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결정력이 약해졌다. 4라운드 IBK기업은행 팀 공격성공률은 35.23%로 KGC인삼공사(33%)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기존 멤버 외에 마땅히 주전으로 내세울 카드가 없는 IBK기업은행이다. 결국 이전에 뛰던 선수들이 계속 자리를 메워야 한다. 지난 10일 간 휴일 동안 이 부분을 얼마나 보안해 왔을지가 남은 라운드 IBK기업은행 성적을 결정지을 것이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구단 창단 이후 최다연패가 4연패다. 현재 3연패인 가운데 마지막 4연패는 2016년 12월 21일이었다. 5라운드 첫 경기가 강적 GS칼텍스인만큼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다.
4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33, 12승 8패, 최근 2연승)
4라운드 성적 – 승점 7, 3승 2패
4R 마지막 경기 1월 12일 (vs GS칼텍스, 3-2 승)
5R 첫 경기 1월 30일 (vs 현대건설)
긴 휴식기에 돌입한 한국도로공사(이하 도로공사)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1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무려 18일 동안 정비 시간이 주어졌다.
주축 선수 대부분이 30대 베테랑인 이들에게 이 시간은 굉장히 귀중하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경험 많은 선수들이어서 긴 휴식에도 경기력이 떨어질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다.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기다리던 시간”이라고 휴식에 들어가기 전, 이에 대해 설명했다.
4라운드 막판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연승으로 마무리했지만, 두 경기 모두 5세트 승부였던 터라 승점 획득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3위 IBK기업은행과 격차는 단 3점이다. 한 경기 차이로 남은 두 라운드에서 얼마든지 뒤집을 여지가 있다.
도로공사 최대 강점인 미들블로커 정대영 배유나는 휴식기 이전에도 막강함을 자랑했다. 주포 박정아가 시즌 중반 들어 다소 폼이 떨어졌음에도 도로공사가 상위권을 추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특히 초반보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배유나의 상승곡선은 5, 6라운드 도로공사 성적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오랜 휴식 이후 갖는 5라운드 첫 경기 상대는 현대건설이다. 김종민 감독 말대로 선수들이 온전한 경기 감각을 단번에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위 KGC인삼공사 (승점 16, 5승 15패, 최근 10연패)
4라운드 성적 – 승점 0, 5패
4R 마지막 경기 1월 16일 (vs 흥국생명, 0-3 패)
5R 첫 경기 1월 24일 (vs 흥국생명)
KGC인삼공사는 3, 4라운드 열 경기를 모두 패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좌절됐다. 알레나 부상 이후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결과는 10연패였다. 특히 모든 경기를 0-3으로 패하면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해 더욱 아쉬움은 컸다.
지난 1월 16일, 마침내 외인 알레나가 돌아왔다. 그러나 완벽한 상태는 아니었다. 몸 상태는 어느 정도 올라왔지만 경기를 통해 맞춰나갈 부분을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팀 주축으로 활약해야 할 한수지, 이재은 등이 부진한 것이었다. 알레나 공백기 동안 KGC인삼공사는 박은진, 이예솔 등 젊은 선수들을 주로 내보냈다. 이들을 이끌고 가야 할 한수지, 이재은은 ‘언니’다운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다. 결국 두 자릿수 연패가 확정된 이후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한수지, 이재은이) 뭐가 무서워서 코트 위에서 긴장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작정하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서남원 감독은 현재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남은 기간 젊은 선수들에게 더 기회를 줘 팀 리빌딩을 할 것인지, 살아난 알레나를 중심으로 조금 더 승수 쌓기에 집중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어떤 선수가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현 상황에서 KGC인삼공사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승리’다. 남은 라운드 동안 어떤 선수가 나서서 팀을 연패 늪에서 구해낼까. KGC인삼공사의 5라운드 첫 경기는 24일, 흥국생명전이다.
6위 현대건설 (승점 14, 4승 16패, 최근 3연승)
4라운드 성적 – 승점 9, 3승 2패
4R 마지막 경기 1월 13일 (vs IBK기업은행, 3-1 승)
5R 첫 경기 1월 27일 (vs 흥국생명)
새해 들어 확 달라진 현대건설이다.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볼 때 5위 KGC인삼공사보다 훨씬 고무적이다. 초반부터 이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현대건설은 3연승 기간 동안 승점 9점을 온전히 다 확보했다. 이전에 힘겨웠던 현대건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감 잡은 외인 마야와 중앙에서 양효진-정지윤 콤비가 꺼질 줄 모르는 공격력을 발하고 있다.
물론 이 공격력을 살아나게 한 건 황민경-고유민 두 윙스파이커가 리시브 라인을 확실하게 붙잡았기 때문이다. 고유민이 주전 한 자리를 잡으면서 리시브가 안정감을 찾았고, 이것이 팀 승리로 이어졌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는 잠잠하던 황민경의 공격도 살아나면서(9득점, 성공률 42.11%) 남은 라운드,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하게 했다.
상위권 팀들에게 현대건설전은 이제 쉽게 볼 수 없는 경기가 됐다. 당장 분위기만 볼 때 현대건설은 탈꼴찌를 할 가능성이 큰 상황. 이들의 고춧가루 행진은 남은 5, 6라운드 순위 싸움을 더 재밌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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