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결산②] 여자부 팀별 존재감 甲은 누구?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19-01-22 0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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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V-리그 전반기 4라운드 동안 팀에서 강한 존재감을 내뿜은 선수는 누굴까.

2018년 10월 22일 개막한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가 지난 16일 경기를 끝으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4라운드까지 마친 시점에서 여자부는 ‘역대급’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히던 흥국생명은 1위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2위 GS칼텍스와 승점 차이는 1점에 불과하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4위로 처졌지만 3위 IBK기업은행을 승점 3점차로 쫓으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대건설은 시즌을 11연패로 시작했지만 2019년을 3연승으로 시작하며 조금은 나은 분위기로 새해를 보내는 중이다.

어느 팀이나 팀을 이끄는 에이스는 존재한다. 하지만 때로는 에이스만큼이나 시선을 끄는 ‘명품 조연’도 있기 마련이다. <더스파이크>에서는 여자부 6개 구단에서 각각의 이유로 가장 존재감이 큰 선수들을 조명했다.




1위 흥국생명-이재영
득점 5위(394점) 공격 성공률 5위(38.89%) 퀵오픈 1위(51.54%)

데뷔 이후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재영은 올 시즌 기록상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경기당 19.7점으로 데뷔 이후 최고 기록이다. 고군분투하던 지난 시즌(경기당 18.5점)보다도 많다. 공격 성공률도 신인 시즌(40.84%) 이후 최고 기록이다(38.89%).

무엇보다 이런 활약을 기복 없이 펼쳤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톰시아와 김미연이 4라운드 모두 부진에 빠진 사이 이재영은 오히려 4라운드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41.82%)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경력이 쌓이면서 경기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기록은 블로킹이다. 올 시즌 이재영은 블로킹 33개, 세트당 0.452개를 기록 중이다. 본인 한 시즌 최다 블로킹 개수가 신인 시즌 기록한 38개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페이스다. 세트당 블로킹 개수 역시 커리어 하이다. 이재영의 이런 종횡무진 활약에 흥국생명은 전반기를 1위로 마칠 수 있었다.




2위 GS칼텍스-표승주
득점 18위(158점)

전반기 GS칼텍스 MVP 혹은 에이스를 꼽으라면 이소영 혹은 알리의 이름이 나와야 맞다. 하지만 여자부 최고의 ‘조커’로 활약한 표승주의 공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표승주는 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이소영, 강소휘가 흔들릴 때 대체 1순위이고 시즌 초반 알리가 흔들릴 때는 그 자리도 대신했다.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간혹 미들블로커로도 투입됐다. 주축 선수가 흔들리더라도 표승주의 존재 덕분에 불안요소를 줄일 수 있었다.

주전으로 나서는 경기에서는 본인 힘으로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IBK기업은행전에는 미들블로커로 1세트 선발 출전했지만 2세트부터는 강소휘를 대신해 윙스파이커로 나서 19점, 공격 성공률 53.13%을 기록했다.

현재 팀에서 김유리, 알리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표승주는 고참으로서 팀 중심을 잡고 있다. 강소휘는 2018년 11월 25일 KGC인삼공사전 승리 이후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는데 (표)승주 언니가 제일 많이 격려해줬다”라며 표승주의 공을 밝힌 바 있다. 표승주 역시 이런 자신의 역할에 자신감을 보인다. 이처럼 베테랑에게 기대하는 면모를 보여주는 표승주 덕분에 GS칼텍스도 봄 배구를 향한 기대를 높일 수 있었다.




3위 IBK기업은행-어나이
득점 1위(543점) 공격 성공률 6위(38.29%) 디그 6위(세트당 4.26개)

외국인 선수를 잘 데려오기로 유명한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도 전반기까지 봤을 때 성공적인 외국인 농사를 지었다. 어나이는 개막전부터 40점을 터뜨리며 범상치 않은 활약을 예고했고 지금까지도 경기당 27.15점을 올리며 주 공격수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 공격에서 어나이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44.51%에 달하는 공격 점유율도 이를 증명하는 지표 중 하나다. 3~4라운드 들어 앞선 라운드보다 기복이 늘었지만 4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에서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첫 번째 프로 시즌을 보내는 어나이는 리시브 효율 14위(36.71%), 디그 6위에 오르는 등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나이의 이런 공수 활약이 없었다면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4위 한국도로공사-정대영
속공 1위(54.98%) 이동공격 4위(43.48%) 블로킹 2위(세트당 0.663개)

정대영의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은 계속된다. 만 38세로 마흔을 앞둔 나이에도 정대영은 여전히 팀의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박정아가 3라운드 이후 조금 주춤했고, 배유나가 무릎 수술 여파로 시즌 초반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정대영은 매 라운드 꾸준한 활약으로 팀을 지탱했다. 정대영은 40%에 약간 못 미친 2라운드(39.78%)를 제외하면 모든 라운드 4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고 경기당 득점 역시 5경기서 46점을 올린 2라운드 제외 모두 10점 이상을 기록했다.

올 시즌 기록 중인 공격 성공률 41.69%는 2012~2013시즌 이후 최고 기록이다. 높은 속공과 이동공격 성공률을 바탕으로 여전히 한국도로공사 세트 플레이 중심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효희와 호흡 역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수준이다. 그의 존재 덕분에 한국도로공사가 외국인 선수가 없던 시즌 초반에도 버틸 수 있었다.




5위 KGC인삼공사-오지영
리시브 1위(효율 56.47%) 디그 2위(세트당 6.588개) 수비 1위(세트당 10.118개)

1라운드 이후 KGC인삼공사 분위기는 좋지 않다. 2라운드까지 승률 5할을 유지했지만 알레나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고 알레나 복귀전까지 패해 전반기를 10연패로 마쳤다. 연패 기간 중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의 KGC인삼공사지만 오지영의 활약은 여전했다. 1라운드 KGC인삼공사가 4승 1패를 기록할 때도 절대적인 수비 공헌도를 보인 오지영은 리시브와 디그에서 모두 여전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리시브 효율은 커리어 하이이고 디그에서는 김해란에 이어 2위, 리시브와 디그를 합친 수치인 수비 부문에서는 1위에 올라있다. 이런 오지영의 활약 덕분에 KGC인삼공사는 수비 지표만큼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리시브 2위, 디그 2위).

수비에서는 확실한 중심이 있는 만큼, 후반기 KGC인삼공사의 관건은 역시 바닥까지 떨어진 공격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있다.




6위 현대건설-마야
득점 8위(295점) 공격 성공률 2위(41.18%) 후위 공격 1위(43.61%) 오픈 5위(37.27%)

올 시즌 가장 꾸준히 활약 중인 선수는 단연 양효진이다. 하지만 시즌 도중 합류한 마야 역시 ‘존재감’으로 본다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마야는 12경기만을 뛰었음에도 이미 득점 부문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 성공률도 톰시아에 이은 2위다. 4라운드 마지막 3경기에서는 모두 40% 이상의 높은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 주 공격수다운 면모를 보였다.

마야의 최대 장기 중 하나는 강력한 후위 공격이다. 후위 공격 부문 1위에 오른 마야는 좋은 탄력과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알고도 막기 힘든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알리와 함께 후위 공격 성공률 40% 이상을 기록 중인 두 명 중 한 명이다.

경기력뿐만 아니라 코트 안팎에서 보여주는 흥도 마야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해주는 요소이다. 경기가 잘 풀릴 때 그의 세리머니는 보는 이도 즐겁게 한다. 연패 중에도 마야 합류 이후 팀 분위기가 한 차례 바뀌었다는 이도희 감독과 양효진의 평가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사진/ 더스파이크_DB(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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